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고문의 ‘김대중 칼럼’을 읽고
여성신문 2019.11.05 남강/시인.수필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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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정부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 그가 어떤 사상을 가진 인물이며, 그의 능력은 어디까지인가에 관한 국민적 판단은 어느 정도 정리됐다. 조국 사태와 현 대북·안보 상황을 전후해 문 정권은 많은 국민에게 깊은 불신과 불안감을 안겨줬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기는커녕 완전히 둘로 갈랐다. 그에 대한 지지는 맹신(盲信)적이고, 반대는 경멸 수준이다” 이 단락은 5일자 '김대중 칼럼'의 리드다.
▲ 남강/시인.수필가.작가
칼럼은 이어 “6개월 뒤인 내년 4월 15일 총선은 문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다. 그리고 좌파 정권이 앞으로 10년을 더 가느냐의 갈림길 선거다”라며 “문 정권의 실정(失政)을 틈탄 야당 정치인 각자의 입신(立身)과 양명 기회 정도로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의 총선 전략의 제일의(第一義)로 “문 정권의 무능과 한계를 돋보이게 하는 전략으로서 좌파 독재의 맥을 끊는 자세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둘째 의의는 “한국당이라는 대안(代案)이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을 향해 한국당이 넘어야 할 산(山)이 있다. '박근혜'다. 한국당에서는 인재 영입을 둘러싼 잡음, 조국 사태와 관련된 표창장이니 가산점이니 하는 자화자찬,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시비 등이 불거지고 있지만 그런 것은 박근혜라는 내재적 난관에 비하면 대단한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보수·우파가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를 어떻게 정리하고 극복하느냐는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유감스럽게도 수긍이 가는 대목은 여기까지다.
칼럼은 탄핵의 경과에 대해 “3년 전 박 전 대통령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렸을 때 그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탄핵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문재인식(式) 좌파 세상을 가져오게 되리라고 예견하고 처신했던 보수·우파는 단연코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파 대통령' 박근혜의 탄핵을 방관하거나 동조한 우파와, '문재인·조국'에도 눈 하나 깜짝 않는 좌파의 차이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이 지점에서 짚지 않을 수 없는 일단의 책임론에서 보수의 대표언론사인 조선일보는 과연 자유로운가? 박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마구 흔들어대고 온갖 가짜뉴스를 앞장서서 쏟아냈던 조선일보 말이다.
이어진 칼럼은 역시 ‘박근혜’ 타령이다. “현재로서 박 전 대통령이 스스로 '나를 딛고 넘어서 가라'고 천명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박근혜라는 뇌관을 안고 자중지란으로 자폭하고 좌파 세상을 연장해 줄 것인가? 원내 세력화를 노리는 우리공화당이 있고 이를 밀어주는 '원한 맺힌 친박'들이 있는 한, 야권의 보수 통합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박근혜‘를 미끼로 보수·우파의 분열을 노리는 정권의 음모가 작동할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고 했다. “그런데도 오늘의 보수·우파는 아직도 탄핵의 여진 속에서 헤매고 있고 박근혜라는 '어제'에 함몰돼 있다”고 했다. ‘박근혜’를 지난 인물로 치부하며 탓했다.
김대중 고문의 제안은 ‘극단을 제외한 중간 지대론이었다. “'박근혜와 탄핵'을 논의하는 보수의 대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가 바람직하지만 '봉합'도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면서 "용서와 화해가 필요(김무성 의원)하고 타협과 양보가 절실하다. 이번 선거 기간만이라도 '박근혜' 문제를 예각적으로 다루지 말자는 종교, 시민 단체 간 '휴전' 제의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실망스런 해법이다. 왜 탄핵의 주모자인 김무성을 내세우며 ‘용서와 화해’를 거론하는가? 이른바 김무성 탄핵역적도당이 석고대죄하고 정계를 떠나면 말끔히 정리될 일이 아닌가. 그럼에도 굳이 김무성을 내세우는 저의는 박 대통령이 탄핵을 인정하고 32년형이나 충실히 사라는 압박이 아니고 무엇인가?
칼럼의 결론은 더욱 분노가 치밀 정도로 악의적이다. “지난주 문 대통령의 모친상 때 빈소를 찾은 우리공화당 홍문종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배려'를 부탁했다고 한다. 배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뒤에 사면 질문이 나온 것으로 보아 능히 짐작이 간다. 박 전 대통령이 오늘날 영어의 몸이 된 것이 누구, 무엇 때문인데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부탁하는 듯한 상황에서 우리는 희대의 소극(笑劇)을 본다. 우리 정치는 언제 '박근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라고 마침표를 찍었다.
‘희대의 소극(笑劇)을 본’ 김대중 고문에게 묻는다. 박 전 대통령이 오늘날 영어의 몸이 된 것이 누구, 무엇 때문인지 정작 몰라서 문재인 탓으로만 돌리는가? 김대중 칼럼의 전체 맥락은 해법은커녕 불난데 기름 붓는 꼴이자 어불성설이다. 조선일보가 자랑하는 대한민국 1등 언론사 고문의 위상이면 “대한민국 헌정을 파괴한 김무성 탄핵세력일당이 정계를 은퇴하는 것이 좌파독재정권의 종식이다”라고 일갈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어설픈 말장난으로 도리어 보수우파의 분열을 심화시켰다. 국민의 54·2%가 박근혜 대통령이 출소하면 이번 총선에서 영향력이 미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두려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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