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대만,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가…“국가로 인정하라는 분명한 신호”

배세태 2021. 12. 10. 15:37

대만,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가…“국가로 인정하라는 분명한 신호”
에포크타임스 2021.12.09 이가섭 기진
https://kr-mb.theepochtimes.com/share/601809

공식 수교국 15개국 대만…’민주주의 정상회의’ 참가
중국 “대만은 중국의 분리할 수 없는 영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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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담당 정무위원 (우)샤오메이친 주미국 대만 대표 | 대만 행정원

12월 9일, 10일 이틀에 걸쳐 미국 주도로 개최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는 대만도 공식 초청장을 받았다. 

이번 정상 회의에서 대만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대신하여 ‘오드리 탕(Audrey Tang)‘이라는 영어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탕펑(唐鳳) 행정원 디지털 담당 정무위원(정무장관), 샤오메이친(蕭美琴) 주미국 대만 대표(대사)가 참석한다. 1981년 생인 탕펑은 트랜스젠더 출신 해커로 대만 역사상 최연소 각료 기록을 썼다. 대만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샤오메이친은 4선 입법위원(국회의원)을 역임한 국제문제전문가로서 사상 첫 여성 주미국 대표가 됐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지난 2월,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 직후  행한 첫 외교정책 연설의 결과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중국,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 세계 민주주의 국가를 규합하여 정상급 회의를 주최하겠다”고 했다. 

11월 23일, 미국 정부는 총 110개국이 이름을 올린 민주주의 정상회의 공식초청국 명단을 공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명단에 없었다. 이에 양국은 극렬 반발했다. 11월 30일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 친강(秦剛) 주미 중국 대사는 미국 보수성향 외교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 웹사이트에 ‘공동 의견서(joint opinion article)’를 냈다. 공동의견서에서 양국 대사는 “12월 9~10일 열릴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이념 대립과 세계 분열로 점철 됐으며 새로운 ‘분단선’을 긋고 있다”며 비판했다.  

중국이 더 반발한 이유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거하여 ‘대만성(省)’이라 치부하는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을 초청했기 때문이다. 11월 24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이른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 당국을 초청한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 대만은 중국의 분리될 수 없는 영토”라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의 강력 반발을 무릅쓰고 ‘대만 초청’을 밀어붙인 것은 중국의 ‘전체주의’와 ‘인권 유린’을 겨냥해 대만의 역할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월 7일(현지시간),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의에 초청된 110개국 중 대만의 역할은 무엇인가’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대만은 선도적인 민주주의 국가로서 정부는 투명하고 적극적이며 민주주의 증진과 관련하여 많은 경험이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대만은 전체주의에 맞서고 있고 대내외적으로 인권 존중을 증진한다는 정상회의 목표에 부합하는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집권 민진당 소속 왕팅위(王定宇) 입법위원(외교국방위원회)은 미국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A) 인터뷰에서 “대만의 정상회의 초청은  대만은 (미국의) 긴밀한 동맹이며 ‘국가’로 인정돼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중국에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민주주의 정상 회의는 백악관이 민주주의 국가들이 상호 지지하고 인권, 자유, 민주주의를 증진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도 말했다. 

인구 2350만 명의 민주주의 국가 ‘대만의 중화민국(中華民國)’ 정부를 ‘공식 국가’로 인정하는 국가는 지구 상에서 많지 않다. 2021년 12월 현재, 전세계 15개국만이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유럽에서는 바티칸(교황청)만이 유일한 수교국인 형편이다. 일본과는 1972년, 미국과는 1979년 단교했다. 한국도 1992년 중국과 수교하며 공식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미국과 대만의 공식 동맹관계는 단교로 파기됐지만 비공식 동맹국인 것은 분명하다. 대만-미국 단교 직후인 1979년 미국 의회가 제정한 ‘대만관계법(TRA)’에 따라 미국은 ‘방어용’ 무기 판매 등 대만의 안전을 일정 부분 책임지고 있다. 

중국의 무력 침공 위협 수위가 높아지는 것에 비례하여 미국과 대만 간 공조는 긴밀해지는 양상이다. 지난 10월, 중국이 대만 방공식별구역(TADIZ) 침범 빈도를 늘리자 추궈청(邱國正) 대만 국방부장은  “40년 이래 긴장이 최고조로 달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위협 속에서 12월 3일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끔찍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발언하여 중국에 경고하기도 했다.

대만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의미에 대하여 예야오위안(葉耀元) 미국 세인트토마스대학(University of St. Thomas, Texas) 국제학부 부교수는 “대만은 유엔 같은 주요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러하기에 민주주의 정상회의 같은 행사는 (국제적으로 고립된 대만이)  글로벌한 시각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 방법 중 하나”라고 VOA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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