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사드 논란] 동맹은 신뢰를 먹고사는 생물체...다시 한·미 동맹을 생각한다

배세태 2016. 8. 9. 21:21

[글로벌 아이] 다시 동맹을 생각한다

중앙일보 2016.08.09 오영환 도쿄총국장

http://mnews.joins.com/article/20419949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동맹관은 돌연변이다. 동맹을 미국 세계 전략의 축으로 보는 공화당 주류와 동떨어져 있다. 비용 측면에서 접근한다. 한국·일본·독일 등의 안보 무임 승차론을 되뇌고 있다. 5일 다시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지 않으면 주둔군을 철수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일국(一國)의 관점에서 나온 신고립주의의 극치다. 반면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안보·동맹관은 보수적이다. 공화당 주류와 닮은 구석이 적잖다. 6월 2일 국가안보 연설을 보자. 북한의 위협 부분에서 동맹의 힘을 치켜세웠다. 그것은 동맹과 함께 싸우고 전사했던 미군의 유산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진영이 민주당 새 강령에 ‘일본에 대한 미국의 역사적 책무(commitment)’를 넣은 것은 주목거리다. 당초 초안에 없던 구절이지만 최종본에 들어갔다. 일본의 로비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미국 내 분위기에 대한 일본의 위기감이 짙게 배어 있다.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트럼프가 부채질하고 트럼프를 뒷받침해 온 저류의 고립주의 여파는 만만찮을 게다.

 

한·미 양국의 주한미군에 대한 사드 배치 결정은 이런 미묘한 시기에 이뤄졌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사드의 1차적 목표는 주한미군 2만8500 명방어다. 미군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주둔은 생각하기 어렵다. 주한미군이 동두천·의정부의 전방에서 평택·대구·부산의 후방으로 이동한 것은 인계철선(trip wire) 역을 피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이 한몫했다. 북한은 지금 탐지하기 어려운 이동식 발사대나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쏘기 시작했다. 다층·다차원의 방어망이 없는 상태에서 미군은 계속 주둔할 것인가. 북한의 궁극적 노림수는 주한미군 철수일지 모른다. 사드 문제에서 한·중 관계 악화만 걱정하고 한·미 동맹을 항구불변으로 보면 착각이다. 역사상 영원한 동맹은 없었다. 동맹은 신뢰를 먹고사는 생물체다.

 

동맹과 우호협력 국가를 같은 선상에서 보는 담론도 문제다. 한·미 동맹은 우리 안보의 주춧돌이다. 동맹에 대한 투자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왔다. 이것이 경제 발전의 버팀목이 됐다. 맹목적인 동맹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할 말은 하고 거부할 것은 거부하되 안보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지금은 다시 지정학이 꿈틀거리는 시기다. 지리·역사·민족·종교·인구·자원 등 바꿀 수 없거나 바꾸기 힘든 지정학 요소가 역내 국가의 전략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사드와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의 대응에도 지정학이 어른거린다. 자유·민주주의·인권의 공통 가치를 가진 역외 국가와의 동맹은 안보의 조건이다. 역외 균형자(balancer)가 없었던 구한말을 되돌이켜 보라. 안보 차원에서 우리가 미·중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 한·중 관계는 소중하지만 중국이 우리를 지켜주지는 않는다. 안보에 대한 감상적 사고를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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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참고요]

■[사드 논란]'대국병 걸린 대국`...중국 가서 당황하고 황당했던 이야기

조선일보 2016.07.29 양상훈 논설주간

http://blog.daum.net/bstaebst/18179

 

최근 중국 인민일보에서 아세안 10국과 한·중·일 세 나라 언론인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미디어 협력 포럼' 을 열었다. 중국이 신(新)실크로드로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 포럼의 하나였다. 여기에 참석했다가 예기치 못하게 중국인들의 공격적 모습과 마주쳤다. 처음엔 당황했고 나중엔 황당했다.

 

필자는 사드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도 이해는 해야 한다'는 글을 두 번 썼다. 중국의 이 힘이 거칠어지는 걸 막자는 취지였다. 지금 보면 무망(無望)한 기대였던 듯하다. 누구는 우리 정부가 잘못해서 중국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잘했던들 이 '대국병 걸린 대국'을 바꿀 수 있었을까 싶다.

 

만약 중국이 이번에 끝까지 '누가 대국이고 누가 소국인지 가르쳐 주겠다'고 나온다면 우리도 '이제 한국도 사대(事大)하던 나라가 아니다'는 걸 보여줄 수밖에 없다. 정말 불행한 일이고 막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잘못하다간 또 중화(中華) 질서 밑으로 들어간다. 그 아래선 정당한 경제 거래도, 북핵 폐기도, 통일도 없다.[요약]]

 

■[사드 논란] 한국, 미국과 동맹 없이도 생존 가능한가?

미래한국 2016.08.01 필라델피아=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http://blog.daum.net/bstaebst/18229

 

미국은 이미 다른 종류의 수단들을 통해 중국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보고 있는 나라다. 중국을 ‘탐지’하기 위해 한국에 사드 미사일을 배치할 정도로 엉성한 나라로 미국을 보면 곤란하다. 미국은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드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국을 도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터뜨리고 미사일을 시도 때도 없이 발사하는데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중국이 사드 미사일 배치를 결정한 한국에 대해서는 펄펄 뛰고 있다..한미동맹이 종료되는 날 한국은 중국, 일본, 심지어 북한으로부터도 무한한 능멸과 비하와 협박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의 전략 옵션은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다. 1) 한미동맹 없이도 중국, 일본이 우리를 건드릴 수 없을 만큼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보유하는 것. 2) 중국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도록 머리 조아리며 조심스레 사는 것.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정치가, 언론인, 지식인 그리고 국민들에게 묻고 싶다. 미국이 영원히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미국이 없어도 우리나라가 중국(혹은 일본, 북한) 앞에 당당한 국가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그렇지 않을 경우, 옵션 1과 2중 어떤 것을 국가전략 대안으로 택할 것이냐고? [요약]

 

■[사드 논란] 중화인민공화국도 시험대에 올랐다

조선일보 2016.08.05 강천석 논설고문

http://blog.daum.net/bstaebst/18227

 

중국은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속에 21세기 동북아 정세의 윤곽이 담겨 있다. 21세기 세계 질서의 모습도 이 밑그림을 기초로 그릴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 두 장의 지도 위에서 나라를 독립·통일·번영의 길로 인도할 활로를 찾아야 한다.

 

중국 또한 시험대 위에 서 있다. 신생 강대국이 부딪히는 첫 고비는 커진 힘을 관리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무대다. 여기서 미끄러지면 적대 세력, 대항 세력에 둘러싸이고 나라의 운명이 바뀐다. 100년 전 독일이 그랬다. 독일의 강대국 무대 등장은 지금 중국처럼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중국을 지켜보는 세계의 눈은 100년 전 독일을 지켜보던 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달리 있다. "한국은 강대국의 앞 얼굴과 뒷모습, 동맹의 본질과 한계를 꿰뚫어 보고 있는가." 지도자와 국민이 함께 대답해야 한다. 한국은 강대국 절벽에 둘러싸인 나라다. 나라의 지도자가 어리석으면 '당장', 국민이 어리석으면 '언젠가 반드시' 국가가 존망의 낭떠러지 앞에 서게 된다.[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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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미국 GDP는 18조달러, 중국은 11조4000억 달러다. 미국의 60% 수준이다. 군사력 특히 해군·공군 역량은 미국의 10~20% 정도로 추정된다.(상기 본문기사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