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70년대생(90년대 학번) 40대가 유난히 진보 좌파 성향인 이유

배세태 2021. 11. 29. 21:18

※40대가 유난히 진보 좌파 성향인 이유

사람들은 대개 20대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정치 사회화된다. 한국에서는 대학생 시기와 이후 사회에 나가는 직장 초년시기다. 40대를 흔히 X세대라고 하는데, 이들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자기 생활에서 체화했던 세대로 지목된다.

X세대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락카페'라는 게 유행했는데 맥주집에서 애들이 술마시며 춤춘다는 이야기를 듣고 황당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 X세대 지금 40대는 90년대 대학에서 다 기울어가는 운동권 선배들로부터 지도를 받으면서 한편으로는 수긍하고 한편으로는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권위주의에 반발하면서 엉거주춤한 의식화를 경험했다. 그리고 나서 사회에 진출했을 때 IMF를 맞았고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사와 조직의 권위주의에 복종하는 쓴 맛을 봤다.

그때 지금의 40대, X세대가 경험한 정치적 상황은 김대중 정권이었고 이후 노무현 정권이었다. 이들은 그 시기를 자신들의 정치적 내면화의 시대로 인식했다.

그러다가 MB정권에 대한 586세대들의 선택에 혼란감을 느꼈고 이들이 30대에  다시 글로벌 금융사태가 왔다. 그러니 지금 40대로서는 '신자유주의'라는 말만 들어도 치가 떨릴만한 것이다.

똥팔육 세대는 50대가 되면서 현실을 인정하는 분위기와 과거 군부 권위주의에 투쟁해 민주화를 이뤘다는 자기 효능감 때문에 어느 정도 보수적 현실과 타협할 수 있지만, 이 경험이 없는, 그래서 민주화를 당위성으로만 인식하고 그 결과를 누린 40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자유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권위주의 사이에서 분열된 자신들의 정치적 정체성을 다잡으려는 태도가 불안감 때문에  '40대 진보 대학생'이라는 기이한 절벽 현실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그냥 그 정체성의 절벽에서 뛰어 내려라. 죽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