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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I/O 2019] 인공지능(AI)은 구글에 의해 재정의 된다

배세태 2019. 5. 8. 16:39

구글I/O 2019

 

실리콘밸리에서 1년간 가장 중요한 발표 하나를 꼽으라라고 한다면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는 애플(WWDC)이었고 그 이후엔 단연코 구글(I/O)이었다.

 

-자타공인하는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인 구글은 1년을 관통하는 아젠다와 산업의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

-과거를 살펴봐도 구글은 I/O를 통해 구글TV(2010년, TV제조사들 앞으로 망하는 줄 알았다),

크롬북(2011년, 웹OS 기반 PC라는 혁명적 사고 제시),

넥서스7(2012년, 모바일 퍼스트 선언, 구글의 본격 스마트폰 제조, 스마트폰 제조사 이젠 끝나는 줄 알았다),

안드로이드 웨어(2014년, 모바일의 확장, 이건 잘 안될 줄 알았다),

구글 포토(2015년, AI 가능성 제시),

구글 어시스턴트 및 구글 홈(2016년, AI 퍼스트 선언),

구글렌즈 및 구글 TPU (2017년, AI와 하드웨어 결합),

듀플렉스(2018년, AI 고도화 과시) 등을 발표. 미디어와 투자자 그리고 무엇보다 21세기 디지털 세기를 사는 인류에게도 중요한 선언이었다.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은 그 사이 25억명으로 늘었다. 피크가 온 것. 그렇다면 2019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1. 10억명을 추가한다

-지금 구글의 고민은 '성장'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1분기 실적발표 후 유독 구글(알파벳)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투자자들의 구글이 더이상 성장할 곳이 없다고 본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는건 시간이 걸릴텐데 오늘 구글I/O는 구글의 답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에 대한 구글답은 넥스트빌리언이다. 앞으로 성장 가능한 인터넷 모바일 인구가 10억명은 더 있다는 것. 다른 영역으로 가기보다 구글의 검색, AI, 모바일을 결합해 사용자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선 '프리미엄' 시장이 아닌 인도, 아프리카, 동남아 등으로 가야 함. 가격을 대폭 낮추는대신 성능은 타협하지 않아야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 구글은 '모두를 위한 구글'이란 이름으로 보급형 제품을 쏟아냈다.

 

-즉, 399달러의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3a, 구글렌즈 등을 장착한 보급형 서치엔진 구글고(go), 유포리아(루게릭병 환자의 언어치료와 의사소통을 돕는 AI) 등도 구글폰의 사용자를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오늘 구글 주가가 (전체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시장이 안좋았지만) 떨어졌는데 "성장은 어디에.."라는 물음에 구글의 발표에 대한 시장의 대답은 "글쎄요" 였다.

 

*개인적으로는 구글이 왜 G스위트를 왜 내버려 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협업 문서 및 메신저 (슬랙, MS 팀스), 화상전화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 구글 닥, 행아웃 모두 몇년째 그대로다. 구글 협업 메신저도 오늘 발표해야하는 것 아니었나 싶다. 내부적으로 보면 이 분야는 '구글 클라우드'에 사업을 넘겼는데 구글 클라우드는 G스위트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붕 뜬 구글의 업무용 시장(그래서 MS가 활짝 웃고 있음)

 

2. AI는 구글에 의해 재정의된다


-구글은 구글 I/O 2019에서 지난해 미용실 예약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듀플렉스'와 인기 기능인 '구글 렌즈'를 업그레이드 시켰다. 렌터카와 영화 예약 가능하도록 했음.

 

-또 검색엔진에 증강현실을 도입. 컴퓨터 비전과 AR 기술 발전으로 검색도 시각, 음성 검색 고도화하고 있음. 구글 홈은 '네스트'로 브랜드를 다시 재정비하고 저렴한 가격의 홈 기기(네스트 허브, 허브 맥스)를 선보임.

 

-사실 몇년간 '와우' 하는 서비스가 많았는데 오늘은 AI를 대폭 진화시킨 서비스를 내놨다. '와우'와 환호성은 없었지만 넘사벽급 실력과 인프라를 과시.

 

-AI는 서비스와 인프라, 인재 모두 구글을 따라가기 힘들다. 자율주행차(웨이모) 처럼 도로 운전을 많이 한 것. 절대 1강이라고 해야할까. 많은 투자와 인재 유치가 보여준 결과다.

 

-페이퍼, 강의실 속 AI는 많이 존재하지만 이를 현실로 구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무엇보다 '인프라'와 '데이터 수집 능력'이 뒷받침되야 하는데 지금은 거대 플랫폼 기업 정도가 이 정도를 감당할 수 있다. 그만큼 수익도 내야 하는데 지금은 하드웨어 판매로 돌파구를 만들어보려는 것 같다.

 

-거대 AI 기술을 보유하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막대한 투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고 거기에 수익도 내야 한다. AI 역작용, 부작용도 감당해야 하며 데이터 수집에 따른 댓가(해킹, 유출)도 치뤄야 한다. 당장 돈이 안되는 인류를 위한 기술(헬스케어 등)을 개발해야 하며 삶을 편하게 해야 한다. 이용자가 25억명에 이르면 좋은게 아니라 25억명 각각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25억명'이란 숫자를 관리해본 조직은 아마 UN 말고 구글밖에 없을 것 같다.

 


출처: 손재권 페이스북 2019.05.08

(매일경제 기자/미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