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전 주한미군 사령관들 "미-한 연합훈련 정치 도구 취급 말아야…나약한 대응 안 돼"■■

배세태 2021. 8. 11. 13:21

전 주한미군사령관들 "연합훈련 정치 도구 취급 말아야…나약한 대응 안 돼"
VOA 뉴스 2021.08.11 백성원 기자
https://www.voakorea.com/korea/korea-politics/us-korea-joint-exerc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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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3월 한국 포천의 미군 로드리게즈 사격장에서 미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전 주한미군사령관들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 압박을 일축하고, 동맹의 긴밀한 군사 공조만이 한국을 북한과 중국의 위협으로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범여권의 ‘훈련 연기’ 주장에 대해선 북한 군사 위협을 억지하는 핵심 수단을 정치 도구로 삼아선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주한미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을 겸했던 퇴역 4성 장군들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미-한 연합훈련 취소 압박보다 한국 여권 국회의원들의 훈련 연기 요청에 더 주목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비난과 협박은 수십 년간 반복된 수사에 불과하지만, 북한의 눈치를 보며 연합훈련을 정치 쟁점화하는 한국 정치인이 늘어난 건 미-한 동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일 “며칠 간 남조선군과 미군과의 합동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들을 계속 듣고 있다"며 미-한 훈련 중단을 촉구한 데 이어, 10일에도 미-한 훈련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자멸적 행동”이라는 주장이 담긴 담화를 내놨습니다. 또 북한이 한동안 언급하지 않았던 주한미군 철수도 다시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범여권 국회의원 74명은 김 부부장의 첫 담화가 나온 지 나흘 만인 지난 5일 미-한 연합훈련의 조건부 연기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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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남북한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북한을 효과적으로 억지하고, 필요하다면 격퇴하기 위한 동맹의 군사 준비태세를 북한과의 잠재적이고도 단기적인 관계 개선에 사용하는 정치적 도구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도 미래에 한반도 전쟁에 참전한다면 억지와 격퇴의 잠재적 대상”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군사 동맹이야말로 한국을 군사적으로 침략해 북한 공산 정권 주도로 한반도를 통일하려는 북한과 중국의 시도를 가로막은 유일하게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한국 범여권이 내세운 미-한 훈련 연기론에 대해 “1953년 이래 강력한 미-한 동맹이 없었다면, 한국인들은 이미 오래전에 중국의 군사 지원을 받는 북한 통치의 폐해에 예속됐을 것”이라며 “허약함을 노출하고 불공평한 화해를 모색하면 중국과 북한만 대담하게 만들어 두 나라는 우리의 강력한 동맹에 균열을 일으키고 한국 홀로 남아 북한이 지배하는 미래에 맞서도록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연안 지역에서 점점 두드러지는 중국의 호전적 행보를 고려할 때 미-한 양국이 단합되고 강력한 동맹을 보여주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사실은 한국인의 평화와 자유, 경제적 기회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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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김여정의 잇단 비난과 경고에 대해 “누가 대변인으로 나서든 북한의 수사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안보 구축을 원한다면 그런 뜻을 밝힐 수 있는 수단은 얼마든지 있지만, 북한은 그렇게 하는 대신 아무 상호 조치도 없이 한국이 많은 것을 양보하기만을 원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한국인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중요한 책임”이라며 “훈련되고 준비된 병력이야말로 북한을 억지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김여정의 훈련 중단 압박에 대해 “솔직히 그들의 수사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서 “이미 이전에 들었던 것과 똑같다”고 일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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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

하지만, 한국 범여권의 훈련 연기 주장과 관련해선 “한국은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언제나 국경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한국 방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전 주한미군사령관들은 16~26일 실시되는 본훈련이 실제 병력을 가동하는 야외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지휘소 연습으로 진행되는 데 대해 현시점에서는 효과적인 훈련이라면서도 각급 부대 전반에 걸쳐 전투력과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상기시켰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관여 실패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동맹의 준비태세가 약화한 것을 고려할 때 동맹은 군사적 준비태세 강화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실시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 지휘소연습은 고도의 준비태세를 달성하고 북한과 중국에 동맹의 연대를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연합훈련은 어떤 식으로든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한국군과 미군 지휘부는 훈련에 대한 완전한 지휘권을 정치 지도자들로부터 위임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이맘때 실시되는 훈련은 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지휘소연습(CPX)이고, 지휘관과 참모를 훈련하는 데 효과적”이라면서도 “모든 지휘 단계에서 병사들의 전투기술 훈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훈련되고 준비태세가 갖춰진 병력이야말로 억지력의 핵심”이라는 설명입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준비태세를 확립하기 위해선 훈련이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지휘관들은 훈련의 종류와 실시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먼 전 사령관은 미-한 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은 좋은 선택이고 지휘소 훈련을 계속할 수 있게 해 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많은 병력이 계속 순환되고 있어 이들을 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미-한 양국은 최근 남북관계와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컴퓨터 가상훈련인 이번 연합훈련 규모를 전반기보다도 30% 정도 축소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해인 2016년 8월 미-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당시에는 한국군 5만여 명, 미군 2만5000여 명이 참가했지만, UFG는 미-북 정상회담 이후인 2019년 폐지됐고, 매년 5월 한국이 단독으로 실시하던 을지태극연습도 계속 연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