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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무인자동차가 현실로…한국 경제, 혁신가 나와야 산다

배셰태 2015. 8. 11. 18:42

영화 속 무인자동차가 현실로… 혁신가 나와야 경제가 산다

한국경제 2015.08.10(월)

http://www.hankookilbo.com/m/v/dd139dba5fdb4fc98cd9896718618a32

 

[임정욱의 뜬 트렌드 따라잡기]

 

해외 창업자들의 무모한 도전, 대화형 로봇·태양광 배터리팩 등

혁신기업 인수해 기술개발 앞장, 능력있는 인재는 과감히 채용도

富 대물림 받는 한국 재벌들… 30위 內 부자에 창업자는 7명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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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는 로봇 ‘페퍼’를 공개하고 있다. 지바=AP연합뉴스

 

“예전의 10년은 지금의 1년과 같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혁신의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다. 애플의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은 지 아직 10년이 되지 않았는데 이제 온 인류가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할 기세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 모두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 중독이 됐다. 어떤 정보든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 요즘 택시도 스마트폰으로 호출해 타는 것이 점점 일반화되는 등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생활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택시기사들로서는 섬뜩한 소리이지만 무인자동차가 5년 안에 상용화된다고 한다. SF소설에 나오는 미래가 성큼 눈 앞에 와 있다.

 

이런 미래는 거창한 꿈을 가진 거물 창업자들의 담대한 도전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무모해 보이는 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세상을 바꿀 기술을 가진 초기 창업기업(스타트업)을 수십조원씩 주고 인수하기도 한다.

 

또 능력 있는 인재라면 엄청난 연봉을 제시하며 과감히 채용한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회장, 미국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같은 최고경영자(CEO)들이 담대한 꿈을 꾸는 창업자들이다. 미국, 일본, 중국 경제는 이처럼 과감한 창업자들이 모범이 돼서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면 재벌 2세, 3세 위주의 국내 재벌기업들이 중심인 우리 경제는 최근 역동성을 잃어버리고 침체에 빠져 있다. 재벌 2, 3세들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부를 지키는데 집중하거나 형제들끼리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인다. 땅콩을 문제 삼아 비행기를 회항시키기도 한다. 면세점 사업처럼 수익이 보장된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해외 거물창업자들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미래를 열고 있다. 어찌보면 무모한 도전이지만 성공하면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위대한 도전들이다.

 

손정의가 아이폰 만드는 폭스콘을 로봇 회사로 바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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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가정용 태양광 에너지 배터리팩 ‘파워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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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아프리카 오지 등에 무료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 중인 무인항공기 ‘아킬라’. AP 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의 드론과 일론 머스크의 파워월이 바꾸는 세상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꿈은 전세계에 인터넷을 보급하는 것이다. 인터넷이 닿지 않는 아프리카 오지에 사는 사람들까지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곧 페이스북 이용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지구상에 아직 인터넷을 접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40억명이다. 페이스북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거대한 무인비행기(드론)를 몇개월씩 하늘에 띄워놓고 지상에 레이저를 쏴서 인터넷 접속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은 대형 여객기인 보잉737 크기의 ‘아킬라’라는 드론을 지난달 공개했다. 엄청난 크기에도 불구하고 아킬라는 차량 1대 무게 밖에 나가지 않는다. 아킬라는 날개에 붙은 태양광 패널을 통해 에너지를 얻어서 약 90일 동안 연료공급 없이 하늘을 난다. 초기에 황당하게 들렸던 이 계획은 착착 현실화되고 있다. 오지에서 처음 인터넷을 접속하는 사람들은 열렬한 페이스북 이용자가 될 것이다.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와 우주항공업체 스페이스X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최근 추진하는 혁신 사업도 입이 딱 벌어진다. 그는 지난 5월 가정에서 태양광에너지를 저장해두었다가 쓸 수 있도록 하는 거치형 배터리팩 파워월을 선보였다. 가격은 용량에 따라 각각 3,000달러, 3,500달러로 책정되었다.

 

머스크의 시도가 실효성 없다는 비판도 있지만 만약 성공하면 수많은 가정의 배터리팩을 연결하는 새로운 전력 공급망이 등장하게 된다. 당연히 기존 에너지회사들을 위협하는 새로운 유형의 전력회사가 등장할 수 있다. 다들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를 성공시킨 만큼 그의 파워월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혁신가가 없는 한국 경제

 

반면 우리 경제는 해외처럼 혁신적 사업이 새로운 산업을 일구는 역동성을 보여주지 못한채 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왜 그럴까.

 

매년 포브스지가 발표하는 전세계의 부자 순위를 국가별로 살펴봤다. 일본은 손정의 회장이 2위다. 그리고 일본은 부자 순위 10위 중에 8명이 창업자였을 정도로 창업자들이 강세인 나라다. 손 회장은 다른 일본기업인들의 본보기이기도 하다. 필자가 지난해 만난 일본 유수의 이동통신회사 부사장은 “마사요시(손 회장의 일본명)가 어떻게 옛날에 알리바바에 투자할 생각을 했을까 모르겠다”며 “우리도 무엇인가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에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부자 순위 10 위 안에 창업자가 6명이다. 신흥 부자들이 속속 탄생한 중국은 1위부터 30위 사이에 상속 부자는 단 1명이며 29명이 모두 자수성가한 창업자다. 1위는 알리바바의 마윈, 2위는 바이두의 로빈 리, 3위는 텐센트의 마화텅으로 중국 정보기술(IT) 삼두마차의 창업자가 차지하고 있다.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 쥔도 8위를 차지하며 매년 급부상하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를 살펴 보자. 포브스 부자 순위 30위중에 순수 창업자는 7명 뿐이다. 나머지 23명은 부를 대물림한 상속자들이다. 우리는 이 같은 ‘상속자의 나라’를 ‘창업자의 나라’로 바꿔야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