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전직 미국 핵 협상가들 "북한 영변 재가동, 대미압박·협상카드 이용"

배셰태 2021. 8. 31. 15:15

전직 미 핵 협상가들 "영변 재가동, 대미압박·협상카드 이용"
VOA뉴스 2021.08.31 김영교 기자
https://www.voakorea.com/korea/korea-politics/experts-north-korea-yongby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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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 핵 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사진제공: CNES / Airbus (Google Earth).

미국의 전직 핵 협상가들은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한 정황이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의 보고서 내용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영변 원자로 재가동을 대미 압박과 협상의 지렛대로 이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은 30일 VOA에 북한이 지난 7월 초부터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한 정황이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와 관련해 “우려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 정권이 미국과의 성공적인 협상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협상이 없는 현 시점이 핵 역량을 키우기에 최적기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는 북한으로서는 바이든 행정부와 아무런 대화가 없는 상황에서 영변 시설을 재가동하거나 재가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꺼릴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 정권이 바이든 행정부에 정치적인 메시지를 보내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협상장에서 대화하지 않으면 무기와 미사일을 계속 생산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지난 몇 년 간 가동이 중단됐던 핵 시설이 재가동됐다는 사실은 눈여겨볼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원자로가 실제로 재가동을 했다면 1~2년 사이에 북한은 일정량의 플루토늄을 분리해 핵무기 생산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하지만 그렇게 생산되는 플루토늄은 6~8 kg 정도로 매우 적은 양에 그칠 것이라며, 북한은 이미 상당한 양의 플루토늄에 고농축 우라늄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IAEA 보고서에서 밝혀진 내용이 북한의 핵무기 생산 역량에 기여하는 바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은 국제사회가 영변 원자로 재가동을 인지하길 바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내놓은 ‘영변 핵시설 폐쇄’ 제안에 힘을 조금 더 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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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6월 냉각탑(오른쪽) 폭파를 앞두고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이 3년 만에 다시 원자로를 개선했다며, 이는 북한의 플루토늄 비축량을 늘리는 일이기 때문에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영변 핵시설이 오래됐고 원자로가 노후했다는 이유로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 제안이 거절당했지만, 이번 IAEA 보고서는 영변 핵시설이 여전히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그렇기 때문에 영변 핵시설 폐쇄가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재가동을 통해 그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북한에게는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협상장에 복귀시키기 위해 양보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협상에 나오고 싶어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협상장에 돌아오는 것은 특히 북한에 이득이 된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협상 복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북한 측에서 계산할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