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에 대한 변론
미통당 원내 대표(주호영)는 8.15 시민집회는 없었어야 했다고 했다. 대변인은 전광훈 목사를 비판하면서 자신들은 그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긋기를 했다. 그러나 이 기회주의자들은, 작년 10월처럼, 전목사 및 시민들이 몸으로 싸워 여론 판을 바꾸어 놓으면 얼른 넥타이 매고 숟가락 얹고자 나타날 것이다. 전술-전략적으로 전광훈 목사와 거리를 두는 게 유리하다는 시민들 얘기도 우스꽝스럽다. 그를 정치 자원으로 보려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
곳곳에서 전광훈 목사를 공격하고 있다. 예장고신 등 일부 교단은 이 시점에 맞추어 전광훈이 ‘이단성’ 있다고 판정을 내렸다. 또 전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있는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을 이단옹호단체로 규정하겠단다. 한기총은 과거 진보정치를 대변하는 교회단체에 맞선 보수 교단들 모임으로 출발한 최대 교회단체였다. 모두가 좌파인 세상에서 이제 소수자가 된 느낌이다. 굴지의 교회 목사님들은 소속 교인의 확진 판정에 대형 광고를 통해 ‘깊이 사과드립니다’를 발표한다. 왜 사과하며, 누구에게 사과하고 있는가? 다 전광훈을 가르키며 ‘나는 저 사람 같지 아니하나이다’(눅 18:11)를 외치는 듯하다. 그걸 누구에게 증명해 보이려 하나.
대개 전목사가 한기총을 정치활동과 깊게 관련시킨다는 것을 비난한다. 그러나 예컨대, 동성애나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가진 반기독교적 요소가 무리하게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정치이고 그에 맞서는 것 역시 필연적으로 정치과정일 수밖에 없다. 그만치 반기독교 입법에 분명히 맞선 목회자가 누구인가.
우파 일부도 거친 언행 부분을 문제삼아 그를 공격한다. 그러나 지엽과 근본은 분명 다르다. 악(惡)과의 전쟁에서 ‘형제여, 이러이러한 부득이한 연유로 삼가 그대에게 부득이 총을 쏘니 이를 양해해 주십시오’ 라는 우아한 자세로 싸우자는 군인이 있다면 우리 손으로 그런 자부터 먼저 쏘고 난 뒤 전쟁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순신이 해전에서 왜적에게 상소리 안하고 싸웠다면 참 실망스러울 것이다.
신비하지 않은가. 기독교 역사에서 난세에 올곧은 목소리 내는 쓰임을 받은 것은 족보도 모를 천박한 촌놈 목자들이었음이. 거꾸로, 기독지도자들의 그 ‘점잖음’ 때문에 가까이는 불법 탄핵과 멀리는 신사참배까지 공손히 수용했지 않았나. 기독교의 배교(背敎 apostasy)는 명시적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대개는 부작위를 통해 나타났었다. 큰 영적 카리스마 없어 보이는 촌스런 목사에 대한 거부감, 더 중요하기로는 이 시대에 그 목소리 내는 선봉에 서지 못한 도덕적 열등감이 이유이다. 점잖고 우아하고 매끈한 어법의 고학력 목사님들 및 넥타이 우파 선비들 그대들이 전광훈 목사 대신 나서보라.
광화문 시민들을 보며 가까운 좌파 지인이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우파는 다 나온거죠?’ 체계없고 중년의 독립 부대원들, 태극기들, 전염병 감염된 병자들, 노파와 할배... 그 평균 연령을 간신히 낮춰 줄 손자 몇몇들. 그게 우리 현실. 상이용사들에게 군복을 다시 입혀 전선에 보내고 있고, 맥아더의 은퇴사처럼 노병들은 조용히 잊혀지는 우아함이 주어지지 않는 불행한 나라인지라 광화문에서 다시 연장 복무를 하는 우파 군사력의 비밀이 들통난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 상스러움이야말로 우파의 자본이다. 전력이 바닥난 상태에 전사 하나 죽이기는 너무 쉽다. 전광훈 목사에게 크고 작은 돌을 든 우파들은 그 돌 거두어 다른 곳에 던져라. 아직 바른 표적을 잘 모르겠거든 제 머리 쪽으로.
출처: 김행범 페이스북 2020.08.20
(부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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