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자강론'이 대선에서 필패인 이유
1.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원순의 성추행과 자살로 인해 그 귀책 사유가 민주당에게 있었다.
민주당과 문재인은 이런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박원순을 두둔하며 당규를 바꿔서 선거에 나섰다. 서울 시민과 국민은 그런 민주당의 오만과 자만에 '일벌 백계'라는 마음으로 투표를 한 것이 본질이다. 정권교체 희망이 아니었다.
여기에 안철수가 빠르게 기회를 포착했다. 오세훈이 뒤이어 출마를 선언했지만, 조건이 있었다. 안철수가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거였다. 한마디로 '살신성인 하겠다'는 표시였다.
하지만 반응은 썰렁했다. 그런데 여기에 불을 붙힌 것이 나경원의 출마였다. 두 사람 간의 매칭이 국민의힘에 대한 평가전이 됐다. 여기에서 오세훈이 승리하자, 시너지가 붙었다.
이러한 현상은 국민이 국민의힘 변화를 원했던 이유다. 여기에 김종인의 노력이 분명히 있었다. 국민은 그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종인 시너지가 오세훈에게 전이됐다.
그렇게 해서 오세훈은 '국민의힘 후보'라기 보다는 '국민의힘 개혁후보'의 이미지로 안철수와 경쟁했다. 이것이 승리의 원인이다. 절대로 국민의힘이 잘해서 그 효과가 자강론의 결실을 본 것이 아니다.
2. '노루잡던 막대기'라는 속담이 있다. 우연히 노루를 때려 잡았던 막대기를 들면 마치 오늘도 노루를 잡을 것 같은 확신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학술어로는 '경로의존성'이라고 한다. 잘 되었던 경험을 미지의 솔루션에 그대로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조건들의 탐색이 무시된다. 이전과 이후의 조건과 환경이 같다면 경로의존성은 '관습적 지혜'가 되지만, 다를 경우 '노루 잡던 막대기, 똥 막대기'가 된다.
대선은 서울시장 보궐 선거와 다르다. 여권 응징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선택이다. 여기에는 보다 복잡하고 심층적인 긴 파동들이 작용한다. 이걸 '시대정신'이라고 한다.
국민들은 먼저 대선 세력의 '통치 정당성'을 탐색하려 든다. 지배받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배의 정당성을 먼저 본능적으로 따져보게 된다. 1초만에 결정된다.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데이빗 흄이 말한 바, '이념은 누적된 인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은 과거의 문제를 말끔히 털어 낸 것인가? 아닐 것이다. 이준석 당대표의 등장은 당이 바뀌었다는 것이 아니라, 바뀌어야 한다는 자기 메시지일 뿐이다.
만일 국민의힘이 변화를 선택했고 그래서 정당 지지율이 오르는 것이라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중에 그런 변화와 조응하는 후보의 지지율도 올라야 한다. '그래서 지지율 상승하는 홍준표'라는 것은 이상하다.
그런 상태에서 서울시장 보궐 선거처럼 '우리 끼리' 후보를 뽑아서 윤석열과 경쟁하자는 생각은 어리석은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국민이 마음에 두는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후보 단일화가 안된다.
국민은 국민의힘이 자강론으로 가겠다면 국민의힘이 진실로 변화했다는 감동적이고 신선한 임팩트를 받아야 한다. 그런 임팩트 없이 정치공학적 구도로는 성공할 수 없다.
물론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특정 후보 지지자들은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 4.13 총선도 '승리의 확신'속에 깨진 것이다. 그런 빗나간 확신이 인지부조화를 불러와 부정선거론을 만든 것이다.
윤석열이 없으면 국민의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윤석열이 국민의힘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이게 딜레마다.
ㅡㅡㅡ
※윤석열 빼고 '우덜 끼리 경선'은 실패한다
민주당은 대선 경선에 결선투표를 도입했다. 과반수 득표자가 안나오면 1위와 2위간에 결선 투표를 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이재명은 민주당에 대선 후보로 상수화되는 디폴트 공식이 깨졌다. 이게 민주당 경선에 흥행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
만일 이재명이 51% 득표를 못하면 아마도 2위일 호남 친문 정세균과 결선 투표가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빼고 8월 경선 버스를 출발시켜 '난쟁이 경선'을 해봐야 거기에 관심 갖는 국민들 없다.
그렇게 해서 윤석열 대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한다?서울시장 했던 것처럼? 참 잘도 되겠다. 서울시장 오세훈 '자강론' 승리가 대선 쥐약이다... 이걸 이해하는 이들이 보수에 거의 없으니.
출처: 한정석 페이스북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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