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WSJ, 도널드 트럼프의 'America First' 정의

배셰태 2020. 1. 23. 10:41

※WSJ, 트럼프의 America First 정의 (feat. 지소미아, 다보스 포럼)

 

2018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는 'America First'는 'America alone'이 아니라고 안심시켰다. 이 년이 지난 지금 트럼프의 America First가 무엇을 뜻하는지 세계는 제대로 배우고 있는 중.

 

북시리아 미군 철수,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WTO 상소 기구 위원 선임 불응, 솔레이마니 제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대일 무역 협상 등

=> 미국은 고립주의가 아닌 “독자주의”로 방향을 튼 것. 즉, 미국은 협소하게 정의한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동시에 영향력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engagement의 법칙을 다시 쓰고 있다. 세계는 미국이 더는 심판이 아니라, 덩치 크고 호전적인 상대 플레이어로 같이 뛰고 있는 新 글로벌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 예는 바로 브렉시트. EU 통합이 경제적, 전략적 목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미국은 오랫동안 유럽 통합을 지지했지만, 트럼프는 EU가 미국의 상업적 이익에 반한다고 보고, 영국에게 미영 FTA를 약속하며 EU 탈퇴를 부추겼다.

 

미국이 영국과의 FTA에서 요구할 사항은:

1. 중국과의 FTA 포기

2. 페이스북, 구글 등 미국 tech 대기업에 부과 예정이었던 세금 철회

3. 현재 EU가 금지하고 있는 염소로 살균한 미국산 닭 수입 허용

 

부시와 오바마는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아태지역 광역 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열심히 홍보했으나, 트럼프는 TPP가 “양자 협상”이 아닌 미국의 레버리지를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하는 “다자 협상”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잘못된 거래라고 봤다. 결국 미국은 TPP 탈퇴 후, 작년 일본과 양자 무역 협상을 맺었다. 한 미국 관료는 “5개국 다자 협상 시, 한 국가와 문제가 생기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하나? 협상을 철회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미국은 가장 큰 시장이고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양자 구도에서 우리의 권리를 더 강요할 수 있다.”고 언급. 또한, 새 북미 협정 USMCA의 결과, 캐나다는 앞으로 미국에 낙농업 시장을 더 개방해야 하고, 미국은 국내 자동차 공장이 멕시코로 이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게 되면서, 미국은 한일 지소미아 같은 타국간 분쟁을 중재하는 브로커 역할에도 흥미를 잃기 시작. 트럼프 행정부가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주한. 주일 미군 방위비 분담금액을 현저히 늘리는 것. 세종연구소의 한미관계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위협과 방위 분담금 증액 요구로 인해 대한민국 정부는 미국 대신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함. 작년 11월, TPP와 달리 중국이 포함된 RCEP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에 서명한 15개국 중 하나가 대한민국ㅠ

 

이러한 미국의 스탠스 변화가 일부가 우려했던 것처럼 세계적으로 (파괴적인) 보호주의를 퍼트리진 않았음. 미중 무역을 제외하면 기타 무역 분쟁 규모는 너무나 미미해서 미국과 글로벌 성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고, 무역협상은 지금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논의되고 있음. WTO도 계속 분쟁 조정 역할을 수행하는 중.

 

하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또 다른 문제. 그동안 다자 룰을 통해 다수의 국경과 시장을 망라하는 복잡한 공급망이 조성되었지만, hub-and-spoke 시스템으로 대체됨에 따라, 그리고 미해결 분쟁으로 인해 국경 간 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공급망은 줄어들었고 글로벌 성장에 있어 무역의 중요성이 감소하고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 Meredith Crowley에 따르면, 2016년 영국 EU 회원국 국민투표 후, 향후 무역협상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500여 영국 기업이 EU 수출을 꺼리게 되었다고. (*hub-and-spoke 시스템: 자전거 바큇살(Spoke)이 중심축(Hub)으로 모이는 것처럼 물류가 거점으로 집중된 후 다시 개별 지점으로 이동하는 운송 방식)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연구소장에 따르면, 세계 GDP 대비 글로벌 무역 비율은 2010년부터 줄곧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상품이 국경을 자주 넘지 않는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함. 이러한 新독자주의 노선을 통해 미국은 세계 경제 파이를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해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게 되었는데, 리스크라면 그 파이 자체가 계속 작아진다는 것.

 

*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WEF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이죠. 며칠 전 월스트리트 저널에 나왔던 America First에 대한 내용인데, 지소미아도 언급되어 있어서 가져와 봤어요. 눈에 띄는 점은 “from 미국에서 to 중국으로 의존도를 높이는 한국”ㅠㅠ 중국과 RCEP까지 맺은 건 몰랐네요.

 

*출처: [The Wall Street Journal] What ‘America First’ Means Under Trump Is Coming Into Focus: The U.S. shift to unilateralism reflects deeper trends at home and abroad


출처: Alicia Ruminative 페이스북 2020.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