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대선후보 줄세우기’, 야권 유력 대선주자에게 상처만 남겨■■

배셰태 2021. 8. 6. 21:29

이준석의 ‘대선후보 줄세우기’, 야권 유력 대선주자에게 상처만 남겨
펜앤드마이크 2021.08.06 양준서
https://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46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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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자들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봉사활동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병수(경선준비위원장), 장기표, 이소연(최재형 후보 부인), 윤희숙,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장성민, 하태경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대선후보 줄세우기’가 당내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4,5일 이틀간 연달아 13명의 대선 경선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를 주관했다. 이는 정치권에서 이례적인 일로 지적된다.

4,5일 이틀간 13명의 대선후보 참석 행사 주관한 이준석...충분한 사전조율 과정 없어

대선후보들은 자신의 장점과 개성을 살려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당 대표는 각 후보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게 정치권의 관행이었을 뿐만 아니라 현명한 선택이다.

더욱이 10명이 넘는 후보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행사를 주관하면서 충분한 사전 조율 과정도 없이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일방통행식 리더십인 것이다.

윤석열 입당 과정, 안철수와의 설전 등을 통해 이준석은 정치의 중심으로 부상...윤석열, 안철수 등이 상처 입자 여권 입가에 ‘미소’ 흘러

당대표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스타가 되려고 하면, 오히려 대선후보들의 비중이 낮아지는 부작용이 심각해진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과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설전 등을 통해 이 대표가 정치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정작 범야권 대선주자들은 그 과정에서 상처만 입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야권 대선주자들에게 최대의 적은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이준석 대표’라는 풍자가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실제로 여권 인사들은 이 대표와 야권 대선주자들 간의 갈등을 꼬집으면서 야권의 정권교체 능력을 비판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의 대선후보 줄세우기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에게 상처만 남기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석열, 최재형, 홍준표는 2개 행사 모두 불참...유승민은 5일 행사엔 참석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행사에 연일 불참했다. 행사에 참가한 대권주자들과 이준석 대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각 주자들의 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행사 기획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13명의 대선 주자들을 다잡고 가려는 이 대표의 일방통행식 리더십에서 비롯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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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원희룡 예비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오후 국회에서 '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준석 당대표, 서병수 당 경선관리위원장이 참석했다. 대선경선후보로는 9명의 주자가 참석했고, 4명의 주자가 불참했다. 유승민 전 의원, 안상수 전 의원, 하태경 의원, 김태호 의원, 윤희숙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황교안 전 대표, 장성민 전 의원, 장기표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이 참석했다.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 홍준표 의원, 박진 의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전날인 4일 개최된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봉사활동에도 윤석열, 최재형, 홍준표, 유승민 등 이른바 ‘톱4’가 불참했다. ‘대선후보 합동 봉사활동’은 이준석 대표와 경선준비위원회가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을 한데 모아 첫 공동 대외 일정으로 기획한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9명의 대선주자들은 쪽방촌을 찾아 폭염 속에서 삼계탕과 얼음물 등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이준석, 행사에 불참한 유력 주자 4인방에 대한 불편한 심경 피력

이 대표는 “경선 내내 국민에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첫 출발 이벤트였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일지 국민께서 의아해할 것이다”는 말로, 당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유력주자인 ‘톱4’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권성동 의원의 청와대 앞 1인 시위 현장 방문 등의 개인적인 일정을 이유로 들어 불참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미리 잡혀 있었던 ‘온라인 대선 출정식’ 때문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이 대표에게 전화해서 양해를 구하고 ‘배우자를 대신 참석’시켰다.

홍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이준석 당대표 행사에 불참한 것이 아니라, 이번 주 1주일은 하계 휴가 주간”이라며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외부의 확대 해석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와 각별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고 전했을 뿐 구체적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4일과 5일 각각 개최된 대선 주자 봉사활동과 당 회의에 모두 불참한 주자는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 홍 의원 등 3명이다.

당대표 행사에 참석한 다른 대선주자들은 윤석열과 최재형 등 ‘입당파’ 맹공격

이들을 제외한 대선 주자들은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행태에 대해 "당을 개무시 하느냐, 간판만 필요했느냐"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입당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 개인 일정을 이유로 당 행사에 불참한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4일 개최된 봉사활동에 참석한 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당에서 마련한 대선주자 1호 대외행사에 네 분의 주자가 이유야 어쨌든 불참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이래서 원팀 경선이 되겠나”라며 “모처럼 당에서 준비한 행사를 이런 식으로 보이콧하면 과연 원팀 경선이 될지 의문이다. 사정이야 다 있으시겠지만 오늘 참석하신 다른 주자들도 모두 바쁜 개인 일정을 쪼개서 시간을 내 참석했다. 어렵게 행사를 준비한 당은 또 뭐가 되나”라고 꼬집었다.

안상수 전 의원은 특히 윤 전 총장에 대해 직격했다. 그는 "후보들이 당을 개무시하고 있지 않느냐. 엊그제도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없는데 입당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외에서 6~70명, 원내에서 4~50명 연판장을 돌리고 그러더라. 이게 패거리 정치 아니냐"며 당대표, 원내대표가 없을 때 입당한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새로 들어온 윤 전 총장과 최 전 감사원장은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지만 과연 정치와 대통령이라는 걸 어떻게 이해하고 입당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당의 간판이 필요해서 들어온 것인지, 당에서 원팀이 돼 해야할 일에 대한 어떠한 성의나 진지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윤 전 총장은 4일 봉사활동에 참가하는 대신,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권성동 의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1분여의 아주 짧은 방문이었다는 점에서, ‘봉사활동에 참가하지 않은 알리바이’를 위한 방문이 아니었겠느냐는 비난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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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4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대선 여론조작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 촉구 1인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방문해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게다가 5일 회의에 불참한 이유로는 ‘여름휴가’를 들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예방하고 이를 기자들에게 공지하는 바람에 비난을 받았다. 이준석 대표와 당을 무시한다는 비난이었다.

김재원, “대선주자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당대표가 주인공 되는 경향”

하지만 처음부터 대선 주자들의 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일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4일의 봉사활동은 경선준비위원회가 일방적으로 기획했고, 주자들에게 일정을 통보한 것으로 안다”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출정식 등은 미리 정해진 일정이었는데도 굳이 같은 날 봉사 일정을 잡은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최고위원들조차 모르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한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준석 당대표가 현재까지는 경선관리를 잘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대선주자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야 되는데, 아직까지는 당대표가 좀 너무 주인공이 되어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선주자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그분들이 더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본선에 가서도 그분들이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주장을 편 것이다. 그러면서 “경선 후보 간담회라고 부르고 또 무슨 봉사활동 한다고 부르고. 그런 것은 조금 이제는 덜 하시는 게 어떨까”라며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