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1분에 7개씩 생기는 중국 기업 중 '새끼 용'은 누구냐… '응용·모바일·O2O·수퍼창업자' 4개 키워드를 보라
조선일보 2015.12.26(토) 온혜선 기자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5122501474&rank_all
궈이훙(過以宏) 中 벤처캐피털 개척자 IDG캐피털 대표
궈이훙 IDG캐피털 대표가 중국의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을 사용해 은행 계좌에서 돈을 이체하고 있다. 궈 대표는 “모바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소비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모바일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중국 내 스타트업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온혜선 조선비즈 기자
2014년 3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중국에서 창업한 기업의 숫자는 485만4000개에 달한다. 매일 1만600개, 1분마다 7개씩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이른바 '대박'을 꿈꾸는 뭉칫돈들도 중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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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가운데 유니콘(unicorn·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극소수다. 미국 스타트업 정보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유니콘은 총 113개사로, 이 가운데 중국 기업은 15개다. 미국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숫자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 차량 공유업체 디디콰이디(滴滴快的), 핀테크기업 루팍스, 드론 제조업체 DJI 등이 포함됐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중국 스타트업에서 유니콘이 될 만한 '숨은 진주'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벤처캐피털은 어떻게 이들을 찾아낼까? 궈이훙(過以宏·51) IDG캐피털 공동대표는 "중국에서 유니콘이 되거나, 유니콘이 될 만한 기업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수년 안에 전 세계 유니콘의 3분의 1이 중국 기업으로 채워질 것"이라며 "중국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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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 대표는 중국에서 유니콘을 찾아내는 데 4가지 키워드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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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중국 스타트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응용(application)'입니다. 온라인 결제회사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Thiel)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 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라고 했습니다. 바로 '제로 투 원(0 to 1)'입니다. 그러나 중국의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미국 스타트업이 새로운 기술로 혁신을 이뤄내는 것과 다르게 중국 스타트업들은 기존에 성공한 것들을 가져와 중국 시장에 맞게 바꾸는 것을 잘합니다. 일종의 응용입니다. 중국 스타트업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신기술로는 아직 미국을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국 시장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응용을 가장 잘한 기업이 바로 샤오미입니다. 산자이(山寨·모조품)라는 비난에도 애플이나 삼성 등 선도기업의 대표 제품을 빠르게 따라 하고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시장점유율도 빠르게 올랐습니다. 드론 제조업체 DJI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DJI가 드론업계에서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아닙니다. DJI보다 먼저 드론을 만든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DJI가 업계 선두주자로 떠오른 것은 저렴한 보급형 드론을 제작한 덕분입니다. 가격을 낮춰 소비자가 다소 생소한 '드론'이라는 제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의 성공 키워드가 '제로 투 원'이라면, 중국 스타트업의 성공 키워드는 '원 투 엔드(1 to end)'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엔드'는 최종 소비자를 뜻합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발판 삼아 모든 소비자를 아우르는 제품과 서비스로 만드는 것이 바로 원 투 엔드입니다. 이것이 중국 스타트업의 성공 비결입니다."
모바일
"중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큽니다. 모든 지역에 오프라인 상점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모바일은 매달 200~300달러 버는 노동자들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접근이 가능한 시장입니다. PC보다 구입 비용이 저렴하고, 따로 인터넷을 설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알리바바나 텐센트 같은 온라인 기반 회사들이 성장한 것도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잘 만든 덕분입니다. 사업 모델이 아무리 좋아도 모바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중국 스타트업 기업들이 출시한 모바일 앱들은 기능이 매우 다양합니다. 하나의 앱으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습니다.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의 경우 클릭 한 번으로 수천달러를 송금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같이 비싼 물건을 사고 항공권을 예약할 수도 있습니다. 펀드 같은 자산 관리 상품에 돈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모바일 앱 덕에 은행에 갈 필요성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중국 내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20~30대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오히려 편하게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모바일을 기반으로 성공하는 스타트업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에 있는 IDG캐피털 본사에 방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앉아서 '모바일로 대체 어떤 것까지 할 수 있나'를 종종 테스트하면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내곤 합니다."
O2O(Online to Off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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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창업자
"중국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수퍼 창업자(super entrepreneurs)'라고 불리는 기업가들을 항상 주시합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스타트업을 키워 큰돈을 번 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듯이, 중국의 수퍼 창업자들도 끊임없이 창업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과 중저가 호텔 예약 사이트 홈인을 만든 창업자가 중국 시장에 맞는 숙박 공유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중국에서 최근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온라인게임 개발업체 넷드래곤의 창업자가 온라인 교육 회사를 새롭게 만든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중국의 수퍼 창업자들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벤처캐피털 투자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보는지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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