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칼럼 2010.08.30 (월)
오는 9월말부터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출현할 길이 열리게 되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준비중인 고시안이 다음달 중 확정되는 대로 MVNO사업자는 이동통신사업자(MNO)인 SK텔레콤의 망을 빌려 이동통신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600여개 MVNO사업자가 기존 MNO가 못했던 파격적인 요금 할인 및 자신만의 콘텐츠를 담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직접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우리의 MVNO는 MB정부가 대선공약의 일환으로 이동통신 요금 20%인하를 목표로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었으나 몇 년간 지체되다 이제서야 사업이 가능하게 됐다
OECD 주요 국가들이 이미 10여 년 전부터 MVNO를 도입한 것에 비하면 우리는 매우 늦은 감이 있다. 더군다나 국내 이통시장은 양적인 면에서 이미 포화상태이고 스마트폰 시장의 확산 등 그야말로 빅뱅의 과정에 있어 MVNO의 성패는 더욱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MVNO의 성패는 적정한 도매대가가 필수적이다. 해외의 수많은 MVNO의 사례를 보더라도 도매대가 수준이 사업성패의 주요 핵심임을 보여준다. 특히 MVMO가 활성화된 영국의 경우, 기존 MNO 대비 약 40~60% 저렴한 요금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도 MVNO사업자가 최소 고객에게 20~30% 이상의 저렴한 요금을 제공하려면 도매제공대가 할인율이 60% 수준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에게 할인된 요금을 제공하고 그에 따른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예비 MVNO 사업자와 MNO가 생각하고 있는 도매대가 수준은 그 간극이 큰 상태로 방통위는 그 접점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신이 깔아놓은 망을 빌려주면서 자기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와 사업 과정에서 발생될 여러 가지 번거로움에 대한 MNO의 근시안적인 사고가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해외 MVNO는 대부분 MNO가 MVNO를 상생의 파트너로 삼고,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한 경우이며 이 경우 MVNO사업자는 물론 MNO 또한 추가 이득을 얻고 있는 윈윈 게임이다
영국 T모바일의 경우 1999년에 버진 모바일에 망을 제공하였는데, 2000년 EBITDA 마진율이 -7% 에서 2004년에는 32.8%로 급증해 무려 40%성장을 이루었다. 매출 또한 46억 유로에서 61억 유로로 대폭 오르게 된다. T모바일의 성장 배경에는 버진 모바일이 영국 제1의 MVNO사업자로서 성장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MVNO사업자인 일본통신의 경우 3G와 와이파이망을 상황에 따라 연결하는 데이터 통신 서비스 `도치카'를 선보여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MNO인 도코모가 적극적인 사업참여를 통해 3G망과 레이어2(Layer2) 상호접속을 통해 주파수 이용 효율을 높여 1분에 10엔이라는 저렴한 이용료를 실현함으로써 가능했다. 해외사례를 차치하고 아주 소극적으로만 보더라도 현재 구조로는 MNO는 망을 임대만 해주어도 손쉽게 추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망도매 제공대가 산정 방식은 리테일마이너스(RETAIL MINUS) 방식으로 MNO의 이윤을 보장하는 구조로 MNO는 도매활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고도 소매이윤을 보장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MVNO 도입 취지는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활성화 및 요금인하를 통해 소비자 편익 증진을 구현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MVNO 사업은 MNO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이며 아무리 정부가 강제로 의무를 부여하더라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MVNO성공의 관건은 MNO의 자발적 협조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해외사례를 보듯이 MNO가 MVNO 사업자를 경쟁의 관계가 아닌 상생의 파트너로서 인식할 때 MVNO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MNO 또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다.
통신비 인하라는 최초 MVNO의 도입취지를 살리고 더 나아가 침체된 국내 통신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MNO의 인식전환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김태경 온세텔레콤 MVNO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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