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보인 ‘상식’과 ‘정의’라는 시대정신

배세태 2021. 3. 22. 18:54

※윤석열이 보인 ‘상식’과 ‘정의’라는 시대정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시대정신은 ‘상식’과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라는 것이 밝혀졌다. 차기 대권 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시대정신은 엊그제 ‘101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찾아가 가진 면담에서 확인되었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看過)해서는 안 될 점은 윤 전 총장이 퇴임 후 첫 외부일정으로 김 명예교수를 방문한 것이 시사(示唆)하는 바가 많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만남은 먼저 정계 진출선언을 앞둔 시점이라는 데서 그의 정계 진출시기가 가까워 왔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대담 내용이 윤 전 총장의 향후 정치구상과 의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특히 그동안 문재인 정권에 대해 고언(苦言)을 이어왔던 김 명예교수를 찾았다는 것은 윤 전 총장의 생각도 그와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4일 총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우리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자리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헌법가치를 지키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명예교수는 윤 전 총장에게 ”이대로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면 그 사회는 유지될 수 없으며, 더 늦으면 바로 잡을 수도 없다“면서 ”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평소 김 명예교수의 저서 ‘백년을 살아보니’ 등을 읽고 공감하면서 김 명예교수를 존경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명예교수는 특히 윤 전 총장에게 “ 국가를 위해 판단하면 개혁이 되지만 정권을 위해 판단하면 개악(改惡)이 된다.”면서 “애국심이 없이 정권만 욕심내는 것은 안 된다. 나를 희생하고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그런 사람은 애국심만 있으면 괜찮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석열 전 총장은 한마디로 이미 문재인 정권의 위선(僞善)을 고발하는 상징이 되었다. 그는 이제 야권 대선후보가 서야 하는 정권의 대척점(對蹠點), 바로 그 좌표에 정위치하고 있다. 대선(大選) 가상대결에서 윤 전 총장만이 여권 주자들과 승부가 된다. 반문(反文) 에너지가 윤 전 총장 한 사람에게 응축돼 있기 때문이다. 그 증거는 각종 여론조사가 보여주고 있다. 가장 최근에 있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조사에 따르면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윤 전 총장은 39.1%, 이재명 지사 21.7%,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1.9%였다.

윤 전 총장은 기존 정치인이 아니라는 게 대표적 상품성이라고 한다. 정치판 진흙탕에서 버텨낼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하지만 그는 문재인 정권의 ‘윤석열 죽이기’에서 살아남았다. 그래서 대권주자로 컸다. 물론 그를 오늘날 태풍의 눈으로 만든 것은 문 정권의 악정(惡政)이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경이로운 역사의 반전(反轉)’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문 정권은 LH 사태가 증명하듯 말끝마다 ‘공정’과 ‘정의’를 말해왔다. 하지만 지금 그 공정과 정의는 신기루가 되었다. 문 정권 4년은 불공정의 연속이었다. 정의를 다루는 법무장관에 ‘아빠 챤스’의 조국, ‘엄마 챤스’의 추미애를 앉혀 정의의 가치를 훼손했다. ‘위안부 장사’라는 의혹을 받는 윤미향, 부도덕한 기업의 대명사 이상직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주었다. 정부 산하단체에는 자기편 사람만을 꽂았고, 반칙의 전형인 조국에게 ‘빚을 졌다’는 대통령이었다.

문 정권은 민주주의의 기본인 법치(法治)를 진영논리의 하위개념으로 전락시켰다. 대통령의 30년 지기를 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총동원돼 선거에 개입한 혐의가 드러났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산업부 공무원들은 원전 폐기를 위해 경제성을 낮게 조작하고, 감사가 시작되니까 이를 한 밤중에 모두 삭제하기도 했다.

정권의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을 해체 시키고 검찰총장을 식물총장으로 만들더니 검찰 수사권을 공수처와 경찰로 넘기고 급기야는 검찰 자체를 아예 없애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결국은 검찰총장이 사직하게 만들었다.  권력이 법 위에 군림(君臨)하는 세상이 됐던 것이다.

문 정권에서 기회는 공정하지 못했고, 결과는 더욱 불평등해졌다. 저소득층 일자리가 사라지고,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지면서 빈부격차는 더 벌어졌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을 하지 않아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고, 청년과 서민층을 영원한 무주택자로 전락시켰다. 국민들에게 “모두가 용(龍)이 될 필요는 없다”면서 ‘가붕개(가재, 붕어, 개구리)’의 삶을 권유했다. 그래놓고 정작 자기들은 반칙을 서슴지 않았다. 국민들 사이엔 상실된 공정과 무너진 정의에 대한 분노가 쌓일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정권이 끝나가는 지금,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게 있다면 이 시대의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 정신에 입각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지도자가 나타나는 것이다. 시대정신은 그 시대가 열광하는 사람을 통해서 투영 된다. 그러므로 오늘의 시대정신이 ‘상식’과 ‘정의‘의 구현이라고 감히 말한다면, 이를 실천해 나갈 사람이 누구일까 하는 것은 대부분 국민들이 다 알 것이다. 알려진 대로 윤 전 총장의 리더십의 실체가 어떤지를 떠나 그는 ’상식‘과 ’정의‘의 대변자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사람이다.

대중이 염원하는 시대적 가치에 올라탄 윤 전 총장이 정치무대에 공식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는 그동안 정치를 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시인도 부인도 한 적이 없다. 퇴임 후에는 칩거(蟄居)하면서 외부와 연락을 끊은 상태로 지냈다. 그러나 언론뿐 아니라 일반시민들까지 그가 조만간 정치무대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가 야권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키우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에선 그가 총장직에서 사퇴한 것은 잘한 일이나, 정치무대에 나서는 것은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벌써부터 그의 처가와 관련된 이야기로 그를 헐뜯는 마타도어도 난무한다. 특히 윤 전총장의 원죄이기도 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단의 일원이었던 점은 그를 배척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치권 밖에서 있던 윤 총장이 정치에 뛰어드는 것에 대한 반대는 그럴 듯하나 근거 없는 사고(思考)에 기인한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유감’표명을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서 여기서 윤 전 총장에게 문제를 삼으려면 그가 과연 정치를 해야 할 소명의식(召命意識)이 있느냐 하는 점을 따져야 한다. 자신이 지향하는 정치적 목표를 향해 거듭되는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밀고 나갈 힘이 있느냐의 여부다. 그런 소명의식도 없이 거품 같은 인기에 의존해 정치권에 나오려 한다면 아니 나오는 것만 못하다. 본인이 왜 정치를 해야 하는지 하는 소명의식을 꿰뚫어본 결과 ‘이 시대의 상식과 정의를 살린다.’는 각오라면 ‘직업정치가’가 아닌 ‘정치를 위해 사는 정치가’가 될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려한다“면 지도자로서의 시대정신을 증명해야 한다. 문 정권이 무너뜨린 ‘상식’과 ‘정의’를 복원하고, 붕괴직전인 경제를 살릴 방책을 내놔야 한다. 민생을 도탄(塗炭)에 빠뜨린 문 정권을 대신해 윤 전 총장이 나라를 맡지 못할 이유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선택이다. ‘별의 순간’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한 혹독한 검증도 받게 될 것이다. 윤 총장은 그때마다 문 정권의 좀스러운 리더십을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그리고 반문전사(反文戰士)를 넘어서는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출처 : 장석영 페이스북 2021.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