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그리스 사태, 남의 일이 아니다 - 정대영 | 송현경제연구소장

배세태 2015. 7. 8. 21:42

[경제와 세상]그리스 사태, 남의 일이 아니다

경향신문 2015.07.08(수) 정대영 | 송현경제연구소장

http://media.daum.net/editorial/column/newsview?newsid=20150708210745236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7082106125&code=990100

 

그리스 사태가 국민투표 결과 채권단의 긴축안이 거부됨으로써 혼돈 속에 빠져들고 있다. 그리스가 빚을 많이 탕감받아 살기가 나아질지, 유로존을 탈퇴하여 유럽의 변방으로 남을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그리스 사태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앞으로 사태의 확산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한국은 1997년 IMF 사태라는 엄청난 외환위기를 겪었다. 그리스 사태의 본질을 잘 짚어보고 대비할 것은 미리 대비해야 한다.

 

먼저 그리스 사태는 대표적인 재정위기로 세금이나 국채 등의 정상적인 재정수입으로 공무원 봉급 등의 재정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국가부도 상황에 이른 것이다. 재정위기도 다른 위기와 같이 과다 부채가 핵심 원인이다. 부채가 늘어난 원인으로 한쪽에서는 방만한 복지지출을, 다른 쪽에서는 정부의 무능과 부자들의 탈세를 지적하고 있다. 양쪽 다 원인이지만 유럽의 평균적인 기준에서 볼 때 정부의 무능과 탈세의 비중이 더 클 것 같다.

 

그리스의 전체 복지 수준은 유럽에서 뒤떨어진 상태이고, 탈세와 부정부패 등으로 인한 지하경제의 비중은 아주 높은 수준이다. 그리스는 부유층의 탈세가 일반화되어 그리스 의사들이 독일 청소부보다 세금을 적게 낸다고 한다. 독일 세무공무원을 그리스에 파견하여 세무행정을 혁신하면 그리스 재정위기는 쉽게 해결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다음으로 그리스가 유로라는 유로존의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것도 재정위기의 원인이다.

 

<중략>

 

마지막으로 시장의 급격한 변심도 그리스 재정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

 

<중략>

 

이런 그리스 사태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은 어떤가? 1997년 IMF 사태는 기업 부문의 과다부채와 이에 대한 금융기관의 위험관리 실패가 핵심 원인이다. 부문은 다르지만 그리스 사태와 같이 과다부채가 위기의 원인인 것이다.

 

지금 한국은 하우스푸어로 대표되는 가계부채가 오래전부터 위험 수준에 와 있다. 저금리와 집세 인상,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 덕분에 문제가 표면화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 이후 계속되는 재정적자로 인해 정부부채는 늘고 있다. 재정적자나 정부부채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다르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아직 양호한 상태라 하고 일부 학자는 이미 위험한 수준에 와 있다고 한다.

 

시장상황이나 경제환경은 항상 바뀐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저금리 정책을 지속할 수 없고, 고령화와 지방이주 증가로 주택 수요가 줄 수 있다. 그리스 사태에서 보듯 해외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급변할 수도 있다. 한국은 금융과 실물 면에서 대외의존도가 아주 높다.

 

그리고 부정부패와 정부의 무능, 부유층의 탈세도 그리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위기는 언제 어떤 형태로 올지 모른다. 기업, 금융기관, 가계, 정부 등 경제주체가 건전해야 위기의 충격이 작고 극복도 쉽다. 각 경제주체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이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위기 대비의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