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세계는 지금 '구글' 당하고 있다
조선일보 IT/과학 2010.05.29 (토)
- ▲ 그래픽=김의균 기자 egkim@chosun.com
['TGiF (Twitter·Google·iPhone·Facebook) 시대'를 해부한다]
[2] 구글
처음에는 검색 엔진으로 시작, 광고·휴대폰 등으로 영토 확장…
마술부리듯 세상의 변화 주도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빈 화면에 '구글(Google)'이라는 영문 로고, 그리고 검색어를 입력하는 빈 직사각형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다. 명절이나 특별한 기념일에는 로고 모양이 조금씩 바뀌기는 한다. 하지만 야후(Yahoo)나 네이버(Naver) 같은 다른 검색 포털과 비교하면 초라하게 보일 정도이다.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추구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겉모습은 구글이란 빙산의 일각, 아니 그 일각의 조각에 불과하다. 〈구글드·Googled〉란 책을 쓴 켄 올레타(Auletta) 뉴요커 수석 칼럼니스트는 "구글은 더 이상 단순한 검색 엔진의 이름이 아니다"면서 "구글은 21세기 지구 상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기업을 일컫는 말"이라고 말한다.
구글과 관련된 몇 가지 수치를 들어보자. 구글은 현재 전 세계 검색 시장의 7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루에 20억개 이상의 검색어를 처리하고 있다는 얘기다. 구글의 서버에는 1조개 이상의 웹사이트 내용과 연간 수십억명에 이르는 구글 서비스 이용자들의 인터넷 이용 정보가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당신이 이용한 지난 몇 년간의 구글 검색 결과와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Gmail)을 통해 주고받은 온갖 이메일도 이 중 일부다.
구글은 지금은 인터넷 세상의 주류가 돼버린 '공짜 경제' 모델의 개척자이자 가장 성공적인 수확자이다. 구글은 서비스 이용자에게 돈을 받지 않는다. 대신 고객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맞춤형 인터넷 광고 사업을 벌인다. 그 내용이 얼마나 정교한지 "구글은 당신에 대해 어머니나 아내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구글 매출의 97%가 인터넷 광고에서 나온다. 광고만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구글은 지난해 광고 수입만으로 65억달러의 이익을 내 삼성전자(83억 달러)나 애플(82억 달러)에 근접했다.
더 중요한 것은, 구글 제국의 영토가 무한대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6~7년 전만 해도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래야 인터넷 검색 하나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50가지가 넘는다. 동영상, 전화, 휴대폰과 TV에 이르기까지 구글은 인터넷이 끼어들 여지가 있는 모든 분야로 사업 폭을 넓혀가고 있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구글과 접속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구글의 광고 수입은 늘어난다.
요즘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IT 업계의 판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구글은 거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폰과 구글 TV 모두 애플을 정조준하고 있다.
TGiF 시리즈 2편에서는 구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봤다. 〈경영학 콘서트〉의 저자 장영재 박사는 구글을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기업'이라고 칭했다. 켄 올레타는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TGiF 중 어느 기업이 가장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구글을 꼽았다. 애플(아이폰의 'i'로 대변된다)은 그 다음이었다. 그는 앞으로 구글과 애플의 양웅(兩雄) 간에 펼쳐질 '스타워즈'가 세계 IT·디지털·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마도 구글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구글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본다면 "이 회사는 대단한 광고 회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구글의 매출 중 97%가 광고에서 나온다.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업체이기도 하다. 시장 점유율이 40%가 넘는다.
사실 광고는 전형적인 올드 비즈니스이다. 방송사나 메이저 신문 같은 미디어 업계의 거인들이 유통 채널을 틀어쥐고 있으며, 광고의 수익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보다는 시청률이나 발행 부수 같은 매체의 영향력에 기대 광고를 판매하고, 광고 요금을 책정했다.
그런데 구글이 들어오면서 이런 기존의 판이 깨졌다. 구글은 2000년대 초반 인터넷 광고 시장에 애드워즈(AdWords)라는 검색어 광고와 애드센스(AdSense)라는 인터넷 배너 광고 상품을 선보였다. 그리고 구글은 인터넷 이용자가 클릭한 횟수만큼, 즉 광고 효과만큼만 광고료를 받겠다고 선언했다.
클릭당 광고료라는 아이디어는 이미 오버추어(Overture)라는 인터넷 광고 업체가 시작한 것이지만, 구글은 여기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불어넣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만들었다. 광고를 보는 사람에 따라 내용이 바뀌는 '맞춤형 광고'를 만든 것이다. 광고주가 원하는 정확한 타깃 고객을 집어내 이 사람들에게만 광고를 하겠다는 얘기다. 광고 시장의 불투명성에 질려 있던 광고주로서는 눈이 번쩍 뜨이는 얘기였다.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막강한 구글 검색의 기능을 이용해 이를 실현해냈다. 구글 검색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입력하는 연간 수천억건의 검색어와 검색 결과를 분석해 사용자들의 나이와 성별, 소득, 직업 같은 정보와 함께 이들의 취미가 뭔지, 어떤 상품을 좋아하는지, 어떤 뉴스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등을 가려낼 수 있다. 이를 응용하면 광고주들이 원하는 타깃 고객들만 골라내는 것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관심 없는 광고를 덜 보게 되니 좋고, 광고주는 광고 효과가 높아지니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식이다.
구글이 시도한 또 하나의 혁명은 광고 신청과 집행을 자동화한 것이다. 광고주들은 인터넷으로 광고를 신청하고, 광고 단가도 광고주들 간의 인터넷 경쟁 입찰로 정해진다.
예를 들어 27일 현재 구글에 '운동화'라는 키워드를 쳐넣으면 G마켓과 스니커굿샵, 신세계몰 등 세 업체의 운동화 판매 광고가 순서대로 뜨는데, 이는 이들 광고주들이 클릭당 광고료로 얼마를 주겠다고 입찰을 할 때 G마켓이 제일 많은 액수를 써냈고, 다음은 스니커굿샵이, 신세계몰이 다음으로 많은 액수를 써냈다는 뜻이다(입찰 금액 외에 인기도 같은 것도 반영된다). 이 과정에서 구글의 직원이 직접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다. 구글은 판만 벌여줄 뿐, 나머지는 광고주와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구글을 통해 인터넷 광고가 자동화되면서 소규모 기업이나 자영업자들도 인터넷 광고시장의 새로운 고객이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인기 없는 검색어라면 한 건당 5센트라는 헐값에도 광고가 가능해진 것이다. 저가에, 자신에게 맞는 표적 광고를 내려는 광고주가 급증하면서 구글의 광고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른바 '롱테일(long tail)' 효과를 누린 것이다.
구글은 창업 초기부터 추구해온 과학과 통계, 자동화에 기반한 효율성의 극대화라는 목표를 광고 시장에서 실현함으로써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게 됐다. 구글은 이 수익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해 인터넷 세상에서 구글의 입지를 넓혀간다. . 구글의 다음 타깃은 모바일 인터넷이다. 구글은 앞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서비스에 한층 진보된 형태의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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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드 Googled -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켄 올레타 저/김우열 역/타임비즈/2010.02.11
출처:
http://book.nate.com/detail.html?sbid=6223225&sBinfo=bookinfo#pre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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