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차기 대선 9개월을 앞두고 전략적 사고가 요구되는 이준석 국민의힘 체제의 향후 5개월

배세태 2021. 6. 14. 14:33

 

※전략적 사고가 요구되는 이준석 체제의 향후 5개월

차기 대선 9개월을 앞두고 새로운 지도체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이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나경원은 당원 직접 투표에서는 이준석에게 후보에게 5.257표 이겼지만 국민 여론조사에서 이준석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탓에 패배했다. 이준석은 예상을 뒤엎고 당원 투표에서도 37%를 획득했다. 이 득표율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상당수의 당원들이 이준석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결과였고 이 결과는 번복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직접투표를 행사한 당원의 63%는 여전히 이준석을 지지하지 않았다. 이런 결과는 기대와 우려가 여전히 공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준석이 당 대표로 선출되자 각 언론에서는 여러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 중에는 좌파 개그맨 강성범의 화교 발언이 영향을 크게 끼쳤다는 이색적인 분석도 있지만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영국 보수당이 정권 탈환을 위해 30대의 캐머런 전 총리를 앞세운 것에 비유하지만 캐머런이 보수당의 간판으로 등장할 때, 그의 신분이 의원이었다는 점에서 의원 경력이 없는 이준석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면 이준석의 장점은 세계적인 명문 대학을 나온 재원이라는 점, 국회의원 경험이 없어 기득권 정치에 물들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 순발력이 뛰어나 말을 잘한다는 점, 방송 출연을 통해 인지도가 높다는 점, 36세의 젊은 청년의 참신함을 통해 정치권 변화가 기대된다는 점 등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행간을 유심히 지켜본 사람들은 장점보다는 왠지 불안하고 아슬아슬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준석은 그동안 정제되지 않는 거침없는 화법, 직선적인 언어 구사, 숙려 되지 못한 경솔한 처세를 자주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예컨대, 차기 대권 주자 야권 진영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에 대해 이준석은 ‘장모가 남에게 사기를 당했으면 당했지 10원 한 장 피해 준 적이 없다’는 말에 책임져야 한다는 발언은 경솔함을 드러낸 것이었고, 윤석열 입당을 묻는 한 라디오 앵커의 질문에 ‘윤 총장이 파렴치범도 아닌데 들어오겠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한 발언은 막말에 버금가는 거친 발언이었다. 상대를 존중하는 배려심이 있었다면 굳이 파렴치한이라는 추임새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준석을 비판했던 보수우파 진영 일각에서는 이준석이 과연 보수가 맞나 하는 의구심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준석은 그동안 보수의 가치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밝힌 적이 거의 없었고, 그 대신 혁신이라는 말을 자주 했기에 가지는 의구심일 것이다. 안보관.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  등에 대한  자신의 주관을  말한다.  그런데도 이준석은 이제 명실공히 제 1야당의 대표가 되었고, 지금부터는 대권 후보를 공정하게 뽑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짐과 동시에 술수에 능하고 투쟁 경력이 화려한 좌파 운동권 정권과 맞서야 하는 숙제도 가졌다.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빙자한 검수완박 강행, 민주당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권력기관 출신 공직자 출마 금지 법안 움직임, 언론 독립을 해치는 악법 강행, 국보법 폐지 강행, 엘리트 지상주의로 인한 역차별 문제에 대한 대응, 젠더 이슈에 대한 대응, 윤석열, 최재형에 대한 수사 대응  등의 문제 해법 도출과  더불어 여당이 협치를 파괴하고 일방적으로 입법독주를 강행할 경우,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준석이 새겨야 할 것은 정당의 대표는 정치평론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보수우파 진영에서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염려와 불안을 해소해야 할 막중한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에선 입 보다는 귀를 열어야 하며, 특정 계파라는 인식도 불식시켜야 하고, 안티 이준석 진영의 이탈도 막아야 한다. 이준석에게는 앞으로 6개월이 중요하다. 11월이면 대권 후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후보가 결정되면 그때부터는 후보자 중심으로 당 체제가 전환되고 당 대표는 2선으로 후퇴하게 된다. 따라서 이준석을 반대했던 63%의 당원들도 정권교체를 바랄 것이므로 최소한 대권 후보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결과와 현실을 인정하며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내년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새로운 권력은 블랙홀이 되어 모든 시선을 집중시킬 것이다. 그 사이 이준석의 당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면 정권교체 이후에 해결해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