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사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의 목표는 정권 교체인가, 자기 장사인가

배셰태 2021. 8. 13. 11:40

[사설] 이준석의 목표는 정권 교체인가, 자기 장사인가
중앙일보 2021.08.13 00:12 

https://mnews.joins.com/article/24127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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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역대 최연소 보수당 대표의 탄생을 알리는 팡파르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불협화음이 가득하다. 젊은 패기와 긍정의 에너지를 기대했던 이들이 크게 우려한다. 두 달 만에 마주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리스크다.
 
여권 비판 안 하고 내부 정쟁 몰두
다를 거라 기대한 국민에게 실망 안겨

래엔 윤석열 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이 “당 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고 말한 걸 두고 이 대표가 격하게 공개 반발하면서 당 전체가 분란에 빠져들었다. 신 전 의원의 발언 자체는 부적절했다. 어제 오후 "당과 대표에게 부담 드리게 된 점 심심한 사과 말씀 드린다”고 했는데 필요한 과정이었다.
 
이 대표의 처신과 대응이 적절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우선 당 대표라면 말 그대로 당을 대표해야 한다. 이 대표의 시야가 수권정당을 이끌 만한 높이에 도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대표의 페이스북을 보면 이달 들어 40여 건의 글을 올렸는데 백신 수급 불안정이나 한·미 연합훈련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은 볼 수 없다. 위헌 소지가 다분한 여권의 언론중재법 일방처리 움직임에도 별다른 말이 없다. 그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씨의 2심 선고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한 고위 당직자는 “여당과의 싸움에 대표가 없다”고 개탄했다.
 
반면에 당 안팎의 정쟁엔 공세적으로 몰두했고, 그 결과 볼썽사나운 싸움이 됐다. 이달 초반엔 국민의당, 최근엔 윤석열 캠프 공격에 치중했다. 택시 연수 교육 중이라는 어제도 한나절 만에 네 건의 글을 올렸다. 당 중진을 하이에나에 빗대기도 했다. 당내 갈등을 중재해야 할 대표가 당사자가 돼 갈등을 키우는 것도 문제인데, 동료에게 하는 언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저속했다. 윽박지른다고 대표의 권위가 서는 건 아니다.
 
정작 쓴소리엔 발끈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당 대표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을 때 최후의 보루가 없어지게 돼 부작용이 클 수 있다. 경선 프로그램에 관심 끊어라”고 했는데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이 대표는 그러나 “경기를 뛰어야 할 선수들이 개인적인 의견을 내면서 본인의 유불리에 따라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드러내는 것은 방종”이라고 쏘아붙였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 의견 청취와 조율은 필수다. 이를 방종으로 몰아붙이는 것 자체가 방종 아닌가.
 
남들에겐 설명과 해명, 조치를 요구한 이 대표는 정작 자신이 지난 3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뜨겠다” “유승민 전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선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이러면 누가 ‘공정 경선’을 믿겠나.
 
오죽하면 유승민 전 의원이 “말을 줄이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했겠나. 이 대표는 대표로서의 우선순위를 바로 할 필요가 있다. 정권 교체인가, ‘자기 장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