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캐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 미국대사 "종전선언 영향 우려…평화협정 앞선 선언 불가"

배세태 2021. 11. 4. 18:32

스티븐스 전 대사 "종전선언 영향 우려…평화협정 앞선 선언 불가"
VOA 뉴스 2021.11.04 조상진 기자
https://www.voakorea.com/a/6298762.html
.


한국 파주 통일전망대 전시실에 지난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사진이 걸려있다.

캐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종전선언에 대해 한반도 평화에 미칠 영향이 매우 우려된다면서 평화협정에 앞서서 종전선언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실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했던 캐슬린 스티븐스 전 대사는 2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타임즈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업적을 남기기 위해 종전선언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스티븐스 전 대사는 그러면서 종전선언을 통해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겠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은 한편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종전선언에 따른 결과를 생각하면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종전선언에 따른 영향이 미미하거나 과도할 경우 모두 한반도 평화나 미한 관계, 북한 문제 해결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그러면서 종전선언의 영향이 미미할 경우 북한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큰 변화 없이 그냥 넘길 수 있으며, 반면에 종전선언의 영향이 과도하게 나타날 경우 북한은 전쟁이 끝났다는 것을 빌미삼아 미한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을 문제 삼으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티븐슨 전 대사는 그러면서 북한과의 신뢰 관계가 회복되지 않은 현실에서 현실적인 신뢰 구축을 통해 평화 협정을 맺기 전까지는 실제로 전쟁을 끝내는 선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현재 한국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대해 한국과 미국 내에서 우려가 나타나고 있고, 북한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실을 정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줄곧 북한에 대북 적대시 정책은 없으며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그것을 종전선언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정부로서는 개념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아울러 한국의 진보 정부들은 북한과의 점진적인 통일 방식을 선호하는 정책을 추구해왔지만 최근 한국 내 여론조사에서는 북한과의 통일에 회의적이거나 관심이 없다고 답하는 젊은 층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남북한이 통일되지 않아도 국경을 서로 개방하거나 정치, 경제적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통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대두되는 등 통일에 대한 한국 내 인식이 과거와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진정한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의 비핵화와 군비 통제가 뒷받침된 평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무부 동아태차관보.

2004년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했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종전선언의 효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는 대담에 참여해 종전선언이 한반도 의제의 핵심에 있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실제 효과는 확실치 않다면서 한국 내 일각에서 북한의 식량과 기아 등 열악한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 같은 논의가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는 이어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한국 국민들은 별로 동의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 등을 보면 한국인들은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