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미북 정상회담] 김정은은 이제야 진짜 주인을 만났다

배셰태 2018. 4. 14. 04:51

김정은은 이제야 진짜 주인을 만났다

조갑제닷컴 2018.04.12 김수진(자유기고가)

http://www.chogabje.com/board/column/view.asp?C_IDX=77751&C_CC=BC

 

두들기면 두들길수록 더 강해진다고 소리치더니 죽음이 예고되니 곧바로 비굴해지기 시작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시기를 다음 달 말 또는 6월초로 밝히면서 장소까지 거론되는 것을 보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 김정은이 이제야 진짜 주인을 만난 것 같다. 국제 사회 앞에서 편한 날 없이 뭇매를 맞아도 반성은커녕 마른 날이 없이 핵을 팡팡 쏘아대더니 하루 아침에 헤집어 놓은 개미굴을 연상시킨다. 두들기면 두들길수록 더 강해진다고 소리치더니 죽음이 예고되니 곧바로 비굴해지기 시작했다. 비로소 세상맛이 어떤지를 감지한 분위기다.


북한이 여러 나라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그냥 봐주기가 너무 아깝다. 중국, 러시아 같은 독재국가들을 찾아다녀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 혈맹이라고 찾아간 중국은 환대는 받았지만 역시 행랑집대접이다. 눅눅한 행랑집 굴뚝에서 나는 연기는 매캐할 뿐이다. 중국은 북한이 비핵화와 함께 북한 인권이 도마에 오른 시기에 탈북자들을 잡아들여 국제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수준밖에 안 된다. 거기에다 없는 재산 탈탈 털어 북송되어오는 탈북자들을 사들여야 하는 미운 연극으로 머리가 아플 뿐이다. 근 20년간 중국은 탈북자 북송 대가로 량강도의 산들을 발가벗겼고 김정일 때부터 중국과의 교류는 북한의 자원을 마구 걷어가는 데 이용됐다. 중국과의 관계는 혈맹이라는 이름으로 교묘하게 숨겨져 나라의 자원을 모두 중국에 떠맡기고 체제유지에 이용된 셈이다.

 

요즘에야 비로소 북한은 거칠게 다루는 미국 앞에서 시급하게 깨달은 것 같다. 부랴부랴 일사천리로 미국과의 대화를 위한 정면작업에 돌입했다. 회담의 시기는 한 달 정도 남았다. 미국은 끝까지 갈 잡도리로 북한을 아예 요절낼 기세다. 비핵화뿐만 아니라 북한 인권문제까지 철저히 계산하고 나설 예정이다.

 

‘핵이 없는 김정은’하고 생각하면 모래바람이 날리는 사막에서 껍질을 벗긴 채 말라가는 한 그루의 나무가 떠오른다. 가는 바람, 오는 바람에 즙이 말라버린 나무는 스스로 죽어간다. 요즘 김정은의 바쁜 움직임은 지푸라기라도 움켜지려는 몸부림이다. 김정은은 거의 드러나고 있는 비핵화 합의 의지도 인민들에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북한 인민들은 미북 회담이 코앞에 박두했지만 핵심적인 의제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비핵화라는 세계적인 공통어도 잘 모른다. 핵 폐기는 북한 정부의 패배, 굴복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철저히 비밀에 붙여지고 있다. 강연회에서 학습한 대로 미북 회담을 미국이라는 대적이 북한에게 끌려 나오는 북한의 승리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날은 오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회담이 성사되고 미군이 들어와서 직접적인 핵 폐기에 들어가면 그때는 자루 속의 송곳처럼 삐어져 나오기 마련이다. 북한 인민들은 이걸 어떤 눈으로 바라볼 것인가. 북한 인민에게 있어서 핵은 20여년이라는 긴 시간을 생때같은 인민들을 굶겨죽이며 죽음과 바꾼 하나의 혁명과도 같은 피가 서린 창조물이다. 북한 인민들의 심정을 상상해보면 핵이 있어서도 아팠지만 핵을 버려도 참담할 것이다. 미군이 들어와서 핵을 폐기하는 시간은 그들에게 많은 것을 알리게 될 것이다. 인민들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것 같다. 김정은은 3대의 뭇매를 모두 맞을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 이제야 김정은도 북한 인민들도 진짜 주인을 만난 것 같다. 김정은에게 더 버둥거릴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