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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문화공간 활용 늘리는 것도 창조경제다-김용기 초이스경제 논설위원

배셰태 2013. 10. 29. 13:21
[김용기 문화칼럼]민간 문화공간 활용 늘리는 것도 창조경제다

 초이스경제 2013.10.29(화)

 

민간 공연장도 관심갖고 독려하면 공연문화 훨씬 더 활성화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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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일부가 되어 삶을 영위하던 인간이 문명이라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바로 부락을 꾸리는 일이었으리라. 도구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동물 가운데 가장 나약한 개체로 머물렀을 인간은, 단합과 협동을 통해 야생의 삶을 슬기롭게 극복한다. 『월든』으로 유명한 소로우와 함께 야생과 자연의 삶을 강조했던 미국의 시인이자 생태철학자인 게리 스나이더는 그의 주저 『야생의 삶』에서 인간이 자연에 대한 겸손함을 잊지 않아야 함을 역설한다. 너무 빠르게 진행된 문명화의 폐해가 커지고 있는 현대사회임이 틀림없지만, 이 세계는 여전히 앞으로만 나아가는 방향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다시 문명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그나마 문화예술이 성장만능의 원리와 과도한 욕망의 팽배를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기제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세계경제는 더 이상 1차산업과 2차산업만으로는 양적팽창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위까지 다다른 듯하다. 결국 이윤창출을 위해 이제 남은 선택지는 서비스와 문화예술이 될 것이다. 게다가 문화는 삶의 질적 만족도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의식주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이제는 문화예술을 통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따라서 산업적으로도 문화예술의 가치가 점점 커지는 것은 필연적인 귀결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보면, 여전히 갈 길이 요원하다. 공공의 영역에서부터 비롯된 문화예술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속성 때문에 중립을 지키기 어렵고 어느 쪽으로든 치우치게 마련이다. 다시 말해 지배 권력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을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민간영역에서의 자생적인 문화예술은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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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렇게 민간에서부터 시작된 자발적인 시도들이 현 정부에서 주창하는 ‘창조경제’에도 부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창의적인 역량과 인프라를 키우겠다는 것이 창조경제의 골자이다. 그렇게 창조경제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좋은 토대제공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공립공연장이 국고나 지방세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는 건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원을 받기 위해 공연장가동률이나 기획공연의 수준은 고려되지 않는다.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감이 떨어지는 형국이니 아무래도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반면 민간영역에서 제대로 운영되는 경우도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지원금 한 푼 없이 근근이 버티고 있는 민간의 문화공간에도 지원이 시작된다면, 결과적으로 공공부문과 비교대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민간에 대한 지원이 어떤 결과를 거두는지 객관적인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보다 효율적인 방향으로 체질개선이 시작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