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우버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2015.05 06(현지시갼) By GEOFFREY A. FOWLER
http://www.wsj.com/articles/BL-229B-19282?mobile=y
ROBERT NEUBECKER
돈 많은 슈퍼리치들은 작은 종을 울려서 시종을 부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기술에 의존하는 방법이 있다. 종 대신 스마트폰을 두드려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다.
가정부, 안마사, 의사, 요리사, 주차 요원, 쇼핑 도우미, 플로리스트, 바텐더 등 자신의 앱을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자들이 호출 후 10분 이내에 현관문 앞에 당도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처럼 들리는가. 하지만 조만간 슈퍼리치가 아닌 바쁜 현대인들은 바로 이런 방식으로 온갖 허드렛일을 처리하게 될지 모른다.
요즘 고객의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컨시어지 경제(concierge economy)’가 휴대폰을 기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필자가 거주하는 인터넷 스타트업 밀집지역 샌프란시스코는 이 현상이 매우 두드러진다. 이들 업체는 스스로를 교통 혁명을 일으킨 우버에 비유한다. 휴대폰으로 고객과 근처에 있는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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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SUMMERLIN
푸시 포 피자 앱을 이용해 피자를 신속히 주문할 수 있다.
이젠 모든 것에서 우버같은 서비스를 만끽할 수 있다. 빨래를 대신해주는 와시오(Washio), 요리를 대신해주는 스프릭(Sprig)과 스푼로켓(SpoonRocket), 우체국 볼일을 대신해주는 십(Shyp), 안마사를 불러주는 질(Zeel), 의사를 보내주는 힐(Heal), 술을 배달해주는 소시(Saucey), 짐가방을 싸주는 더플(Dufl), 심지어 의학적 용도의 마리화나를 배달해주는 이즈(Eaze)란 앱까지.
이 외에도 훨씬 많다. 언뜻 봐서는 도대체 이런 앱들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지 판단이 안서는 관계로, 필자는 지난 일주일 동안 칵테일 배달과 안마 서비스를 포함해 12개 가량의 앱을 시험해봤다.
앱이 할 일을 대신해주니 사는 게 한결 수월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이런 앱이 게으른 자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앱은 서비스가 훌륭했으며 놀랍게도 일부는, 필자의 돈을 절약해 줄 정도로 매우 독창적이고도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앱들이 샌프란시스코처럼 스타트업의 성지가 아닌 지역에서도 통할까, 혹은 1년 후에도 여전히 망하지 않고 존재할까 하는 것이다.
마음에 가장 들었던 앱은 GPS를 활용한 대리 주차 서비스 럭스(Luxe)인데 한마디로 마법같다. 우선 차에 탄 후 럭스 앱을 열고 행선지를 말한다. 그리고 나서 차를 출발시키면 럭스가 내 휴대폰을 추적해 딱 제 시간에 주차 요원을 행선지로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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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스 앱은 고객의 차를 대리 주차해준다. 한 럭스 주차 요원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거리를 오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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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즌에 따르면 이런 앱들은 훨씬 손쉽게 신뢰할 만한 장터를 탄생시킴으로써 비어있는 주차공간, 임시 근로자 등 전에는 충분히 이용되지 못했던 자원을 적극 활용한다. 이것이 주문형 컨시어지 경제를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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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IT 기업들이 타코 판매점이나 꽃집, 세탁소들보다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그것도 수익을 내면서? 꼭 그렇진 않을 것이다. 관리자가 소프트웨어 뿐이라면 품질 관리는 어려울 것이다. 필자의 경우엔 주문형 앱들을 사용하면서 큰 문제가 없었지만 독자나 동료들에게서 끔찍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또한 이런 앱은 금방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벌써 망했다고 알려진 주문형 세차 서비스가 두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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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FOR LOUISE ROE
소시는 주류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아이템들을 배달해준다
주문형 앱들이 자신들이 고용한 임시 근로자를 협력업체라 부를 수 있게 될지도 의문이다. 이런 업체를 위해 일하는 근로자 대부분은 최저임금 근로와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는 이런 업체들이 꾸준히 일할 직원을 보유하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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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실리콘밸리나 뉴욕, LA 지역이 아닌 곳에서 휴대폰을 컨시어지로 이용하는 게 얼마나 이치에 맞는가 라는 근본적인 의문도 있다. 이는 시간제 앱 근로자 인력이 충분히 공급되고 컨시어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수요가 충분한가 라는 문제이기도 하다.
필자가 자란 곳인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라면 통할 것 같은 서비스도 있다. 푸시 포 피자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사우스 캐롤라이나인의 시각에서 볼 때, 포스트메이츠에서 주문하는 행위는 마치 돈을 내다버리는 것이나 같다. 배달이 안되는 음식을 배달해주는 건 좋지만, 도로가 넓고 슈퍼마켓과 주차 공간이 넘치는 그곳의 특성상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긴 해도, 시간에 대한 가치평가는 사람마다 다르다. 주문형 앱의 가치를 측정하는 한 가지 방법은 그것이 대신해주는 번거로움이다. 직접 식당에 가서 뭔가를 사오느니 포스트메이츠에 8달러를 더 내고 저녁을 해결하는 쪽을 택하는 부모도 있을 수 있다. 게다가 포스트메이츠는 미국 내 무려 14개 주에서 이용가능하다.
그나저나 럭셔리란 게 대체 뭔가? 이젠 아무도 우버를 ‘리무진 서비스’라 부르지 않는다. 그냥 우버라 부를 뿐이다.
이 기사의 영어원문 보기
http://www.wsj.com/articles/theres-an-uber-for-everything-now-1430845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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