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공유·사회적 경제外

[공유경제] '제레미 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 사회`

배셰태 2014. 9. 13. 17:42

[Foreign Book Review] 제러미 리프킨의 ´제로 한계비용 사회´

조선비즈 2014.09.13(토) 김희수 KT 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9/12/2014091202501.html?outlink=twitter

 

<중략>

 

기술 혁신이 한계비용 제로로 떨어뜨려… '공유 경제'가 대안

 

기술 발전은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반갑지만, 함께 다가오는 '고용 없는 성장'은 현대 사회의 공포이다.

 

운전기사를 실직자로 만들 구글 무인 자동차의 상용화가 코앞으로 다가왔고, 배달원을 사전에서 사라지게 할 아마존의 무인 비행기(드론)도 개봉 박두이다. 로봇 가격이 워낙 싸져서 중국으로 공장을 옮겼던 필립스는 본국 네덜란드의 무인 공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컴퓨터와 로봇의 노동 대체는 고급 직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법률 판례 분석 소프트웨어(EDiscovery)를 이용하면 한 변호사가 변호사 500명의 일을 할 수 있다. X레이나 CT 촬영 판독을 의사 대신 컴퓨터가 할 수도 있다.

 

<중략>

 

이런 추세로 가면 소수 천재만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른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지난 4월에 출간한 '제로 한계비용 사회(The Zero Marginal Cost Society·국내 미출간)'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그는 이미 1995년 '노동의 종말'이란 책으로 자동화에 따른 대량 실업 문제를 예견하고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19년 전 리프킨의 경고는 한낱 러다이트(기계 파괴 운동)주의자의 주장으로 치부됐다. 그동안 경제학자와 정책 입안자 대부분은 '기술 발전이 일시적으로 실업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생산성 향상이 소비와 투자로 이어져 결국 성장과 고용 창출에 기여한다'고 믿어왔고, 이를 뒤집을 증거도 부족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닥친 '대침체(Great Recession)'로 고용 없는 성장과 경기 회복이 지속되고, 급속한 기술 발전(특히 인공지능)으로 기계가 노동을 대체하는 영역이 획기적으로 확대되면서 그의 주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로 한계비용 사회'란 무슨 뜻인가? 모든 사물의 스마트화(사물인터넷) 추세가 수십 년 더 진행되면, 모든 산업(심지어 제조업조차)의 생산 방식이 디지털화하고, 생산 인프라(통신망, 물류망, 에너지망)는 지능을 가진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되어(3차 산업혁명) 모든 산업의 한계 생산 비용(마지막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다. 마치 인터넷 뉴스나 스마트폰 앱 같은 '디지털 재화'를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해도 기업에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중략>

 

이런 상황에서 산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은 두 가지뿐이다. 독과점화를 허용해 가격을 올리거나, 가격을 거의 제로로 두되 모든 사람이 생산 비용을 소비량과 무관하게 동등하게 분담하는 것이다.

 

리프킨이 주장하는 것은 둘째 방안이다. 통신이나 전력 산업의 '보편적 서비스'와 유사한 사회정책적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협업으로 생산에 참여하고 그 산출물을 공유하는 '협업형 공유 경제' 방식으로 경제가 운영된다면, 제로 한계비용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마음껏 써도 자원이 고갈되지 않는 풍요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리프킨이 제안하는 대안이다.

 

집카(zipcar·차량 공유), 에어비앤비(airbnb ·빈 방 공유)가 가장 비근한 예이며, 난치병 환자가 공유하는 증세와 치료 경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참여형 의료 모델, 여러 개인으로부터 투자 후원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이 확산일로다.

 

리프킨은 10여년 전부터 EU의 집행위원회, 의회 및 국가 지도자들(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의 자문역을 맡아왔고, 그의 비전을 받아들인 '제3차 산업혁명 프로젝트'가 EU에서 가동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