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공유·사회적 경제外

경제민주화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정의'이다

배셰태 2013. 10. 18. 10:34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헌법에 나와 있든 경제민주화가 다시 떠오른 진짜 힘은 '경제 정의'를 실천하자는 강력한 의지라 볼 수 있습니다. 재벌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자영업자든, 월급쟁이 서민이든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경제 정의를 이루자는 바람입니다. 요컨데 대중이 중심이 되는 대중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허나, 정치권에서는 이런 국민의 바람을 염두에 두지 않은 듯합니다. 정치 슬로건화해 사용하려는 인상이 역력하기 때문입니다.앞서 언급한 경제민주화의 의미는 크게 경제 정의를 실현하자는 것인데도, 정치권에서는 주로 경제민주화를 재벌 개혁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재벌의 지배구조 개혁과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겠다는 게 핵심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나 불공정 거래 행위 단속이 대표적입니다.그러나 이는 지극히 근시안적으로 재벌을 소재로 한 민심 얻기의 하나쯤으로 보입니다.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경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있습니다.따라서 한국에서 경제 정의라고 하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정의' , 즉 자본과 시장경제의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말입니다.그렇다면 자본의 정의란 무엇일까? 바로 '지배구조의 정의'입니다. 즉 소유구조의 정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이 상호출자를 근간으로 산업과 경제를 장악하고 동네 상권까지 무차별적으로 넘보는 잘못된 지배구조를 고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상호출자란 그룹 계열사 간 서로가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배부자 씨가 초기자본 100을 투자하여 A사를 설립했다고 합시다. 배부자 씨는 다시 A사의 자금 50을 B사에 출자하고, B사는 출자받은 자금 50중에 30으로 다시 A사의 증자 주식을 매입했습니다. 이 경우 A사와 B사의 대차대조표는 <도표>와 같습니다. 이 도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실제로 배부자 씨가 투자한 금액은 100에 불과하지만 A사와 B사 간에 상호 주식을 보유(출자)함으로써 회계상으로는 총 180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그리고 A사는 B사의 지분 100퍼센트를 보유하며, B사 역시 A사의 지분 23퍼센트를 보유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상호출자는 실질적인 기업 가치 증가없이 단지 해당 기업 간에 지분만 형식적으로 늘려 계열 관계를 형성하고, 이 계열 관계를 통해 배부자 씨가 두 회사를 지배하는 효과를 낳게 됩니다.또 이런 계열사 간의 상호출자 관계가 A→B→C→•••→A와 같이 서로 꼬리를 물고 순환 고리를 형성하게 되면 순환출자 구조가 됩니다. 즉 순환출자 구조는 상호출자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시장경제의 정의란 서민이든, 자영업자든,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열심히 노령하면 자기 힘으로도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는 '시장경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시장경제 내에서 자유로운 선태, 공정한 경쟁, 자기책임 그리고 올바른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지는 경제 체제가 정의로운 시장경제의 본래 모습입니다.

 

이 중에서 '공정한 경쟁'은 '공정'과 '경쟁'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공정은 출발 선상의 평등을 강조합니다. 기회의 평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공정하다면 서민이든 부자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시작점에서 모두 같은 기회를 부여받아야 합니다.학벌 • 지연에 따른 차별과 편법, 반칙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것, 이것이 바로 공정입니다.

 

그다음으로 경쟁은 자율성을 뜻합니다. 자율적인 창의력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서로가 자기 능력이나 상품의 우수성을 겨룰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두 단어에서 알 수 있는 공정한 경쟁이란 출발 선상에서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여 누구든지 자율적으로 창의력과 효율성을 발휘하여 각자의 능력과 상품 그리고 서비스로 겨룬다는 말입니다.

 

지금껏 한국 경제가 성장잠재력을 잃고 국민 삶이 어려워진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시장경제 정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제 정의를 실천하는 것, 즉 자본과 시장경제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 제1 과제입니다.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시대착오적인 권위주의 문화에 함몰되어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선거가 있을 때만 온갖 슬로건을 내걸면서 재벌 때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개혁하는 시늉만 낼 뿐입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작태를 지켜만 봐야 하는가. 정치적 투쟁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피켓에 이 문구를 써넣으세요. "다수의 권리와 이익이 보장되는 경제민주화로 나아가라".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