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조선일보/사설] 민주당 쇄신한다고 고른 위원장이 상식 밖 음모론자

배세태 2023. 6. 6. 17:04

[사설] 민주당 쇄신한다고 고른 위원장이 상식 밖 음모론자
조선일보 2023.06.06 배성규 논설위원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3/06/06/TTRG33Y4RVCCFIAEPK6AU3FCOY/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당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장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추대했지만 반나절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 이사장은 천안함·코로나와 관련해 사실과 전혀 다른 음모론을 펴고 왜곡된 반미친중 발언을 해왔다. 정상이 아닌 민주당이 당을 쇄신하겠다고 골랐던 사람이 이런 비정상적 생각에 빠져 있다니 혀를 차게 된다.

이 이사장은 소셜미디어와 기고문 등을 통해 북의 천안함 폭침 도발을 두고 “자폭된 천안함 사건 조작”이라고 했다. 천안함 장병들이 스스로 폭탄을 터뜨려 배를 침몰시켰다는 것이다. 각종 사고설 등 다른 괴담들과도 차원이 다른 황당한 주장이다. 희생된 장병들은 물론이고 살아남은 장병들을 모욕하고 짓밟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국회를 장악한 다수당을 쇄신한다고 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당의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장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추대했다. 그러자 당내에선 곧바로 "상식과 거리가 먼 친명 인사"라며 철회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뉴시스

그의 황당한 주장은 이뿐이 아니다. 중국발 코로나에 대해선 “코로나 진원지는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일방적 침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정권의 도발로 시작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미국을 향해선 “패악질 깡패짓을 한다”고 비판하면서 중국에 대해선 “코로나 과학 방역” “발전하는 현대 중국”이라고 했다. 한미 연합 훈련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느냐고 물어야 할 정도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윤가’라고 부르고 ‘좀비’ ‘무뇌아’ ‘조폭 무리’ ‘범죄 집단’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해선 “보면 볼수록 든든하고 박식하고 깨끗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런 사람이 민주당을 쇄신하면 그때 당이 어떤 모습일지는 불 보듯 했을 것이다. 이러니 민주당 내부에서도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에 경도된 인물”이라며 임명 철회 요구가 나왔던 것이다.

민주당에서 혁신위 출범을 결정한 것은 이 대표의 각종 비리 수사·재판과 돈 봉투 사건, 코인 논란, 팬덤 정치 등 문제를 해결하고 당을 환골탈태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런 사람에게 혁신위원장을 맡겼으니 쇄신은 허울일 뿐이고 실제로는 이 대표 호위용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결국 자진 사퇴로 끝났지만 내로남불, 부정비리, 입법폭주, 포퓰리즘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