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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풀어쓰는 경제] FTA (Free Trade Agreement)

배셰태 2010. 12. 11. 14:58

[쉽게 풀어쓰는 경제] FTA (Free Trade Agreement)

매일경제 칼럼  2010.12.10 (금)

 

국가간 관세·수입제한 철폐해 경제 성장과 고용 확대 노린다

 

 

◆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쓴 FTA

= 오랫동안 끌었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드디어 타결됐다. 2007년 6월 30일 워싱턴 한ㆍ미 FTA 서명식장에 자리했던 양국 대표단원 중에는 누구도 한ㆍ미 FTA가 3년 반이 지나도록 발효되지 못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한ㆍ미 FTA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2009년 1월)과 2008년 이후 세계적인 경제 침체 지속, 무역자유화에 대한 부정적 여론 확산 등 정치ㆍ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장기간 표류했다.

한ㆍ미 FTA 발효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풀어 나가고자 하는 양국 정상과 경제인 요구 등을 반영해 추가 협상이 진행됐고 12월 3일 마침내 타결됐다.

◆ FTA란 무엇인가요

= FTA(Free Trade Agreement)는 2개 이상 국가가 서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고팔 때 부과하는 관세나 각종 수입 제한을 철폐해 통상을 자유화하는 협정을 말한다.

한국은 칠레(2004년)를 시작으로 싱가포르(2006년) 아세안(2007년) 인도(2010년) 등 16개국과 체결한 FTA가 발효 중이다. 미국과는 2007년 협상을 타결하고 그해 서명까지 마쳤지만 양국 모두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해 발효가 안 됐고, 유럽연합(EUㆍ27개국)과는 지난해 7월 협상안에 최종 합의해 10월 협정문에 대한 가서명이 이뤄진 상태다. 한국은 현재 캐나다 멕시코 호주 터키 등 12개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285개 양자ㆍ다자 간 FTA가 체결됐고, 세계 무역 가운데 50% 이상이 FTA 체결국 간에 이뤄지고 있다.

FTA 내용은 체결하는 국가가 어디냐에 따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FTA와 개도국 간 FTA는 상품 분야 무역자유화 또는 관세 인하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많다.

그러나 WTO 체제 출범 이후 FTA 적용 범위도 크게 확대돼 대상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상품에 대한 관세 철폐 외에도 서비스와 투자 자유화까지 포괄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그 밖에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경쟁정책, 무역구제제도 등 정책의 조화 부문까지 협정 대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다자 간 무역협상 등을 통해 전반적인 관세 수준이 낮아지면서 다른 분야로 협력 영역을 늘려가게 된 것도 포괄 범위가 확대되는 한 원인이다.

그렇다면 왜 각국은 FTA에 관심을 갖고 있을까? 쉽게 말해 FTA가 개방을 통해 경쟁을 심화시킴으로써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무역 개혁의 중요한 시금석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 한ㆍ미 FTA 왜 하나요?

 

= 한ㆍ미 FTA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과 교역을 획기적으로 늘려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6년 6월 5일 워싱턴에서 첫 협상을 시작한 한ㆍ미 FTA는 2007년 4월 2일 극적인 타결에 이르렀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국민적인 쟁점으로 부각되고, 8차 협상까지 가는 간난 산고를 거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ㆍ미 FTA가 체결돼 발효되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42~1.99%(29억~135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ㆍ미 FTA는 특히 섬유, 자동차, 전기, 전자업종 등 공산품 분야에 유리하다. 우리나라 관세 장벽이 미국보다 높아 FTA가 체결되면 미국 상품 수입이 늘지만 수입 원자재 가격은 내려가 미국 이외 지역에 대한 수출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 분야는 단기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분야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경쟁력이 높아지면 생산이 늘어나고 고용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한ㆍ미 FTA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계량적인 수치뿐 아니라 대외신인도 향상, 외국인 투자 확대, 서비스산업 발전, 구조조정, 글로벌 스탠더드

확대 등 경제 체질과 시스템 개선에서 비계량적인 효과가 크다. 또한 한ㆍ미 FTA는 경제와 사회 전반적인 제도와 관행 국제화, 안보 리스크 완화 등을 가져와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국내 기업이 외화를 차입하는 비용을 줄이는 한편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증가시킬 수 있다.

◆ 한ㆍ미 FTA 추가 협상의 의미

= 양측은 자동차 등 제한된 분야에서 합의 결과를 도출했다. 지난 5일 한국 정부가 공개한 한ㆍ미 FTA 추가 협상 합의 내용은 자동차, 돼지고기, 복제의약품 등 세 가지 분야로 압축된다.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 측에 상당 부분 양보했고, 그 대신 축산업(돼지고기)과 제약업(복제의약품) 규정에서 한국에 유리한 결론을 얻어냈다. 덤으로 미국 파견근로자 비자도 연장하는 이득을 얻었다.

기본적으로 이번 합의는 한ㆍ미 FTA 전체적인 큰 틀에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오랫동안 진전이 없던 한ㆍ미 FTA 비준ㆍ발효 추진을 위한 결정적인 모멘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당초 기대와 달리 발효가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한ㆍ미 FTA를 통해 기대했던 양국 간 교역 증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가 실현되지 못하는 아쉬운 상황이 해소되게 된 것이다.

또 미국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에는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끝으로 경쟁국보다 먼저 미국과 포괄적 FTA를 체결함으로써 미국 시장을 선점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더 나아가 한ㆍ인도, 한ㆍ아세안 FTA 발효에 이어 한ㆍEU FTA, 한ㆍ미 FTA 타결에 따라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3개 대륙을 잇는 FTA 허브국가로서 세계 거대 시장을 우리 시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