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53] '붉은 가면'을 쓴 죽음의 또 다른 얼굴
조선일보 2020.03.31 김규나 작가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31/2020033105122.html?rsMobile=fa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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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나 소설가
성 밖은 그들이 알 바 아니었다. 바깥세상 일로 슬퍼하거나 연민하는 것은 어리석었다. 왕자는 성 안에 온갖 쾌락거리들을 갖추어 놓았다. 어릿광대와 가수들, 댄서와 악사들, 미남 미녀들이 가득했고 와인도 충분했다. 성 안은 이 모든 것과 함께 안전했다. 성 밖에는 '붉은 죽음'이 존재하고 있었다. ㅡ에드거 앨런 포 '붉은 죽음의 가면무도회' 중에서.
북한이 지난 일요일 새벽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두 발을 쏘았다.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 도발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변형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초긴장 상태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확진자가 전혀 없다고 공식 발표하고 있는 북한이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듯 우리의 안전과 평화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
1842년에 발표한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 '붉은 죽음의 가면무도회'는 흑사병에 착안했을 적사병, 즉 '붉은 죽음'이란 역병 때문에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 어느 왕국의 기괴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왕자는 물자와 식량을 충분히 비축하고 건강한 귀족과 하인 등 1000명을 불러들인 다음 성문을 걸어 잠근다. 성 밖의 국민이 죽든 말든 관심도 없는 그는 귀족들과 매일 사치스러운 파티를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너무 흉측한 모습으로 가면무도회에 등장한 참석자가 못마땅했던 왕자는 불경죄를 물어 그를 죽이겠다고 덤벼든다. 하지만 칼을 빼 든 순간, 오히려 왕자가 쓰러져 죽는다. 주위 사람들이 놀라 달려들지만 붉은 가면과 망토 속엔 아무것도 없다. 그가 바로 파티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 어느새 성 안에 침입한 '붉은 죽음'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사람들은 죽어 간다.
세간의 발표와 달리 북한에도 이미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있으리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성 안에 안주하며 자기들만 살 궁리에 바쁜 이들이야말로 북한 주민에게는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죽음의 사신이다. 그리고 우리 생명까지 위협하는 북한을 도와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하고 실행하는 자들 역시 '붉은 가면'을 쓴 죽음의 또 다른 얼굴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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