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미국 전문가들 “북한 전술유도무기 시험, 전술핵 개발 신호…소형 핵탄두 실험 이어질 듯”■

배세태 2022. 4. 19. 17:41

미 전문가들 “북한 전술유도무기 시험, 전술핵 개발 신호…소형 핵탄두 실험 이어질 듯”
VOA 뉴스 2022.04.19 박형주 기자
https://www.voakorea.com/a/65348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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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했다며 17일 사진을 공개했다.

워싱턴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술유도무기 체계를 언급한 데 대해 한국 등을 위협할 소형 전술핵 개발 신호라고 진단했습니다. 전방에 배치할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핵무기 운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경고로 추가 핵실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8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시험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장사정포 역할을 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했습니다. “이번 시험을 ‘장사정포’ 혹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부르는 데는 기본적으로 차이가 없으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많은 나라들이 탄도미사일을 장사정포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성명 등으로 미뤄 볼 때 북한이 장사정포처럼 전방 지역에 배치할 수 있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외형상으로는 그동안 시험한 단거리탄도미사일보다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더욱 유사하며, 크기는 조금 더 작고 ‘특정 기능’을 갖춘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선 북한이 그동안 공개했던 신형 SRBM인 KN-23, KN-24 등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시험에는 “분명히 정치적인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시험 관련 북한 성명에서 새로운 요소는 ‘전술핵’에 대한 언급으로 북한이 특정 미사일 체계를 전술핵과 연계해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입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북한은 “일련의 단거리 미사일 체계를 한국, 미국 등에 대한 억지 차원은 물론 전투 임무 역량을 위해 계속 현대화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전술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우려의 수준을 높이려고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의미하는 ‘전술 핵무기’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면서, 미국 등 서구에서 흔히 말하는 국지전에서 주로 사용하는 저위력 소형 핵무기 역량을 북한이 보유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17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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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워장 지도 하에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했다며 17일 사진을 공개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발사체의 고도는 약 25km, 비행거리는 약 110km였으며 최고속도는 마하 4.0 이하로 포착된 탄도미사일을 북한이 발사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장사정포 시스템(long range artillery system) 시험 발표에 대해 알고 있다”며 “동맹·파트너와 긴밀한 공조 속에 모든 활동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국장은 “북한이 핵무기 운반이 가능한 신형 근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전략은 유사시 한국과 일본 주둔 미군에 사용할 수 있는 다수의 전술 핵무기를 보유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루이스 국장은 특히 북한은 지금 지난해 1월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공언한 전술핵 개발과 배치 계획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발사체 성격에 대해선 기존 SRBM인 KN-23, KN-24와 다른 ‘제3의 체계’로 보이며, 길이가 더욱 짧고 단거리 공격에 더욱 적합화 됐으며 차량으로 운반이 가능하며 비용도 덜 드는 형태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 당국이 공개한 사진을 토대로 초대형 로켓포나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혹은 이들의 중간 영역에 있는 무기로 평가했습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발사대가 4개의 미사일 발사관을 갖춘 점으로 미뤄 ‘초대형 방사포’로 불리는 KN-25와 유사해 보이지만, 발사체 구경이 더욱 넓어 대형 탄두를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이번 시험과 관련해 ‘핵 전투 무력’을 언급한 점을 지적하며 “이 로켓이 전술핵무기 운반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전술핵무기에 탑재할 만큼 핵무기 소형화 역량을 보유했다는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핵정책 담당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이번 시험을 처음으로 ‘전술핵무기 운반체계’ 시험으로 규정한 데에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소형, 저위력 핵탄두 개발을 위한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에 새롭게 시험한 무기가 이 같은 핵탄두를 운반하는 최초의 투발 수단 중 하나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한반도에서 이미 낮은 핵 문턱을 더욱 낮출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이번 미사일의 성격에 대해서는 ‘장사정포 시스템’ 혹은 ‘근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는 것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통상적으로 사거리 300km 이하의 이런 종류의 시험을 ‘근거리 탄도미사일’로 부르며, 이는 사실상 장거리포와 효과 면에서 유사하다는 설명입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또한 북한이 이번에 시험한 ‘신형전술유도무기'가 한국 군이 운용하는 ‘전술지대유도무기(KTSSM)’와 유사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시험이 기술적인 측면보다 정치적인 목적에 무게를 뒀습니다. 북한은 이미 KN-23, KN-09 등 2백km 안팎의 사거리를 보유한 다양한 미사일이 있다면서, 1백km 정도 사거리의 미사일이 추가로 필요한 군사적 이유가 분명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관심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된 데 대해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며 관심을 끌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이 같은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