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머스크, 그가 특별한 이유 두 가지
이코노믹리뷰 2015.12.27(일) 최진홍 기자
http://m.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75423
시대에 앞서 예정된 실패를 거부하다
최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모터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지난달 13일 국내에 테슬라 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조만간 제주도를 중심으로 테슬라의 전기차가 운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테슬라는 국내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테슬라의 공동창업자인 JB 스트로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18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에너지대전 포럼'에서 "한국 시장은 아주 큰 잠재력이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를 말할 수 없지만 이른 시간에 한국에 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한 외국계 기업 특유의 전형적인 멘트다. 다만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배경에는 "시장은 탐이 나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라는 의식이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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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머스크, 그의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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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테슬라
앨런 머스크, 특별한 이유 두 가지
머스크가 특별한 이유는 많지만, 크게 두 가지로 축약해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사업적 후각이다. 그는 테슬라와 솔라시티, 스페이스X, 하이퍼루프 등으로 대표되는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철저하게 미래지향적으로 맞췄다. 아직 성과는 왁벽하지 않아도 누구나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미래지향적 가치를 촘촘하게 추구했다는 뜻이다.
극단적인 평가이지만 그가 사기꾼으로 지칭되는 이유기도 하다. 그는 누구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으며, 성공여부는 냉정하게 말해 100% 장담할 수 없다. 요동을 치는 테슬라의 주가와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는 스페이스X에 대한 무리한 청사진은 지양되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런 머스크는 자신의 사업이 '실패할 것'이라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다. 물론 '성공할 것'이라는 증거도 없지만.
이러한 사업적 후각이 자신을 중심으로 각각의 사업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세련된 기술로 표현되는 지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4월 30일(현지시각) 엘론 머스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자사 스튜디오에서 테슬라 에너지(Tesla Energy) 로드맵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정용 배터리인 파워월(Powerwall)과 기업용 배터리인 파워팩(Powerpack)의 출시다. 특히 파워월에 관심이 쏠린다. 가정용 모델인 파워월은 7kWh(3000달러)와 10kWh(3500달러) 2가지 용량이며 어떤 형태의 집이든 완벽하게 설치할 수 있는 무서운 호환성을 가진다. 태양전지패널과 파워월만 있으면 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 안전장치가 내장되어 별도의 보관장소가 필요 없다는 점도 새롭다. 크기는 1300×860×180mm, 무게는 100kg이다.
이 대목에서 에너지적 차원에서 머스크의 로드맵을 추론하면 어떨까? 테슬라는 현재 전기차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전기차 충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며 그 비용을 경쟁사에게도 부담시키는 괴상한 정책을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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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솔라시티의 에너지적 경쟁력과 테슬라의 전기차를 바탕으로 완성되는 스마트 그리드적 청사진은 연결되어야 한다. 테슬라의 전기차를 중심에 두고 이를 운용하는 에너지의 발생을 솔라시티,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능적 책임을 테슬라 에너지에 맡기는 방식은 어떨까? 여기에 기가팩토리가 배터리 생산의 첨병 역할을 담당하고 전기 자동차 충전소는 일상의 효과적인 소비 촉진재의 소명을 수행한다. 완벽한 생태계 전략이다. 파워월과 파워팩이 자동차 용품의 패러다임을 벗어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노리는 것은 온전히 에너지 그 자체다.
이 대목에서 테슬라는 전기차 특허를 '대방출'하는 특단의 승부수를 통해 자신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생태계의 외연적 확장까지 노린다. 초연결의 사물인터넷 시대, 더 나아가 거대한 스마트폰으로 작동할 자동차의 미래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최근 앨런 머스크는 2018년 완전자율주행차의 등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 출처=스페이스X
하지만 사업적 후각은 머스크의 행보를 이해하는 일차원적인 분석, 즉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여기서 두 번째 특별한 이유가 나온다. 바로 패러다임의 크기다.
머스크를 중심으로 짜여진 그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그 규모가 전 지구적, 아니 전 우주적이다. 전기차가 세상을 누비고 자율주행차가 바통을 이어받는가 하면 초고속으로 운행되는 하이퍼루프가 인류의 공간감각을 파괴한다. 스페이스X로 대표되는 우주여행의 대중화를 노리고 솔라시티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개인 에너지 시대까지 준비한다.
특정분야에 목표를 설립하고 현실에서 처절하게 승부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직 도래하지 않은 거대한 가능성에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다. 앞에서 잠깐 설명했지만 이는 머스크의 장기이자 사업의 크기다. 그의 세계는 우리와 다르다는 뜻이다.
머스크와 시드 액셀러레이터(Seed accelerator)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샘 알트만(Sam Altman)이 협력해 최근 발족한 초대형 비영리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연구소 ‘오픈 AI(openai.com)’도 흥미롭다. 머스크는 인공지능의 가능성에 부정적인 인물이었다. 그런 이유로 그는 인공지능을 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명제에 집중해 인공지능을 모두의 담론으로 끌어냈다.
대중적인 관점에서 어느 누구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아직 느끼지 못한 인공지능에 접근하는 그의 자세는 선각자의 풍모까지 풍긴다. 화성에 식민지 건설하고, 구굴과 페이스북처럼 전 지구에 위성 와이파이를 박아넣는 계획에도 비슷한 '냄새'가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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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테슬라라는 이름의 모티브가 된 니콜라 테슬라보다, 오히려 경쟁자인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을 더욱 존경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무엇을 시사하는가? 에디슨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아이템을 상품화시키는 것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다.
결국 머스크의 비전은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인재'라는 전형적인 틀을 스스로 거부하고 시대를 자신이 제시한 미래에 집중하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절묘한 상품화 전략이 전 우주적으로 펼쳐지는 방식이다.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 아니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주인공 앨런 머스크의 행보가 특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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