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뇌물죄 법리로 본 이재명 죄책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관련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적용한 핵심 혐의는 '제3자 뇌물죄'다. 형법 제130조의 제3자 뇌물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직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할 때 성립한다. 결국 본 죄의 구성요건과 관련한 핵심 쟁점은 '부정한 청탁'과 '제3자의 범위'다.
먼저 부정한 청탁과 관련하여 판례는 청탁의 대상이 된 직무집행이 위법·부당한 경우는 물론, 적법하더라도 직무집행과 금품 사이에 '대가성'이 있는 경우 범죄 성립을 인정한다. 또한 부정한 청탁은 '명시적 의사표시'뿐 아니라 양 당사자 사이에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는 '묵시적 의사표시'로도 가능하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남욱 변호사 등 위례 사업자들이 2014년 정진상 정책실장의 지시로 성남FC에 5억을 후원한 것은 딱 떨어지는 제3자 뇌물죄다. 이미 공범자들이 기소된 두산건설의 경우도 후원 방안 검토를 밝히며 성남시에 부지 변경을 요청하는 공문을 제출했고, 병원 부지가 상업용지로 변경되고 용적률도 250%에서 670%로 대폭 상향됐기 때문에 명백한 제3자 뇌물죄다. 이 대표는 '기업 유치, 적극 행정' 운운하나 후원금 내기 직전까지 21억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는 점에서 어불성설(語不成說)의 궤변이다. 네이버의 경우도 제2사옥 건축 허가와 분당수서도시고속화도로 직접 진출입로 설치 등의 대가로 공익법인인 희망살림을 통해 후원금을 우회 지원했다는 점에서 넉넉하게 부정한 청탁을 인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제3자의 범위'와 관련하여 판례는 본인과 공동정범, 생활이익을 같이하는 가족 등 형법 제129조의 '단순 뇌물죄'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제3자로 인정한다. 특히 판례는 '공무원과 제3자 사이에 이해관계가 있을 것'을 요하지 않는 바 따라서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제3자의 경우도 범죄가 성립한다.
그런데 이 대표의 경우 성남일화 인수 당시 인터뷰에서 "난 정치인이다. 당연히 정치적 이득을 고려한다. '이재명이 성남구단을 운영하는 것을 보니 능력 있는 사람이구나' '더 큰 역할을 맡겨도 되겠다' 이런 소리를 듣는 것이 궁극적으로 내가 노리는 정치적 이득이다"라고 공언했다. 이야말로 이 대표와 성남FC 사이에 '이해관계가 있다'는 명백한 반증이 아닌가. 결국 과거의 이재명이 현재의 이재명을 잡는 자살골 내지 자충수가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최후의 방어선으로 과거 유동규, 김문기 때와 마찬가지로 위 모든 행위는 정진상 실장이 알아서 한 것일 뿐 자신은 전혀 몰랐다고 '꼬리자르기'를 시도하나 이또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이장폐천(以掌蔽天)의 궤변이다.
성남FC 전 대표였던 곽선우 변호사가 이미 검찰에서 "이 시장이 '축구를 잘 아는 정진상 실장과 모든 걸 상의하고 결정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또한 이 대표가 직접 결제한 수많은 서류가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 이 대표와 정 실장은 '빛과 그림자'인데 빛이 없이 어떻게 그림자가 움직일 수 있는가. 결국 이 대표의 지시로 정 실장이 주도했다고 보는 것이 증거와 경험칙, 상식 모두에 입각한 합리적 판단이 아닌가.
제3자 뇌물죄의 경우 1억이 넘으면 법정형이 10년 이상인 중범죄이며, 또한 이 대표가 '모르쇠'로 일관해 증거인멸의 우려도 농후하다. 영장청구가 불가피한 이유다. 만약 검찰이 좌고우면하여 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검찰이 죽는다. 반면 민주당이 방탄으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 민주당이 죽는다. 검찰도, 민주당도 모두 사는 길은 이 대표의 구속 여부를 사법부가 법과 원칙, 증거와 팩트에 따라 결정할 수 있도록 정상적인 사법절차에 따르는 것 뿐이다.
출처: 서정욱(변호사) 페이스북 20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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