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재판] 이재명 “민간업자 결탁 근거 있냐” 유동규 “김만배와 유착 안됐나”

배셰태 2024. 4. 10. 00:29

이재명 “민간업자 결탁 근거 있냐” 유동규 “김만배와 유착 안됐나”
조선일보 2024.04.09 허욱 기자
https://www.chosun.com/national/court_law/2024/04/09/K7XWJEHG6NGJREVLQT6RNUYBOE/

李, 총선 전날 법정서 유동규와 설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재판에서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씨와 설전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뉴스1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재판에서 이 대표는 8시간 가까이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았다. 재판이 끝날 무렵 이 대표는 증인으로 나온 유동규씨에게 직접 질문하며 두 사람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위례신도시 사업과 추진 과정에서 민간사업자 도움을 받았다는 유씨 증언에 대해 직접 반박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가 사업 방침을 정하고 공사가 부지 직접 매입하는 것으로 정해진 상태인데 유씨가 굳이 시장을 찾아가 공사가 아파트 부지를 매입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씨는 “성남시가 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에 LH가 부지를 다른 곳에 팔려고 했다”면서 “당시 공사가 설립되기 전이었고, 시장이 방침을 정했다고 해도 LH가 따르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증인은 문서가 아니고 구두로 설명을 듣고 저에게 보고했다고 하는데, 원래 구두로 보고하면 근거가 남지 않고 판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특수목적법인(SPC) 만드는 방안 등은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정상 아니냐”고 했다. 그러자 유씨는 “정무적인 일은 보고서를 만들라고 하셨었나. 보고서 안 남기지 않느냐”며 “제가 시장님이 하지 말라는 걸 어떻게 진행하느냐”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씨나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와 결탁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증인은 제가 남욱 등 대장동 토지를 매입하는 사업자들과 유착이 됐고, 선거에 도움을 받기로 약속하고 실제로 도움을 받았고 그걸 저한테 보고해서 제가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이냐”고 했다. 이에 대해 유씨는 “맞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만배씨의 측근이 경기도 2급 직원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몰랐느냐. 김만배씨와 유착이 안 되셨느냐”고 되물어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유씨가 답변 도중 목소리를 높이자 “왜 이렇게 흥분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묻고 유씨가 반박하는 장면은 약 30분 가량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22대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공판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재판이 끝나자 오전 서울중앙지법 출석 때와 달리 별도 발언 없이 법원을 떠났다. 이 대표는 총선 막바지 유세를 위해 용산역 광장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재판 출석 당시 약 11분간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한 입장문을 읽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이 무도한 정권에 대한 확실한 심판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이 대표는 경남, 강원, 충북 등 총선 접전 지역 7곳과 후보자 실명까지 거론하며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재판을 받으러 온 피고인이 법원을 선거 유세 장소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16일 재판을 열고 이 사건 증거에 관한 양측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또 이번달 23일에는 유씨와 함께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알려진 남욱씨를 불러 증언을 듣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