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 기획인터뷰 3: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 “북한 비핵화는 IAEA 역량 밖…핵시설 전면 공개부터 시작해야”
VOA 뉴스 2018.04.23 김영남 기자
www.voakorea.com/a/4360036.htm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북한의 비핵화에는 핵무기 뿐만 아니라 미사일, 생화학무기 폐기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 산하 등에 새로운 기구 설립이 필요하다고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밝혔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22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 절차는 과거 어느 사례보다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IAEA의 역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 2차 북 핵 위기 당시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했던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을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은 추가 핵, 미사일 시험을 금지하고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생각하지만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협상을 위한 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중요한 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중단하겠다고 한 실험들이 매우 빨리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북한의 발표에는 어떤 것을 폐기하겠다거나 없애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기자) 풍계리 핵 실험장은 이미 노후화됐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그런 주장이 있는 것은 맞지만 저희는 해당 핵 실험장이 실제로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합니다. 저는 북한이 또 다른 핵 실험장은 없으며 다른 핵 실험장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랬다면 아마 최고의 약속이 됐었을 겁니다.
기자) 핵 실험장을 폐기한다고 밝혔는데 약속을 번복하고 해당 시설에서 실험을 재개하는 게 쉽습니까?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북한이 말하는 폐기라는 단어의 뜻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현재 두 가지 사안이 있는데 하나는 미사일 실험입니다. 미사일의 경우는 언제라도 실험을 재개할 수 있습니다. 핵 실험장의 경우는 북한이 말한 폐기가 어떤 의미인지에 달려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폐기는 핵 실험장의 출입문을 닫는 것뿐만 아니라 실험에 필요한 모든 도구들을 폐기하는 겁니다. 쉽게 실험을 재개할 수 없도록 말이죠. 문제는 이를 검증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북한이 말한 폐기는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정치적이라고 판단합니다.
기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유엔 안보리 산하에 기구를 만들어 북한의 핵 폐기를 감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비핵화라는 단어의 의미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새로운 기구를 만들되 IAEA 역시 일부 임무를 맡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 상황은 핵무기나 핵 물질에 대한 감시만을 하는 게 아니라 폐기하는 방법을 논의하는 단계입니다. 비핵화라는 단어에는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이를 검증하는 내용도 담겨 있길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IAEA의 전문성을 뛰어 넘는 문제가 됩니다. 또 화학무기, 생물무기와 같은 다른 대량살상무기(WMD) 역시 폐기돼야 할 텐데요. 화학무기의 경우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있지만 생물무기를 전담하는 기구는 없습니다. 따라서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폐기돼야 하는 모든 것들을 검토해보고, 이를 총괄하는 기구가 IAEA나 OPCW 등에 임무를 맡기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IAEA의 역량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제3의 기구가 신설돼야 한다는 뜻인가요?
<중략>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이 지난 2007년 6월 UN 핵 사찰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다.
기자) 최근 IAEA는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사찰 준비는 몇 주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핵 사찰을 위해선 어떤 절차를 밟게 되는지 소개해주시죠.
<중략>
기자) 어려운 부분은 그 이후라는 뜻인가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어려운 점은 실제 폐기를 하고 북한이 공개한 시설들이 사실이 맞는지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입니다. 저는 이 과정을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새로운 검증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이동식 핵 연구시설이나 관련 사회기반시설을 파악하기 위해서 말이죠. 모든 절차는 북한의 핵 관련 시설이 동결된 다음부터 이뤄질 텐데요. 아마 모든 작업은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리게 될 겁니다.
기자) 북한의 전면적인 핵 시설 공개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검증이 성공할 수는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북한이 공개한 사실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를 보면 제대로 된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05년 핵 시설 공개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죠. 저희는 처음부터 완전한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과거 사례들로부터 배웠습니다. 북한이 이번에는 자신들이 비핵화에 대해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공개가 이뤄진 다음에야 어떤 검증 절차를 밟아야 할 지 계획할 수 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으로부터 핵, 미사일 시험 중지와 핵시험장 폐기를 선언한 북한의 의도와 비핵화를 위한 검증 절차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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