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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트위터, SNS 아닌‘미디어’인이유

배셰태 2010. 10. 16. 10:55

 

 


“지금 서울에서는 하늘이 뚫려서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데 지상파 방송에서는 무한도전, 1박2일을 재방송 하고 있네요. 헐”

올 추석 연후 직전인 9월 21일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져 1만 2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기상청도 제 때 예보를 못해 피해가 더욱 컸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재해 상황을 신속하게 알려 피해를 최소화해야 했지만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재난 방송을 외면하고 철지난 예능 프로그램을 재방송했다. 뒤늦게 자막으로 피해 상황이 나갔을 뿐이어서 더욱 분노를 샀다.

이 때 법적 의무가 있는 지상파 방송의 재난 방송을 대신한 것은 바로‘트위터(Twitter)’였다. 시민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침수 상황과 지하철 두절 상황을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전하며 대비하도록 했다.

방송인 김미화씨는“대치동 은마아파트 4거리 침수입니다. 교통통제하네요. 신월1동 2동 3동 4동 5동 모두 다 침수됐거나 침수 중입니다”라는 글을 리트윗(재전파)하며 자신의 팔로어들에게 재해 상황을 신속히 알렸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도“(재해대책본부에 확인해보니) 시간당 30㎜ 이상이면 노면배수가 안돼 물이 차기 시작하는데, 현재 서울경기는 시간당 60㎜ 내지 100㎜가 오고 있고 침수신고가 1000건 넘게 접수. 모든 소방인력, 시설, 펌프가동 중. 더 강한 비구름 오고 있어 비상”이라며 트위터를 통해 기자를 자처했다.

이같이 트위터가 기존 신문, 방송 등 기존 올드미디어의‘속보’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모바일) 때문이다. 트위터는 인터넷에서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빠르게 속보를 전달해주고 댓글이나 메신저를 통해 소통이 가능해 대체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트위터는 스마트폰을 만나서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을 넘본다. 트위터 친구(팔로우, 팔로어)끼리 연결돼 있어 실시간 속보와 전파가 가능하다. 기존 포털이나 메신저 등의 전파 수단도 트위터의 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상파 방송의 한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이번 집중호우에서 방송이 트위터에 완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집단정보망’이‘언론취재망’을눌렀고‘빠른재잘거림’이‘느린의사결정’을제쳤다”며“트위터 위력을 새삼 실감하며 방송의 활로를 고민하게 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 이미 미디어‘자청’|
트위터도 스스로‘미디어’라고 부르고 나섰다. 최근 런던에서 열린 노키아월드에서 트위터는 SNS가 아니라 뉴스이자 정보라고 자신을 규정했다.

케빈 타우 트위터 부사장은“트위터는 일반인들도 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고 언론인이 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앞으로 페이스북과 같이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한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를 전달하는 ‘미디어’기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사이트 개편 발표를 통해‘미디어’에 더욱 가깝게 바꿨다. 아이패드용 앱(Twitter for iPad)과 비슷하게 인터페이스를 바꿔 사용자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전문가들은 트위터의 비즈니스 전략은 온라인 뉴스 생산자들에게 매우 강력한 도전이 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트윗(tweet)에 링크(link)로 연결된‘외부 콘텐츠나 뉴스’를 보기 위해 트위터를 벗어날 필요가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트위터가 점차 미디어 플랫폼이 되고 있다는 증거다.

 



| 미디어 전달 방식의 근본적 변화‘주목’|
여기서주목해야할것은‘` 트위터’란서비스가아니다. 한국에서도스마트폰이대중화되면서미디어전달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기존 미디어의 전달 방식은 독자와 시청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일대다(一對多) 방식의 `방송(放送: Broadcasting) 개념이었다면, 인터넷 미디어는 이를 일대소(一對少) 방식의 `협송(狹送: Narrowcasting)으로 바꿔놨다.

스마트폰의 장점은 사용자가 누구인지 특히 위치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엄청난 잇점이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 대중화는 미디어를 내로우캐스팅의 시대도 넘어 사용자에게 콕찍어 전달하는 다대다(多對多)방식의 `점송(点送: Pointcast) 시대로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과 방송은 인터넷이 미칠 영향을 예측하지못해‘` 올드미디어’중환자취급을받고매출부진과영향력감소의타격을받았다.


이제 스마트폰 확산과 트위터 등장에 따른 포인트캐스트 시대 도래로 인해 기존 신문과 방송은 과거완료형 미디어로식물인간취급을받게될지모른다. 이는기존신문과방송이‘` 포인트캐스트’의등장에대한통찰력(insight)없이 남의 일로 치부하거나 여전히 전략적으로 사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때 트위터가 위력을 발휘한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미디어의 큰 틀을 바꾼 지각변동이 이제 시작됐다는 평가도 많다.


| 신뢰도도 높아 |
‘미디어’로서의 트위터를 다시한번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 인터넷과 달리‘악성 댓글’등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는 욕설을 하거나 마음에 안드는 글을 올리는 팔로어는 언팔(Unfollow)하거나 블록(Block)을 설정하면 된다. 포털 사이트의 책임을 물을 필요도 없이 원하면 팔로(Follow)하거나 싫으면 언팔하면 된다. 트위터에서 비교적 실명과 프로플 사진이 통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는‘익명성’이란 이름아래 악플을 다는 사례가 많아 큰 사회문제가 됐지만 트위터에서는 실명 프로필을 올리는 사람은 신뢰도가 높아 팔로어가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강요가 아닌 스스로‘선플’을 올리는 사례가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트위터는 SNS가 아닌‘포인트캐스트’시대를 이끄는 뉴미디어가 됐다고 봐야 한다.


| 기존 미디어에게도‘기회’|
그렇다면 기존 올드 미디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혀 회생의 가능성이 없는 것일까?
‘짧게 보면(1년) 회생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지만 중기적(2~4년)으로는 가능성이 있으며 장기적(5~10년)으로는 `무궁무진하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1~2년간 본격적인 준비기라고 생각하고 중장기 비전을 세우면 모바일 시대에도 수익 창출과 영향력 확대(유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이유는 첫째 모바일 광고 시장이 성장이다. 언론의 가장 큰 수익원은 앞으로도 광고일 수밖에 없는데 신문, 방송 광고 시장은 줄어들지만 모바일 광고 시장은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뉴스는 여전히 킬러 서비스다. 뉴스에 대한 욕구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다단 인터넷 시대에는 무료로 제공받아 뉴스에 대한 가치가 낮아졌을 뿐이다. 모바일 포인트캐스트 시대는 `장소가 중요하기 때문에 분초를 다투는 `속보(速報) 뿐만 아니라 특정 장소, 이용자가 있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뉴스 `소보(所報)를 제공하면 뉴스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다. 이를 위해 언론은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방송, 지하철방송, 옥외 광고판, 인터넷 등의 플랫폼에 뉴스를 노출시키고 이를 광고 수익으로 연결하는 방법만을 고민해왔다. 이제는 뉴스 제공을 핵심 경쟁력으로 유지하면서 다른 서비스와 화학적으로 섞는(Mash Up) 방법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글 | 손재권(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처 : 두루누리의 행복한 상상
글쓴이 : 두루누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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