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기자수첩] 국민의힘은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민심의 무서움을 모르는가?

배세태 2021. 12. 22. 17:12

[기자수첩] 국민의힘은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민심의 무서움을 모르는가?
월간조선 2021.12.22 최우석 기자
http://m.monthly.chosun.com/client/mdaily/daily_view.asp?Idx=14219&Newsnumb=20211214219

집안싸움에 대장동 키맨의 연쇄적 죽음에 보이지 않는 손 작용 의혹도 강 건너 불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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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아직 기자 시절을 못 잊는 것 같다.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자면 아직 기자인 줄 아는 것 같다. 자산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반말할 때부터 그 조짐이 보였다. 정치부 기자 시절 발군의 취재 실력을 보였던 그에게 이준석 대표는 그냥 어린 정치인으로 보였을 것이다.  

전후 사정 다 떠나 이 대표 면전에서 "나는 후보 말만 듣겠다"고 한 조 의원의 발언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어떻게 공개석상에서 공보단장이 상임 선대위원장을 대놓고 무시하나. 상식적으로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윤석열 후보가 조 의원을 사퇴시키는 게 맞을 것이다. 

이 대표를 보자. 이 문제로 인해 상임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직도 사퇴했다. 윤석열 후보는 "20~30대 민심을 잡기 위해 이준석 대표가 시키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했다. 실제 간절히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을 생각했다면, 정치 초년생인 윤 후보가 시키는 뭐든지 하겠다고 한 약속을 믿었다면 과연 이렇게 신속하게 물러난다는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퇴 결정은 그의 앞으로 정치 인생 동안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대표가 여당 후보와 싸우기보다 내부 싸움에 더 열을 올린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어쨌든 윤석열 후보는 상임 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장 등을 맡으며 일당백 역할을 할 이준석과 언론 가교 역할의 최적임자로 꼽히던 조수진을 잃었다. 

이 사이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김문기 개발1처장이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와 관련된 실무를 맡았다. 

김 처장은 숨지기 전 친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회사로부터 고소를 당해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처장 유족들은 21일 오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 사무실 앞에서 “김 처장이 오늘 막내동생에게 전화해 ‘회사가 자신을 고소해 괴롭다’고 했다”면서 “이 회사에서 김 처장만 고소했는데 (김 처장이) 그것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성남시를 대리해 대장동 민관 합동 개발을 담당한 핵심 인물이다.

이재명 당시 시장과 이 시장의 최측근 정진상 당시 정책실장 등 ‘윗선’의 뜻을 받아 대장동 사업을 추진했다고 한다. 그는 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을 쫓아내는 데 개입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체포될 당시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 이는 이재명 후보가 직접 밝힌 이야기다. 

극단적 선택을 한 두 사람과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한 한 사람은 모두 ‘윗선’의 실체를 알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국민은 이 문제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그런데, 장수 두 명을 잃은 국민의힘 선대위는 아무 대응도 하지 않은 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 홀로 "연쇄적인 죽음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으로 의문시된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것이 혼자 힘으로 될 일인가.  민심은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