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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전화', 걸기 쉽고, 통화 질 좋네!

배셰태 2010. 9. 12. 16:10

'구글 전화', 걸기 쉽고, 통화 질 좋네!

시사IN Live 사회 2010.09.12 (일)

 

구글이 통신업계에 또 한번 충격을 던졌다. 지메일을 통해서 전화를 걸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방식이 세상 모든 전화 통화가 무료가 되는 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 8월25일 구글이 통신업계에 또 하나의 충격을 던졌다. 구글의 무료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Gmail.com)을 통해서 전화를 걸 수 있게 한 것이다.

 

컴퓨터를 이용해 전화하는 방법은 이미 여럿 존재한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스카이프. 전 세계에서 5억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국제전화 사용량의 10% 이상을 점유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카이프는 PC 대 PC로 통화할 때만 무료이며, 인스턴트 메신저처럼 서로의 사용자 ID를 미리 등록해놓아야 통화할 수 있다. PC에서 일반 전화번호로 통화하려면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반면 구글이 발표한 지메일 전화는 미국과 캐나다 내 모든 일반 전화번호 통화도 무료로 제공해 놀라움을 안겨준다(구글은 우선 미국 내 사용자에게만 이 지메일 콜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즉, 전화통화료를 실질적으로 ‘공짜’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비록 ‘올 연말까지’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미국 언론은 구글이 내년에도 계속 무료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전화는 나라별로 분당 2~5센트의 저렴한 통화료가 적용된다. 스카이프보다도 약간 싼 가격이다. 미국에서 한국의 일반전화로 걸 때는 2센트, 휴대전화는 5센트가 든다. 미국에서 한국의 일반전화로 1시간을 통화하면 1.2달러(1500원)가량이 드는 셈이다.

 

 

          지메일 전화(위)가 개통되고 하루 만에 100만 통화가 이루어졌다. 
  

상대방이 콜백하면 내 지메일이 “따르릉”

 

통화 품질은 어떨까? 사용하기는 쉬울까? 필자는 실제 사용해보고 감탄했다. 크롬이나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같은 인터넷 브라우저에 플러그인을 깔고 재시동하면 끝이다. 채팅 창에 나타나는 ‘Call phone’이라는 아이디를 클릭하면 전화번호 키패드가 나타나고 바로 상대방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걸면 된다. 통화 품질은 깨끗했다. 대화에 전혀 지장이 없었고, 상대방이 내가 컴퓨터를 이용해 전화를 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다. 한국으로 걸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재미있는 점은 전화를 받는 상대방에게 정상적인 내 전화번호가 보인다는 것이다. 내가 예전에 역시 무료 서비스인 구글보이스에 가입해서 고유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 전화번호로 ‘콜백(call back)’을 했을 경우는 내 지메일이 “따르릉” 하고 울린다. 컴퓨터+지메일이 완벽하게 통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전화기 구실을 하는 셈이다. 미리 구글보이스에 가입하지 않고 전화를 거는 사용자의 경우는 상대방에게 동일한 지메일 프로모션용 전화번호가 뜬다. 반면 스카이프를 통해 일반전화로 전화를 거는 경우에는 ‘0000123456’ 같은 낯선 번호가 뜬다.

 

어쨌든 지메일 콜은 써보니, 쉽다. 수화기를 귀에 댈 필요 없이 컴퓨터 마이크·스피커·이어폰을 이용해서 핸즈프리로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구글보이스를 이용하면 전화를 못 받는 경우 상대방의 음성 메시지를 받을 수 있으며, 영어 음성 메시지는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이메일이나 문자로 보내준다.

 

음성 메시지 녹음 기능이 있는 10여 만원짜리 고급 전화기와 월 전화통화료 몇 만원이 없어도 공짜로 그 이상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건 정말 혁명적인 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날 24시간 동안 지메일로 100만 통의 통화가 이뤄졌다고 한다. 뉴욕타임스의 테크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포그는 ‘구글이 무료 전화로 또 한번 업계를 뒤흔들었다’ 라는 칼럼에서 “지메일 콜은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포그의 말처럼 지메일 콜은 이제 전화통화가 완전 무료가 되는 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은 컴퓨터를 통해야만 무료로 전화를 걸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 기술이면 얼마 안 있어 아이폰을 위한, 안드로이드폰을 위한 무료 구글폰 앱이 나오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 같다.

 

국내 통신업체들이 지메일 콜이 미국에서만 된다고 안심하면 큰코다칠 듯싶다. 구글이 언제 이 서비스를 한국까지 확대할지 모른다. 정말 새로운 변화를 따라가기 어려운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