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2013.10.17(목) 최형림 동아대 항만물류시스템학과 교수
자동차·의류·지식 등 이미 많은 자원 공유, 불경기 저소득 탓 커…인간 소유욕은 과제
최근 공유경제라는 용어가 새로이 회자되고 있다. 경제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다소 어렵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미 실행에 옮겨져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개념이다. 공유경제란 자신이 소유하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나 물건, 지식 등을 함께 나눠 쓰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IT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공유경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자동차를 원하는 시간만큼 공유하는 '쏘카(SOCAR)', 값비싼 정장을 공유하는 '열린 옷장', 업무 및 회의 등을 위한 공간을 공유하는 '코업(CO-UP)', 빈방을 공유하는 '코자자(KOZAZA)', 지식을 공유하는 '위즈돔(WISDOME)' 등이 그것이다.
공유경제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다양한데, 이와 관련해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행사의 기념 연구보고서는 시사하는 바 크다. 먼저 거래자원을 확대시킬 수 있다. 기존의 소유경제 아래에서는 한 번 구매해 소유하면 거래가 끝이 나지만, 공유경제에서는 지속적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절판된 책과 음반은 다시 시장에서 구매할 수 없지만, 공유경제를 통해 이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다시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도 거래가 가능하다. 지식을 공유하는 '위즈돔'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공유경제는 또 IT 플랫폼 기반에서 거래가 형성되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거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구 반대편의 빈방을 확보할 수 있고, 세계 각국의 인재가 가진 재능과 지식도 필요하면 거래할 수 있다. 공유경제에서는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공유경제는 거래시장 규모도 확대시킬 수 있다. 패키지여행의 불만으로 여행을 꺼리던 고객들이 공유경제를 통해 직접 빈방과 가이드 서비스를 구매해 여행을 다니고, 주부들이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가지고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비전문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이용해 새로운 거래시장을 창출하는 등 기존 소유경제에서는 거래에 참여할 수 없었던 주체들이 시장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렴한 거래비용과 새로운 수익 창출로 시장의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것도 공유경제의 특징이다. 개인 간의 직거래를 통해 유통마진을 제거, 필요한 시간만큼의 비용만 지불하는 거래구조로 비용을 줄여 수요시장의 수익을 제고할 수 있는 것이다. 유휴 자원의 공유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공급시장의 수익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공유경제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한계도 지니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한계는 물건을 소유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다. 공유경제가 이슈가 된 것은 글로벌 경제침체와 위기로 인해 젊은 세대들의 소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려 소유 대신 공유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다시 공유보다는 소유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오늘날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유휴제품의 재활용을 새로운 경제활동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어려운 경제 속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중고제품 재활용으로 받아들인다. 또한 내가 사용하던 제품을 타인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검증되지 않은 타인의 제품을 내가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불확신 또한 공유경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다. 공유경제를 통한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법률적 뒷받침도 아직 많이 미흡하다. 대부분 법률이 소유경제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공유경제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는 명확하다. 하지만, 공유경제의 한계로 지적되는 인간의 소유욕망은 매우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이다. 법률적 뒷받침은 지속적으로 노력하면 가능하지만, 인간의 소유욕망은 그렇게 쉽게 변화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으로 공유경제의 활성화와 지속적인 발전, 이것을 위해서는 개인의 의식 변화가 우선 필요하다. 다양한 공유경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소유'보다는 '공유'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청소년과 젊은 세대들이 변화한다면 우리나라는 새로운 공유경제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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