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에 천하를 감추라고 했다. 모든 것을 열어젖힐 때 감출 필요가 없어진다는 호방한 역설이다. 김씨 세습왕조는 북조선 인민의 눈과 입과 귀를 틀어막는 것도 부족해서 그 사상까지도 박제시켜 철의 장막 북조선에다 숨겨 놓았다. 그 결과 북한의 이천 오백만 인민은 천하가 어떠한 모습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움직이며, 어떻게 사랑하는지 모른다. 김씨 세습왕조의 우물 안에서 보이는 것이 세계의 전부이다. 그렇다면 죽을 힘을 다해서 북조선 인민을 그 우물 안에 감추는 것은 북조선 인민이 천하를 보고, 느끼고, 듣고, 생각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개방이야말로 체제와 이념의 틀 안에 감추어진 인민을 구출하는 가장 완벽하고도 확실한 수단이다. 공산주의 또는 전체주의가 몰락하는 최종적 원인이 개방이기 때문에 공산주의 국가의 속성은 극소수의 손안에 모든 비밀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의 답방을 두고 보수세력의 반대가 극렬하다. 민족사 최대의 비극을 일으킨 전범의 후예로서 적화통일 노선을 계승하여 더욱 대담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까지도 수많은 도발로 무고한 국민의 생명을 앗아갔고, 세습왕조 옹위와 적화통일용으로 핵을 개발하는 대가로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말살하고 있는 것을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씨 세습왕조를 옹위하면서 모든 대북정책을 비밀주의로 일관하며 연방제 통일노선을 추종하는 주사파집단의 횡포가 답방 반대의 저항 심리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보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정권이 존속하는 한 김정은의 답방은 전격적으로, 비밀리에 결정될 것이다. 주사파집단과 김정은이 노리는 답방의 최대 목적은 대한민국 국민의 반김정은 정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반김정은 정서는 북한 주도의 연방제를 가로막는 최대의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독재자의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기발하면서도 감성적인 갖가지 이벤트가 마련될 것이며, 좌파가 장악한 특정언론에 등장하여 철저하게 짜인 각본에 따라 실시간 중계의 대담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답방은 애국세력의 저항이 가장 어려운 시점을 선택할 것이며 답방의 동선이 애국세력에게 최대한 노출되지 않는 방향으로 계획될 것이다. 반면에 답방이 결정되는 순간 김정은의 답방을 환영하는 위장단체를 수십, 수백 개로 분화시켜서 이들의 환영인파가 곧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환영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으로 호도하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답방과정은 애국세력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걱정스럽고 분노할 일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답방이라면 이것을 역이용하는 냉정함과 지혜가 필요하다. 첫째, 답방이 결정되는 순간 답방 전 기간을 '북한 핵 폐기와 북한 인민의 자유와 인권 회복을 위한 국민 총궐기 투쟁 기간'으로 선포하고, 모든 애국 세력이 총결집하는 것이 필요하다. 탄핵에 가담한 자를 제외하고 자한당의 모든 국회의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애국시민이 실력을 행사해야 하며, 참여하지 않는 자는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지 않는 자로 차기 총선에서 낙선운동의 1차 대상자가 될 것임을 경고해야 한다. 이것은 곧 답방기간 내내 주사파 정권에 대한 저항으로 연결될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 투쟁이 성공하면 김정은을 쌍수를 들어 환영해야 한다고 말한 주사파집단과 북조선 당국간에 갈등과 불신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또한 답방의 목적이 달성되지 못하면 북한의 권력핵심부에서 그 책임을 둘러싸고 대립과 분열이 일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둘째, 김정은의 모든 동선을 최대한 파악하고 각 동선에 상응하는 대응방법을 치밀하게 기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기획의 초점은 앞에서 언급한 답방의 목적이 달성되지 못하도록 하는데 맞추어야 한다. 김정은을 향한 앵글이 있는 곳이라면 장소와 시간을 가릴 것 없이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의 완전한 회복이 필요하며, 주사파 정권의 횡포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범국민적 운동을 천하가 보고 들을 수 있도록 다양하게 연출해야 할 것이다. 집회의 방법과 슬로건, 만장과 같이 집회를 시각화하는 도구 등에 대해서 심사숙고해야 하며, 집회 참여 인원의 복장조차도 풍족함이 최대한 드러나 보이도록 갖춰 입는 세밀함까지도 필요하다. 답방이 종료된 이후에 답방과정의 영상물을 탈북자 단체와 연계하여 북조선에 보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셋째, 답방의 전기간 동안 답방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모니터링하고 이것을 정보자산으로 집적하는 일을 해내야 한다. 투쟁본부 산하에 이것만 전담하는 전문인력을 대거 투입하여 조직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답방에 총동원될 종북단체와 그 규모, 활동내용, 주요 등장인물 등등을 세세하게 채증하고 집적해 놓아야 한다. 또한 국민정서에 반하는 주사파 집단의 언행을 낱낱이 수집한 후에 주사파 집단의 축출을 위한 투쟁의 정보로 가공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답방기간 결성한 투쟁본부는 향후 주사파 집단에 대한 투쟁과 보수세력의 결집을 위한 핵심 투쟁기구로 승격시키고, 더 나아가 총선, 대선을 위한 단일 정당의 출범에 주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투쟁기간 동안 결집된 열기를 더욱 조직적으로 확산시키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
필자가 생각하기에 김정은의 답방을 두고 북한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북한 정권의 차원에서 우려하는 바가 많을 수밖에 없다. 우선 답방기간 동안 일어날지도 모를 정변이다. 김정은체제 출범 이후에 체제도전의 싹을 자르는 차원에서 희생당한 핵심인사들이 너무 많다. 권력의 핵심부에 있는 사람들이 이것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가 공포와 공존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며, 이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모색하고 있을 것이 뻔하다. 절대권력은 절대의심을 동반한다. 2-3일간 국외를 떠나는 것은 그 자체가 김정은의 공포가 될 것이다. 또한 답방의 영상과 소문을 통해서 북조선 인민의 자유와 인권을 회복하기 위한 남조선 인민의 대대적인 투쟁이 있었다는 것을 북조선 인민이 인지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할 것이다. 선전 선동에 아무리 능란해도 모든 것을 감출 수는 없다. 김정은이 만들어 놓은 우물 저 밖에 더 없이 자유롭고 풍요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김정은의 답방을 통해서 인지한다는 것만으로 북한 주민에게는 복음이 될 것이다.
김정은의 방문시기를 놓고 말이 많지만 답방의 부작용과 두려움 때문에 김정은이 방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지만 주사파 집단의 통일노선이 바뀌지 않는 한 김정은의 답방은 기정사실화해야 한다. 이런 전제하에 답방을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치밀하고 냉정하게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전략적인 사고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기조 위에서 주사파와 북조선 당국자가 노리는 답방의 목적을 무력화하고, 투쟁기간에 결집된 투쟁의 동력을 살려서 단일대오로 결집하여 주사파 집단에 대한 저항의 역량을 배가시켜 나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처럼 김정은의 답방을 지혜롭게 역이용할 수만 있다면 주체사상의 전체주의 이념을 추종하는 남북의 권력집단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올테면 오라는 대담한 자세와 얻을 것만 챙겨서 마음 편하게 돌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대담한 기획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애국 보수 세력이라면 마음속으로 오히려 그의 답방을 기다렸다가 투쟁기간이 선포되는 순간 총결집할 수 있도록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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