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인터뷰] mVoIP, 사용자와 이통사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은?
조선일보 IT/과학 2010.12.27 (월)
- 한덕희의 불편한 인터뷰, 에스비인터랙티브 김영락 부장
- 일방적인 규제 없이 공존의 해법 찾을 수 있다
- 국산 어플리케이션 수다폰 vs 스카이프, 바이버
지난 22일 밤, 스카이프(www.skype.co.kr) 접속 문제로 수백만 이용자들의 항의가 있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특히 아이폰을 통해 스카이프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이용하던 사용자들이 많은 불편을 호소했다.
스카이프 서버 접속 장애로 벌어진 이번 문제를 국내 사용자들은 KT가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고 오해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망 중립성'과 관련하여 SKT에 이어 KT가 요금제에 따라 모바일 인터넷전화(이하 mVoIP) 앱의 사용을 제한하는 바람에 많은 사용자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 입장에서는 무료 통화가 가능한 앱이 확산되어 접속이 급증하면서 3G망 접속 데이터가 폭증하여 불통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다. 무엇보다도 이통사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것이 서비스 제한의 이유일 것이다.
이번 논란을 야기한 스카이프, 바이버와 같은 mVoIP 앱 중에 국산 앱인 수다폰이 있다. 출시 9일만에 20만건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수다폰을 서비스하는 에스비인터랙티브의 김영락 솔루션사업부장을 통해서 mVoIP 앱 제한에 대한 개발사의 입장과 해법은 없는지 들어보았다.
- 사용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는 모바일 인터넷 전화 앱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이 있다면?
"mVoIP 서비스가 전면적인 개방이 되어서 사용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누려야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통사 입장도 무시할 수 없다. 이것은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다. 이통사의 매출 중 가장 많은 부분이 음성통화이다. mVoIP 앱이 계속 출시되면서 자신들의 수익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받았을 것이다.
반면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충분한 대가(데이터 요금)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다양한 서비스 중에서 유독 mVoIP 앱만 제약을 가하는데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부분은 정부나 이통사 등 관련된 기관들이 토론과 협의를 통해서 시장논리에 맞춰가면서 연착륙하는 방안이 옳다고 생각한다."
- 이통사의 직간접적인 압력은 없었나?
"직접적인 압박은 없었다. 그러나 앱이 차단된 적은 있다. 3G 망에서 앱을 사용할 수 없게끔 차단된 때가 있었다. 앱을 통해서는 음성통화뿐만이 아니라 메시지 전송 등과 같은 다른 데이터 서비스도 가능한데 전체 서비스가 다 차단된 점은 아쉬웠다. 현재 법적으로 mVoIP 앱을 이통사가 차단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알고 있다. 이통사에서는 언제라도 원하면 mVoIP 앱을 차단할 수 있다."
- 해외에서도 국내 같은 문제가 발생되고 해결된 사례가 있는가?
"mVoIP 앱은 해외에서 먼저 출시됐다. 해외에서는 국내만큼 큰 이슈는 없었지만 논의는 있다고 알고 있다.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관련된 이통사와 앱 개발사, 소비자 사이에 적정한 정책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점진적으로 개방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스카이프 같은 경우 미국의 버라이존(Verizon)과 같은 이통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 부분적 개방을 하고 있다. 한국도 그러한 형태로 진행이 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 결국 무료통화가 이슈인데, 무료통화는 이통사와 공존이 어려운 문제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제조건이 몇 가지 있지만 충분히 공존 가능하다. 시간, 제도, 기타 여러 부분에서 선행되어야 것들이 많지만, mVoIP는 트렌드이고 대세이다. 따라서 이통사의 전면적인 차단은 무리가 따른다. 그렇다면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론이 관건인데, 무엇보다도 이통사의 주요 매출 기반인 음성통화 부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발굴하거나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콘텐츠 쪽으로 매출 기반이 넘어가면 지금과 같은 규제나 차단이 완화될 것으로 본다.
앱을 개발해서 인터넷 전화서비스를 하는 업체를 무임승차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그만한 대가를 내고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보는 시각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앱 개발사 입장에서는 이통사와 제휴를 통해서, 예를 들면 유선에서도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하듯이 협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번 논란의 주인공인 수다폰, 바이버, 스카이프를 비교해 본다면?
"가장 최근에 출시된 바이버(Viber)는 스카이프(Skype)와 수다폰의 단점을 보완해서 출시됐다.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통화품질과 사용의 편리함이다. 회원가입이 쉽고 인증도 간단하다. 단점으로는 회원간 무료통화 기능만 있고 불특정 다수에게는 통화가 되지 않는다. 채팅이나 부가서비스도 없다.
스카이프는 가장 오래됐고 또 글로벌 회사에서 만들어졌으며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단점이라고 하면 사용상의 불편한 점이 조금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로그오프(log-off)되어 있을 때 푸시(Push) 기능이 미흡한 점 등을 들 수 있다.
수다폰의 가장 큰 장점은 순수 국내 앱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국내 사용자 사용 환경에 최적화해 개발되었다. 음성통화뿐만 아니라 채팅, 배경화면 변경 등 재미난 요소를 많이 추가해서 출시했다. 더불어 회원이 아닌 상대와도 저렴한 가격으로 통화가 가능하다. 단점으로 타 앱에 비해서 3G 통화품질이 아쉽다는 불만사항이 있다. 와이파이를 이용한 통화는 3사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스카이프 등 해외 업체들은 긴 역사와 많은 개발인력,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차이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수다폰은 다소 규모가 작지만 좋은 품질로 앱이 출시된 점은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 mVoIP 앱인 수다폰의 출시 배경과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
"회사는 새롬기술이 모태이다. 이후 새롬리더스로 분사했고 현재까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 사업은 인터넷 전화, 국제 전화, 선불 서비스 등 전반적인 통신 서비스이다. 주요 매출기반은 음성통화이다. 그렇지만 음성통화만 놓고 보면 기간통신 사업자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수년 전부터 이러한 위기감을 인식해 왔다. 그래서 통신 서비스 외에 통신 서비스에 기반한 솔루션을 기획해 왔다. 궁극적인 목표는 솔루션에 기반한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 수다폰을 개발하게 됐다. 또한, 전반적인 환경이 스마트폰 중심이 되어가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출시하게 되었다.
수다폰을 10월 24일 공개한 후 약 2개월 정도 지났다. 현재까지는 베타테스트 기간이다. 유료서비스를 겸한 정식 서비스는 12월 마지막 주에 오픈한다. 일단은 그 작업을 잘 마무리 하는 것이 1차 목표이다. 현재는 아이폰용 앱만 출시했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안드로이드용 앱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 기업용 FMC(Fixed Mobile Convergence)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스카이프 접속 문제가 발생하기 하루 전, 미 연방통신위원회는 망중립성과 관련, 인터넷서비스 사업자가 수익성을 우려해 인터넷전화 접속을 차단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통사의 접속차단에 대해서는 예외로 인정해 국내에서도 향후 논의될 망중립성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매년 망에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투자를 생각하면 mVoIP 앱을 개발한 업체가 수익을 독점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을 흔드는 부분에 대해서 과시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키를 가진 곳은 정부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해외 상황을 지켜볼 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사용자와 이통사를 모두 만족시킬 합의점은 없을까? 이번 논란에서 사용자와 스마트폰에서 야기되는 mVoIP 앱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는 단순히 기득권을 침해하는 악의 무리가 아니라, 어떤 정책으로 받아들여야 사용자와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파트너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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