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깃털처럼 가벼워진 기존 거대세력…권력은 쇠퇴하고 있다
한국경제 2015.03.05(목) 송태형 기자
http://m.hankyung.com/apps/news.view?aid=2015030597091
많은 국가에서 부와 소득은 소수에 더 집중되고 있다. 몇몇 나라의 정부는 더 커지고 있다. 선진국에서 중산층은 점점 줄어들고, 극소수 사람들이 상상을 뛰어넘는 부를 축적하고 있다. 거대한 부를 손에 쥔 집단과 개인은 부를 이용한 정치적 영향력을 더 많이 행사한다.
이런 현상은 권력에 대해 널리 퍼져 있는 생각과 들어맞는다. 권력은 돈과 같고, 권력을 손에 쥐게 되면 훨씬 더 많은 권력을 거머쥘 가능성이 커지고, 이런 관점에서 권력과 부의 집중이 끊임없이 거듭되는 것이 인류 역사의 핵심동력이란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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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제스 나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최고연구원(사진)은 이런 일반적인 통념과 상반된 주장을 펼친다. “권력이 쇠퇴하고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권력을 잡기는 전보다 훨씬 쉬워졌지만, 행사하기는 더 어려워졌으며, 잃기는 더 쉬워졌다는 의미에서다.
나임 연구원은 《권력의 종말》에서 정부 정당 군사 기업 종교 노동조합 자선단체 미디어 등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권력의 변화를 깊이 탐구한다. 페이스북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올해를 ‘책의 해’로 삼겠다며 페이스북 이용자와 함께 읽고 싶은 첫 번째 책으로 이 책을 꼽아 화제에 올랐다. 저커버그는 “이 책이 개인들에게 권력을 준다는 평소 내 생각과 일치한다”며 “오늘날 세계가 전통적으로 정부와 군대 같은 거대한 조직만 보유했던 권력이 어떤 식으로 개개인에게 옮겨가는지 탐색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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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권력은 점점 완력에서 두뇌로,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서양에서 동양으로, 전통적인 거대 기업에서 민첩한 벤처기업으로, 완고한 독재자에서 소도시의 광장과 사이버 공간의 민중으로 이동하고 있다. 거대 기업이 둘러친 시장 진입 장벽에 균열이 생기고, 정부와 정당의 정책이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한 거센 비판과 도전에 좌초되기도 한다.
기존 거대 세력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구축한 위계질서와 조직력, 자본, 기술 등의 장벽이 점점 허물어지는 이유는 세 가지다. ‘양적 증가’ ‘이동’ ‘의식’의 혁명적 변화다. 국가 정당 기업 재단 인재 범죄조직 등 뭐든지 더 많아진 ‘양적 증가’는 권력의 통제를 어렵게 하고, 사람 돈 아이디어 상품 서비스 등이 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낮은 비용으로 움직이는 ‘이동 혁명’은 기득권의 장벽을 우회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두 요인은 새로운 사고방식과 마음가짐, 기대, 열망, 행동, 가치관을 창출하는 ‘의식 혁명’으로 이어져 권력의 권위를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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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위기를 어떻게 헤쳐가야 할까. 저자는 거대한 규모와 자본, 폭력, 독점 등을 필수조건으로 생각했던 권력에 대한 개념 자체를 바꿔야 하며 ‘순위 경쟁’에 주목하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가 체계를 마비시키는 ‘거부권 정치’를 근절하려면 “민중의 풀뿌리 운동에 의한 정치 개혁이 무엇보다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당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통한 시민의 정치 참여를 통해 정부의 힘이 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치 체제가 신뢰를 회복해 정치 지도자들이 권력의 쇠퇴를 저지할 능력을 갖춰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교착 상태를 벗어나게 할 수 있을 때 기후 변화와 같은 긴급한 세계 문제도 다룰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대중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고 촉진하는 더 강하고 현대적이고 민주적인 정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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