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선연기는 가짜약 팔기”… 이낙연측 “입이 험해”

배셰태 2021. 6. 16. 16:28

이재명 “경선연기는 가짜약 팔기”… 이낙연측 “입이 험해”
조선일보 2021.06.16 이슬비 기자
https://www.chosun.com/politics/assembly/2021/06/16/JQ6XLX7BRRDGZFWXLLXDZNAO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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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경선 연기론을 두고 정면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간 당 주류인 친문 진영은 ‘경선 흥행’ 등을 이유로 경선 시기를 두 달여 늦춰 11월 초에 하자고 주장해왔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이에 간접적으로 동조해온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15일 “약장수가 가짜 약 팔던 시대는 지났다”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21주년 기념 토론회 참석 후 ‘경선 연기론’과 관련, “한때 가짜 약 장수들이 기기묘묘한 묘기를 부리거나 평소 잘 못 보던 희귀한 동물들을 데려다가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고 직격했다.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 지사는 친문 진영에서 ‘경선 흥행’ 문제를 거론하는 데 대해서도 “정치에서 자꾸 흥행을 얘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국민들을 가르쳐서 다른 방향으로 바꿔보겠다는 교만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계 조직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인 조정식 의원은 입장문에서 “당 지도부는 원칙을 지키고 백해무익한 경선 연기론 논란을 조속히 종결지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측이 주장하는 경선 연기론에 대해 당 지도부가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자,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조 의원은 친문들을 향해서도 “일부 당심으로 민심을 거슬러선 안 된다. 필패의 길”이라며 “청년 세대도 더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계인 정성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며 “집권당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정파적·정략적 논란만 하는 것은 자멸의 길”이라고 썼다. 이 지사 측은 영·호남 교수 160명이 “민주당은 원칙을 지키라”며 낸 경선 연기 반대 성명서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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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권 대선 후보 지지율 3위에 오른 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경선 연기에 반대했다. 박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경선 연기론에 대해 “이미 늦었다”며 “빨리 세게 아주 격렬하게 내부 후보들 간 정책 논쟁과 경쟁을 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1년 전 전 당원 투표로 경선에 대한 특별 당헌당규를 완비해뒀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국민의 신망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당헌은 ‘대통령 선거일 전 180일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내년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9월 초까지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만큼 6월부터는 경선 일정에 돌입해야 한다. 하지만 친문 진영은 이 일정을 두 달여 늦춰 최종 후보 확정을 11월 초에 하자고 하고 있다. 이 지사가 독주하는 상황에서 다른 후보들에게는 지지율 상승을 위한 ‘시간 벌기’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는 경선 시기에 대해 “당내 논의가 체계적으로 시작됐으니 빠른 시일 내에 정리되길 기다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이 지사의 ‘가짜 약 파는 약장수’ 발언이 나오자, 이 전 대표 측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서 “대선 승리를 위한 충정을 가짜약 파는 ‘약장수’라고 한다. 본인의 생각과 맞지 않다고 동료·동지들을 사실상 인간쓰레기 취급한 셈”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평소 입이 험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억지 논리에 품격도 없다는 지적이 많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대선 지지 모임인 ‘신복지포럼’ 소속 의원들은 경선 연기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병훈 의원은 “경선 일정 관련해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는 만큼 경선 연기는 원칙 훼손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시기와 방식을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라고 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라디오에서 “대선 주자들은 명확하게 말씀을 안 하시지만 대부분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경선 연기 문제를 놓고 2시간 동안 토론을 했지만 찬반이 충돌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