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미래통합당 황교안에게 하는 쓴소리...당 대표를 그만두는 정도가 아니라 대권 프로젝트도 중단하라■■

배세태 2020. 4. 18. 17:22

황교안 대표에게 하는 쓴소리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 2020.04.18 류근일 언론인/전 조선일보 주필

https://m.cafe.daum.net/aestheticismclub/4ySw/1940?


 

선거 기간엔 미래통합합당이나 황교안 대표에 대해 쓴소리 하는 게 필자로선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기 검열에 걸렸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에 구애받지 않고 쓴소리를 한 인사들도 있다. 필자도 내심 그런 비판에 공감했다. 그러나 필자 개인으로선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가급적 날선 비판은 삼가기로 했다. 그러다 선거가 끝났다. 그래서 참고 참던 말을 이젠 꺼내려 한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에 대해.

 

한 마디로, 황교안 대표는 당 대표를 그만두는 정도가 아니라 무리하게 대권 프로젝트를 추구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는 선거기간 내내 별 메시지랄 게 없이 세월을 보냈다. 옛날 야당 지도자들 같았으면 아마 피를 토하며 하루 한 건 씩 무엇을 터뜨리고 폭로하고 비난하고 주장하고 규탄하고 매도하고 죽지 않으면 까무러쳤을 것이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는 딱히 무슨 소리는 커녕 시늉이라도 했는지 도무지 생각나는 게 없다.

 

미래통합당 공천과정이 그토록 웃겼던 것도 궁극적으로는 황교안 책임이지 김형오 한선교 공병호만의 책임이랄 수 없다. 당수라는 게 도대체 왜 있나?매사 그의 리더십 하에 기획-지휘-실시-수습-유도하라고 해서 있는 것 아닌가? 그저 젊잖고 얌전하게 있어만 가지고서야 그게 무슨 사령관인가? 총괄 선거대책은 다른 사람 불러다 맡기고 자기는 지역구 일만 하는 게 당수? 그런 당수는 필자 같은 필부도 하겠다.

 

정치 리더는 그때 그때 화두를 만들어 외치고 국민의 마음을 들끓게 하고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대중의 목마름을 해소시킬 영웅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럴 재간이 없으면 아예 대권의 대자도 꺼내선 안 된다. 황교안 대표는 전혀 그럴 수 있는 타입이 아니다. 부총리나 국무총리까지는 할 수 있는 인재다. 그러나 대권은 글세다. 험난한 시기의 야당 당수는 더욱 아니다. 혁명적 내란기(內亂期)에 좌익 혁명세력에 맞서 “자유 아나면 죽음을!”이라는 장렬한 레지스탕스를 진두지휘할 전위투사는 더더욱 못 된다. 이점은 황교안 대표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황교안이라는 인물을 떠나 노선상으로 보아도 그가 선거기간에 보였던 ‘박형준 식 중도 실용주의’는‘자유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이 시대 환란기(患亂期)에선 너무나 한가로운 맹물 같은 소리다. 극렬한 이념 스펙트럼을 주문하는 게 아니다. 자유주의자로서 투철한 에스프리와 전투력을 말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누구인가? 그들은 완고한 전체주의자들이다. 이런 광신도들을 상대로 뭐 ‘중도 실용주의’? 상대방이 콧방귀도 안 뀔 소리 작작 해야 한다.그런다고 저들이 “아유 고마워라, 50%는 진보로구먼, 그럼 우리도 50% 양보하고 후퇴할 게”라고 할 듯싶은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낙동강 전선에 서서 “국군 장병 여러분, 우리 중도 실용으로 합시다”라고 할 작정인가?

 

일부는 말한다. 보수가 중도로 외연 확장을 하지 않고 '강성 보수'에 휘말려 졌다고. 순 엉터리 같은 거짓말이다. 황교안 통합당은 그와는 정반대로, 광화문 현상을 버리고 유승민-박형준과 손잡았다. 황교안은 '강성 보수'에 휘말린 게 아니라, 그걸 손절하고 자칭 '중도' 운운에 휘말렸다. 그러다 실패했다.

 

"너, 다른 누구 마음에 두고 이런 소리 하는 거지?"라고 역공할지 모르겠다. 천만에. 지금 아무도 마음에 두고 있지 않다. 맹세코. 평생 재야(在野) 필자가 뭐가 급해 그러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