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3.1절 범국민대회, 광화문 광장을 두루 돌아본 소감

배셰태 2018. 3. 1. 21:18

※광화문 광장을 두루 돌아본 소감.

 

1. 11시에 광화문에 도착하여 둘러본 3.1절 연합 집회는 전쟁터였다.

 

서울역, 동아면세점ㅈ앞, 덕수궁 정문 앞, 시청앞, 교보문고 앞 등 행사는 각자하고 행진으로 연합한다는 작전이었는데 행진 차단으로 연결된 모습은 연출하지 못했다. 직접 본 현장은 충격적이었다. 젊은이들도 많았다. 단순한 불만 때문에 나온 것 같지는 않았다. 적화의 위협을 느낀 노인들의 참여가 많았다. 점심으로 순대국밥 집에서 만난 노인은 나라걱정에 잠을 못 이루고 상경했다고 한다. 아마 죽으면 나라걱정에 잠 못 자고 떠느라 호국 사리가 나올 거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고생하는 장면을 보았다. 도로 옆의 건물은 출입구를 봉쇄하여 생리현상 극복에 애로가 많았다. 합법적 집회인데도 교통 통제를 안 하여 집회 대열 속으로 차들이 통과했다. 아찔한 장면도 많았다. 사자들에게 쫓기는 여린 누를 보는 것 같았다.

 

2. 오늘본 소감은 위대함 속의 아쉬움.

 

참여 인파도 대단했고, 육중한 무대, 매끄러운 진행, 연사들의 울분 등 한편의 드라마였다. 마지막 행진 차단을 보면서 평화 집회의 무기력을 보았다. 평화는 수단으로 사용하면 무기력했다. 절박했지만 주최 측의 뜻대로 안 되는 장면이 많았다. 끝까지 저항을 하다가 전원 다 옥쇄한 마사다 요새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힘이 있을 때 대비하지 못하고 양보하고 무심히 넘기다가 사람을 도구로 생각하는 악마를 키운 것이다. 평지에서는 오늘의 장면을 다 담을 수가 없어서 (동영상을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찍으려고) 올라간 카페에서 만난 중년 신사는 체제 변화는 순리라고 했다. 바뀔 운명이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산주의를 너무도 모르고 있었다. 자유체제와 공산체제를 당파싸움 정도로 이해를 했다. 점심에 먹은 순대국이 역류하는 느낌을 받았다. 한 10분 정도 사례를 들어주었더니 많이 배웠다고 했다.

 

18시경 복귀할 때 (대중 교통차가 안와서 택시를 탔더니) 아직도 구식의 자기 틀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고 비꼬는 소리를 들었다. 생각 차이의 오류를 어떻게 설득할 길이 없었다. 70년 동안 변함없이 자기 방식을 고수하는 북한과 실체도 모르면서 진영 논리에 빠진 한국 사회. - 설득이 안 되어 전쟁을 하나보다. - 오늘의 자유체제 혼란은 잘못 뽑은 잘못도 커지만 자식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기성세대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했다.

 

3. 설득 연설은 짧고 강열해야 한다.

 

연사들은 스토리를 담느라 호흡이 길었다. 구호가 너무 많았다. 50여 가지는 넘어 보였다. 구호가 많으면 전달력이 약해진다. 구호는 3개 이상이 넘으면 청중을 장악하지 못한다. 연설의 문장은 간결하고 3음절 호흡이 되어야 한다. A는 B를 위해 C를 하자는 논법으로 가야 듣는 사람이 편한데, 연결형이 많았다. 연사는 최소한 핵심 메시지를 전하고 반복해야 한다. 주최 측의 수고가 돋보였다. 문제는 한 두 사람이 너무 많은 역할을 하면 집중도가 떨어진다. 모처럼 가본 현장은 효율적인 측면에서 많이 연구할 게 많았다. - 자유로운 집회를 얼마나 더 할지 모르겠다.-는 노인의 독백이 마음에 아프게 잠긴다.

 

출처: 박필규 페이스북 2018.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