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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기술 10선] 新 제조혁명 몰고올 3D 프린터

배셰태 2013. 8. 12. 09:35

[미래창조기술 10선]③ 新 제조혁명 몰고올 3D 프린터

조선비즈 2013.08.12(월) 

박혜정씨의 결혼식장 웨딩 테이블에 놓여 있는 신랑·신부 피규어 모습./ 모아 제공
박혜정씨의 결혼식장 웨딩 테이블에 놓여 있는 신랑·신부 피규어 모습./ 모아 제공

박혜정(31)씨는 지난 6월 초 결혼식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역상동 소재 3D 스튜디오 ‘모아(Moa)’를 찾았다. 남들과 다른 웨딩 사진을 주문하기 위해서였다. 며칠 뒤 모아 직원은 웨딩 사진 촬영장을 찾아 예비 신랑·신부의 모습을 3D스캐너로 입체 촬영했다. 계약한 지 열흘 뒤 신랑·신부와 똑 같이 생긴 피규어(입체 인형)가 결혼식장 입구 테이블 위에서 하객을 맞이했다. 모아가 신랑·신부의 입체 스캔 자료를 3D 프린터로 출력한 뒤 세공 작업을 거쳐 피규어를 완성한 것이다.

3D프린터가 제조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3D프린터 붐’이 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연초 국정연설에서 “3D프린터는 거의 모든 제품의 제작 방식을 혁신할 잠재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김태수 모아 대표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 다니면서 3D프린터의 인기를 목격했다. 김 대표는 귀국하자마자 3D스튜디오 모아를 창업했다. 그는 “지난 6월 부터 3D스캐너와 3D프린터로 피규어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요즘 웨딩부터 가족 사진까지 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3D프린터 시장은 이제 갓 눈뜨기 시작했다. 개인과 중소기업이 초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대기업은 아직 뛰어들지 않았다. 3D프린터는 2D프린터와 작동원리가 비슷한다. 인쇄용 프린터처럼 물건을 3차원 입체 모형으로 인쇄한다. 그만큼 기술 장벽은 높지 않다. 값은 1000달러(약 112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지 않다. 자본 투하량보다 창업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3D프린터 사업은 중소기업에게 적합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 국내 3D프린터 제조업 걸음마 시작

오픈크리에이터스와 캐리마의 3D 프린터. 각각 개인용, 산업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각사 제공
오픈크리에이터스와 캐리마의 3D 프린터. 각각 개인용, 산업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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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아이언맨의 손 부분을 각각 3D 프린터로 출력한 것/오픈크리에이터스 제공
공과 아이언맨의 손 부분을 각각 3D 프린터로 출력한 것/오픈크리에이터스 제공

◆ 3D프린터 곧 가정용까지 보급 …2020년 6조원 시장까지 성장

3D프린터는 30여년 전 개발됐다. 개발 초기 프린터나 소재가 너무 비싸 제한된 용도 외에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최근 대당 1000달러까지 값이 떨어졌다. 값의 하락 속도는 가팔라지고 있다. 산업 전문가는 조만간 대당 50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3D프린터 값이 떨어지면 제2 산업혁명이 도래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우선 3D프린터는 금형작업을 대체할 수 있다. 완성품이 나오기 전까지 금형작업 없이 수차례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 금형 작업은 비싼 것으로 악명 높다.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 스포츠 용품 업체는 3D프린터로 다양한 신발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수요는 이미 폭발적이다. 항공기 부품부터 의료용 자재까지 정밀 제품의 제조를 3D프린터에 의존하고 있다. 항공기 제작사 보잉은 300여개 부품을 3D 프린터로 생산하고 있다. 벨기에·네덜란드 의료진은 3D 프린터로 인공 턱뼈를 만들어 환자에게 이식했다. 미국 코넬대는 3D 프린터로 젤리 형태의 인공 귀를 제작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홀러스어소시에츠는 3D프린터 시장은 해마다 두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해 2016년 31억달러(3조4500억원), 2020년 52억달러(5조8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 소장은 “3D프린터의 종류나 수요처는 앞으로 2~3년 동안 팽창할 것"이라며 ”값은 더 떨어지고 품질은 나아져 가정용 3D프린터 시장까지 활성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