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하우스푸어(집을 보유한 가난한 사람)`가 뇌관

배셰태 2011. 2. 9. 08:51

`하우스푸어`가 뇌관

매일경제 경제 2011.02.08 (화)

 

대출금리 1%P 상승하면 분기당 이자 2조2500억↑

 

◆ 한국은 부채공화국 ◆

 

가계부채의 뇌관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총 가계부채 중 60%를 넘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만 잠시 주춤했을 뿐, 이후 거침없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만 4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부동산 거품 논란이 거셌던 2006년 11월 당시 5조1000억원 이래 최대 규모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만 지난해 말 현재 286조원으로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430조원)의 66%에 달한다. 2008년 이후 3조원 선을 유지하던 주택담보대출 월평균 증가액이 최근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는 부동산 경기에 편승해 급증세로 돌아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우리나라 가계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이라는 점이다. 집만 있는 이른바 `하우스 푸어`들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은 20.4%에 불과하고 79.6%가 주택을 비롯한 비금융자산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에 거액을 묻어놓고 있어 유동성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경제에 충격이 올 경우 옴짝달싹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우리나라 금융자산 비중은 미국(64.9%) 일본(58.7%) 영국(45.2%) 등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선진국에 비해 높은 부동산 자산 비중 자체가 주택담보대출의 폭발력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가계부채를 기준으로 볼 때 대출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가계의 이자 부담이 분기당 2조2500억원가량 더 늘어난다"며 "특히 거시경제 변화에 취약한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늘어 부실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저소득층과 금융취약계층의 부실이 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바로 이 때문이다.

상환구조도 악성이다. 미국 등의 모기지 대출이 대부분 원금과 이자를 20~30년간 나눠 갚는 방식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거치기간에 이자만 내고 만기에 일시상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빚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만기에 원금상환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현재 은행에 이자만 내고 있는 가계가 전체 중 84%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