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의전 중독 논란 속에 드러난 4가지 거짓말

배세태 2022. 2. 3. 20:28

김혜경 의전 중독 논란 속에 드러난 4가지 거짓말
펜앤드마이크 2022.02.03 양준서
https://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51388

지난달 28일 SBS의 보도로 알려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혜경씨 의전 의혹은 연휴기간을 뜨겁게 달궜다. SBS는 5급 사무관 배 모씨에게서 지시를 받았다는 7급 별정직 공무원 A씨가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등을 공개해 의전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김혜경씨의 의전관련 의혹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2년부터 제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의힘 최지현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지난 11년간 김씨에게 투입된 공적 비용이 십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뿌리 깊은 관행을 두고 ‘의전 중독’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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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는 지난달 MBN 방송에 출연, 대선후보 배우자 검증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했다. [사진=MBN 방송 캡처]

이에 대해 김혜경씨는 SBS의 보도 이후 5일간 침묵으로 일관하다 2일 저녁 마지못해 짧은 사과 메시지를 내놓았을 뿐, 단 한마디의 육성 사과는 없었다. 의전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배씨는 SBS의 방송 직후에는 단호하게 거짓이라고 주장을 하다가, 2일에는 “모든 게 자기가 저지른 잘못”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김씨 관련성을 전면 부인하며 거짓 해명 논란을 낳고 있다.

김혜경씨 의전 중독과 관련된 거짓말을 짚어본다.

① ‘최초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내놓은 배씨의 해명은 ‘또 다른 거짓말’

김혜경씨는 의전 논란이 확산하자 SBS의 보도 이후 5일 만에서야 ‘송구’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김씨는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때 경기도청 공무원 배모 씨의 지시를 받아 김씨의 사적인 용무를 대신 했다는 전직 경기도 비서 A씨의 주장에 대해 "있어서는 안될 일이 있었다. 그동안 고통을 받았을 A모 비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고 말했다. 법적인 책임은 회피하면서, 도의적 책임으로만 선을 긋는 모양새였다.

김씨의 사적인 용무를 A씨에게 대신 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당사자 배모씨도 김씨 사과보다 40여분 전, 민주당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전(前) 경기도 별정직 비서 A씨에게 각종 요구를 하면서 벌어진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당사자인 A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씨는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면서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배씨의 이런 태도는 28일 SBS 보도 직후의 태도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당시 배씨는 민주당을 통해 "공무 수행 중 후보 가족을 위한 사적 용무를 처리한 적이 없다. 허위사실 유포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다분하다. 좌시하지 않겠다"고 반박했으나,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닷새 만에 이러한 용무를 지시한 사실은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김씨의 연관성을 부인하기 위해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는 주장은 거짓 해명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최초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내놓은 해명이 또 다른 거짓말인 셈이다.

② 2016년 결혼한 배씨가 완경치료제를 복용?...김혜경씨 면죄부 주려는 거짓말?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그와 함께 일해 온 것으로 알려진 배씨는 A씨로 하여금 김씨가 먹을 약을 다른 사람 이름으로 대신 타오게 하고, 김씨의 병원 문진표를 대리 작성하게 하는 등 개인 심부름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문진표 대리 작성과 의약품 대리 처방’은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김씨가 경기도지사 비서실 소속 공무원에게 약을 대리 처방받아 복용한 것은 의료법 제 17조의 2를 위반한 불법행위라는 입장이다.

A씨가 공개한 텔레그램에 따르면 배씨가 “사모님 약을 알아봐 달라”라고 말하자, A씨는 “도청 의무실에서 다른 비서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았다”, “2층 비서실 앞으로 갈까요”라고 답했다. A씨가 올린 처방전에는 경기도청 부속 의원이 비서에게 28일치 약을 처방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구매한 약은 수내동 집 문 앞에 걸어놓고 사진을 찍어 보고했다”고 말했다. 수내동 집은 이 후보의 집을 의미한다.

배씨는 ‘김씨가 의료 기록을 원치 않아 비서 이름으로 대리 처방을 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자신이 복용할 목적이었다며 김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배씨는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며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했다.

실제로 A씨가 배달한 약은 갱년기 여성의 완경치료제인 ‘리비알’로 알려지고 있다. 수내동 집의 안주인인 김씨가 복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2016년에 결혼한 배씨가 복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배씨는 자신이 복용하기 위해 대리로 처방받았다며, 김씨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거짓 해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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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씨가 대리 처방한 것으로 알려진 완경치료제 '리비알'. [사진=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캡처]

③ 직무권한을 넘는 부당행위를 감시하겠다는 이재명의 주장은 거짓말로 드러나

김혜경씨는 2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마치 배씨와 김씨가 사적인 사이인 것처럼 착각하게 표현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원일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김씨가 저지른 공무원 사적 유용은 단순 과잉 의전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증언과 증거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 후보나 김씨가 지시한 적이 없고 공무원이 과잉 충성했다는 식의 해명은 꼬리 자르기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원 대변인은 “김씨의 공무원 사적 유용은 ‘공무원에게 사적 노무를 요구하면 안 된다’는 공무원 행동강령 13조2항 등을 위반한 행위”라며 “특히 경기도는 2021년 1월 1일 공무원 행동강령 운영세칙까지 마련했다. 직무권한을 넘는 부당행위를 감시할 ‘행동강령 책임관’까지 뒀다고 이재명 당시 도지사가 발표한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부인이 공무원에게 사적으로 일을 시키는 건 불법이고, 국고 낭비 행위로 행정안전부가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 원 대변인의 지적이다. 따라서 행동강령 책임관까지 둔 이 후보가 김씨의 ‘공무원 사적 유용’을 묵인함으로써 엄격한 ‘부당행위 감시’를 강조한 이 후보의 발언은 거짓말이 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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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안동 김씨 화수회를 방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④ “김씨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는 박주민과 우상호의 주장, 견강부회식 거짓말?

민주당 선대위는 지난 28일 SBS의 보도 직후, 선대위 명의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 대변인들의 파상공세가 계속되자, 민주당 측은 이같은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박주민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 “아마 정확한 사실관계는 좀 더 확인돼봐야 되겠지만, 퇴직한 공무원은 5급 공무원 배씨로부터 여러 가지 지시를 받았던 것 같다”며 “배씨는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말하면서, 배씨 발언이 사실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선대위 차원에서는 문제를 제기한 퇴직 공무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김씨 대신 병원에 가서 문진표를 대신 작성했다는 일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냐, 완전 사실무근이라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저희로서는 일단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진행자가 “선대위 차원에서 이 의혹에 대해 김씨에게 물어보지 않았냐”고 질문하자 “그런 과정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김씨 측의 입장을 확인한 것은 아니라고 털어놓았다. 김씨측에 물어보지도 않고, 견강부회식 거짓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 역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씨 관련 의혹에 대해 “내용을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며 “연휴 기간이라 제가 제대로 못 봤다”고 했다. 연휴 기간을 뜨겁게 달군 김씨 의전 의혹에 대해, 총괄선대본부장이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거짓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