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한일 정상회의 결산] 5. “민주주의 vs 독재주의 대립 심화...군사 충돌 가능성도”
VOA 뉴스 2023.08.29 이조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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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에 이어 공동회견을 했다.
미한일 3국 정상회의는 민주주의와 독재주의 나라 간 연대가 심화하는 국제 현상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양측 간 대립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VOA는 역사적인 미한일 정상회의를 결산하는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그 다섯 번째 순서로 ‘미한일 대 북중러’ 연대 양상을 짚어봤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이번 미한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민주주의적 가치를 공유하는 집단과 독재주의적 가치를 공유하는 양측 사이 대립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민주주의 국가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북한, 더 나아가 이란 등 두 집단 내 결속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와의 화상 통화에서 “이번 미한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형성된 새로운 3국 관계를 ‘독립된 실체의 진영(standalone entity bloc)’으로 규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일 3국의 새로운 파트너십은 공통의 관심사 때문만이 아니라 원칙과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에 생겨난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나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협의체)와 같은 여러 흥미로운 역내 혹은 범지역적 그룹 형성의 가장 최근 징후”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경우 역시 이른바 ‘진영’ 형성까지는 아니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규칙 기반의 질서에 도전한다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북한 간 관계는 그 밖의 공유된 가치나 원칙에 기반한 파트너십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세 나라 간 협력은 “냉소적이고 전술적이며 사안별 파트너십에 가깝고 심지어는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편의상의 결혼’ 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 해군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도 VOA에 ‘미한일 대 북중러’ 양상을 ‘진영’으로 특징짓는 것은 단순한 정의라며 더 큰 글로벌 역학 관계를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한국, 일본과 모두 조약 동맹을 맺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이 참여하는 ‘쿼드’, 주요 20개국(G20)과 더불어 미한일 모두가 참여하는 주요 7개국(G7) 플러스, 그리고 미국이 참여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미한일 모두가 참여하지 않는 유럽연합(EU) 등이 있으며 전 세계 여러 관계들을 감안해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도 VOA에 “새로운 진영이 형성되기보다는 냉전 시대의 오래된 연합이 재구성되고 있는 것”이라며 “새로운 특징들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국과 소련이 아닌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주역이 되는 재구성”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간단히 말해 미한일 측은 민주주의와 자유, 평화, 번영이라는 가치에 기반한 연합인 반면 중국과 러시아, 북한 측은 독재정치와 독재주의 세력을 대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대립 양상이 짙어지고 있는 것은 특히 미중 경쟁의 결과라는 것이 해석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VOA와의 화상 통화에서 “미중 간 강대국 경쟁이 국제 관계의 지배적인 틀이 됐다”며 “이런 국제 환경의 틀이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반응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중 경쟁이 심화하면서 (국제 관계의) 중심이 되는 두 나라가 다른 나라들의 지원을 구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중국은 이미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회색지대’ (전술) 활동을 증대하고 있고 타이완에 대한 공격적 행동을 늘리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국, 한국, 일본, 유럽 국가와 같은 민주주의 나라들의 전 세계적인 연대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미중 경쟁이 핵심 요소인 이 두 양측 간 대립은 경제적 경쟁에서 군사적 대결과 충돌 가능성의 국면으로 옮겨갔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 세 나라뿐만 아니라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 협력체인 브릭스(BRICS)와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의 결속이 더 강해지면서 문제는 극도로 두드러지고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양측 간 대립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소위 ‘진영’을 정의하는 방식을 다르지만 중국 및 러시아와의 군사적 대립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며 “따라서 연합 및 통합 군사력과 준비태세가 상당히 중요하고 이런 점에서 북한, 그리고 한국에 대한 북한의 행동도 무시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도 “양측 모두 충돌을 원하지 않고 충돌을 피할 수도 있지만 긴장이 고조되는 현재 환경과 긴장을 완화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강력한 소통 채널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오판으로 인해 타이완 해협과 한반도, 심지어는 남중국해에서도 군사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양측 간 대립 양상이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미한일 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과 같은 나라들, 그리고 중국, 러시아, 북한과 같은 나라 간 발생하고 있는 현재의 치열한 경쟁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지정학적으로 전개되는 상황의 궁극적인 방향은 북중러, 특히 ‘진영’ 형성 능력을 갖춘 중국의 행동에 의해 좌우될 것이지만 그것은 또한 이들 나라가 하는 일에 대한 미한일 등과 같은 나라들의 대응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허드슨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도 VOA에 “양측 간 대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지만 단순한 미한일 대 북중러 간 경쟁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 측이 정치 및 경제 전쟁의 직접적인 수단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달성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규모 권력전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규칙과 기술적 우위, 포괄적인 국력을 둘러싼 장기적 경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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