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고령화 산업,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배셰태 2010. 7. 10. 20:20
“고령산업,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부산] “고령친화상품을 전시한다고 해서 보청기나 휠체어 같은 것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해외업체 제품을 구경해보니깐 종류가 굉장히 많아서 놀랐습니다.”

부산 실버엑스포에서 만난 남상은씨(20·여·부산 해운대구)의 이야기다. 부산시는 고령친화산업의 육성 및 건강한 실버문화의 확산을 위해 오는 7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2010 부산 실버엑스포를 개최했다.

부산 실버엑스포 총 담담자인 부산시 고령화대책과 조영춘 담당자는 “부산시민들에게 고령친화사업을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 이번 행사의 가장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에선 미래 전략사업인 고령친화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08년부터 매년 부산실버엑스포를 개최해왔습니다. 외국에선 일찍부터 고령화산업에 눈을 떠서 많은 연구와 투자를 통해 현재 고령화산업이 굉장히 발달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고령친화산업의 중요성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실버엑스포와 같은 박람회를 통해 더 많은 부산 시민들이 고령친화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면 앞으로 국내 기술이 더욱더 발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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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벡스코에서 부산실버엑스포가 열렸다.

올해 엑스포에는 국내외 100여개 업체에서 참여해 고령친화산업관련 제품을 전시하고, 체험관을 운영하는 한편 상품설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행사장은 복지/재활용구 산업관, 실버의료/요양관, 실버라이프관, 특별관 4곳으로 돼 있었다. 각 행사장 중 건강관리보험공단이나 국가인권위원회, 동의의료원 부스 등 공익성이 강한 부스들은 전액 부산시에서 지원해 줬으며 일부 상업성이 있는 부스들은 회사부담을 원칙으로 했다.

복지/재활용구 산업관에는 고령친화 용품이나 복지용구, 고령자 보조 재활기구 등과 관련된 건강용품들을 직접 체험해 보고 현장에서 구매까지 가능한 부스가 많았다.

이곳에서는 전기매트, 보청기 등 간단한 제품에서부터 허리의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의료기기, 보행보조기구 등이 있었다. 그리고 보조기구뿐만 아니라 노인들을 대상으로 개발한 건강식품과 의료식품들도 팔고 있었다.

복지 재활용구 산업관에서 만난 남상은씨는 고령친화상품의 시장규모에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엑스포를 관람하기 전에는 노인용품 시장하면 주로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을 위한 재활치료기계나 휠체어 같은 것들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엑스포를 통해 의료기기나 보조기기와 관련된 국내외 다양한 회사들의 제품들을 보면서 시장규모가 굉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시력교정용 안경이 아니라 의료기기 안경이 있던데요, 그 제품을 끼면 나이가 들어 쉽게 피로한 눈이 좀 더 편안하다더군요. 다양한 노인친화상품 산업이 발전한다면 노인분들이 지금보다 더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버의료/요양관은 무료 건강검진을 비롯해 실버타운이나 의료관광 서비스 등을 소개하는 부스로 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부산시에 있는 병원이나 요양원 관계자들이 직접 엑스포 관람객들에게 건강상담을 해주며, 요양원 입소 관련 상담도 해줬다.

동의의료원에서 마련한 부스에서는 어르신들이 간단한 무료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동의의료원은 간단한 혈압검사부터 체질검사, 혈액검사까지 무료로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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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관람객들이 무료로 혈압과 혈액 검사를 받고 있다.

동의의료원 기획팀의 박재곤 계장은 “2008년부터 매년 부산실버엑스포에서 엑스포 관람객 노인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검사들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엑스포 참관 노인을 대상으로 혈압이나 혈액검사를 병원에서 하는 과정과 100% 동일하게 무료로 검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 검진을 통해 당뇨, 콜레스테롤, 간염, 빈혈 등의 10가지 검사결과를 집에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한방 사상체질검사 역시 해드리는데 매년 노인분 들의 반응이 너무 좋으셔서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실버엑스포에 참가할 계획입니다.”

부산시 고령화대책과 조영춘 담당자는 “무료건강검진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많은 어르신들이 찾고 있다”며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어르신들은 의료제품이나 건강보조기구들을 한번 둘러보고 제품을 사는 등 노후 건강에 더 신경을 쓰게 되고, 결국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버라이프관에는 실버금융상품이나 장기요양보험서비스등울 홍보하는 부스가 많았다. 이곳에 있는 건강보험공단 부스에서는 2008년부터 시행한 노인장기요양보험 사업을 홍보하며 노인분들과 1:1 상담서비스를 해주고 있었다. 또한 노인분들이 스스로 혈압과 체지방, 골다공증 측정을 할 수 있게 부스 내에 자가건강측정기기를 설치했다.

건강보험공단 부산지역본부 장기요양1파트장 배종수 차장은 “국민들이 낸 세금이 어떻게 노인관련 정책으로 이어지는지를 알리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사업을 시행한지 2년이 흘렀습니다. 현재 전국 각지에서 많은 분들이 이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를 구체적으로 잘 몰라서 이용하시지 못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동안 제도를 잘 몰라서 이용하지 못했던 분들에게 제도를 알리기 위해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또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자신들이 낸 보험료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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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 부스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사업을 홍보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특별관에서는 업체 관계자들이 일본, 대만, 중국 등의 해외 업체와 국내 업체외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고령친화산업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여 정부의 관련산업 정책과 기업간의 다양한 정보교류의 장을 제공했다.

2010년 부산 실버 엑스포를 관람하신 70대 서정도씨(부산 해운대구)는 “앞으로도 이런 엑스포를 꾸준히 개최해서 더 많은 노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문 등 매스컴에서 노인관련 정책이나 실버용품들을 소개하더라도 별로 관심 있게 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 해 본 게 아니라서요. 하지만 박람회에서 직접 고령친화용품이나 복지용구들을 직접 체험해보고, 상담을 통해 노인들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알 수 있어 참 좋습니다. 또 무료로 건강검진을 해 주니깐 내가 어디가 안 좋구나, 더 건강에 신경을 써야겠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죠.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해서 자신의 건강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친구와 함께 실버엑스포를 찾은 50대 주부 김숙희씨(부산 수영구)는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눈으로 비교해 볼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제가 어르신들을 모시고 살아서 평소 건강용품은 자주 구입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건강용품의 경우 회사마다 기능의 차이도 있고 가격대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꼼꼼하게 따져보고 사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런데 실버엑스포를 관람하면서 한 번에 다양한 회사제품들을 비교해 볼 수 있어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해외 업체들 제품도 쉽게 접해볼 수 있었어요.”

부산시 고령화대책과 조영춘 담당자는 “향후 개최할 부산실버엑스포에서는 장애인관련 부스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엑스포에서도 일부 장애인 관련 보조기기나 의료기기들 관련 부스를 일부 마련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장애인 분들과 노인 분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의료보조기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과 실버엑스포를 함께 개최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습니다. 확실하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그렇게 추진해 보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한국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11.0%에서 2050년 38.2%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세계 평균이나 선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미리미리 대비해야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실버엑스포처럼 고령친화사업을 필요성을 알리는 행사가 늘었으면 좋겠다.

정책기자 최주현(대학생) juhyeonchoi@nate.com
등록일:2010.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