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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기업, 핵심 차별 역량은 '빅데이터'

배셰태 2015. 5. 17. 16:56

[핀테크 세상] 핵심 차별 역량은 '빅데이터'

조선일보 2015.05.16(토) 홍병철 레드헤링 대표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5051202314&facebook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그 회사가 가진 핵심역량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답은 차별화될 수 있는 그 회사만의 고유한 노하우다. 그리고 스타트업의 서비스나 제품이 다른 경쟁사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그 차별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장벽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이 관건이 된다.

 

국내 많은 핀테크 기업들이 지불결제, P2P 대출, 크라우드 펀딩, 개인투자 및 자산운용 분야에 걸쳐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이런 신생 벤처팀들을 만날 때 주로 하는 질문이 그들만의 독특한 경쟁력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럴 때 마다 느끼는 것은 몇몇 예외를 제외하곤 아직 대다수 국내 핀테크 업체들이 차별화면에서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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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수집할 수 있는 외부에 공개된 데이터 소스들을 효율적으로 수집하는 기술이나 노하우를 가진 기업도 남보다 신속하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기업들은 위에 언급한 독점적이거나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파트너를 통해 제공받은 데이터를 분석한다.

 

미국 LA의 온라인 기반 서브프라임 대출업체인 제스트파이낸스(ZestFinance)는 외부 데이터 제공업체들로부터 구매한 데이터와 대출 희망자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개인 신용도를 분석한다. 제스트파이낸스의 주고객군(일반 신용등급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더 복잡하고 세분화된 데이터분석 시스템을 적용해 신용등급을 재평가함으로써 월급 대출(payday loan)이 가능한지를 결정한다. 보통 은행들은 40개 미만의 변수로 구성된 모델을 통해 개인 신용도를 평가하는데 비해 제스트파이낸스는 1만개 변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구축해 개인 신용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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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금융회사들은 대출 신청자가 장기간 취업 상태가 아니거나 대출 상환 및 은행거래 내역 등의 기록이 없는 경우 대출하는데 매우 인색하다. 그러나 이들이 반드시 수익성이 없는 고객이라고 볼 수는 없다. 기존 방법으로 이들의 신용 상태를 평가하기 어려울 뿐이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 이들의 신용상태를 평가한다면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제스트파이낸스 처럼 개인신용 데이터에 특화한 빅데이터 분석이다.

 

그럼, 국내 빅데이터 시장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법제도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은 모두 가입자 개인이 승낙하지 않으면 어디에도 개인정보를 사용할 수 없는 opt-in 방식으로 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개인정보 보호와 상업적 이용간의 균형을 추구해 개인이 거부하지 않으면 개인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opt-out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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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더 개인정보 보호에 보수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2012년부터 기업 등이 보유한 개인정보를 익명화한 후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법규정을 만들어 빅데이터 관련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방침에 따라 일본 내 교통 및 통신업체들은 빅데이터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익명화된 개인정보 조차 거래가 불법화 되어 있다. 결국 빅데이터를 이용해 사업 기회를 확장하고자 하는 핀테크 등 다수 국내 기업들이 성장하기에 매우 열악한 환경이다. 빅데이터는 이제 디지털경제의 중요한 기반산업으로 부상했다. 빅데이터 산업의 성장 없이는 디지털경제가 발전하기 어렵다. 개인정보 이용법에 대한 정부당국의 혁신적인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