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칼럼] 일자리 상황판에서 주의할 점
한국경제신문 2017.05.29 정규재 논설고문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7052962951
어떤 정부든 일자리를 정책 목표로 선언하는 것은 그럴 듯하다. 81만 개 공공 일자리는 더욱 그렇다. 정부 고용 문제를 비판하는 필자에게 “공무원들도 세금 낸다”며 공공 일자리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하려던 모 국회의원의 몇 해 전 방송 토론이 기억난다. 다른 정치인들도 정부가 일자리를 만든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는다. 정부 일자리는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발흥하던 초기부터 논란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 일자리는 결국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19세기 경제학자 바스티야의 《법》을 한번 읽어보시라)
정부가 한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보이는 효과’를 거둘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한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주장은 낡았지만 유효한 이론이다. 만일 전 국민을 공무원으로 채용할 경우 그 공무원을 먹여 살릴 세금은 누가 낼지를 생각해보면 이 질문은 쉽게 해결된다. 정부 일자리가 무망한 것이라는 것을 일단 깨닫고 나면 정치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정치가 무지와 동의어처럼 들리거나 ‘일을 그르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인 집단 행동에 불과하다는 푸념은 안타깝지만 진실에 가깝다. 케인스는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말로 정부가 재정을 풀어 시장에 개입하는 ‘그나마의 노력’을 옹호했지만, 그렇다고 고의로 죽음을 앞당길 것까지야 없지 않겠나.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만들겠다는 것은 ‘선한 의지가 만들어 내는 좋지 못한 결과’라는 예고된 경로로 진행할 것이 확실하다. 더구나 상황판이 말해 줄 주요 개념들이 오독과 오해를 불러올 단어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상황판에 표현될 18개 지표 중 몇 가지만 봐도 금세 그 속보이는 사정을 알 수 있다. 취업유발계수라는 널리 오독되고 있는 지표도 그런 사례다. 취업유발계수에 대한 오독은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종종 열린 청와대 회의에서조차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산업의 고용을 장려해야 한다는 무식한 주장들이 난무하곤 했다. 문재인 정부의 취업유발계수도 필시 그렇게 거꾸로 읽힐 것이다.
<중략>
차베스와 그 국민의 낮은 경제지력이 오늘의 베네수엘라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된다.
======================================
[동영상 참고요]
■[정규재TV] 정규재 칼럼; 文청와대는 이해할까…1. 최장시간 노동?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논설고문 '17.05.24)
■[정규재TV] 정규재 칼럼; 文청와대는 이해할까… 2. 취업유발계수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논설고문 '17.05.25)
■[정규재TV] 정규재 칼럼; 文청와대는 이해할까…3. 임금격차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논설고문 '17.05.29)
'시사정보 큐레이션 > 국내외 사회변동外(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희재의 시사폭격] 문재인 정권에 청구서 내미는 5개의 채권세력◆◆ (0) | 2017.05.30 |
---|---|
[스크랩] 부메랑으로 돌아온 문재인의 인사(人事). (0) | 2017.05.30 |
[조갑제TV] 보수우파는 자유통일세력으로 거듭나야 (0) | 2017.05.29 |
◆[뉴스데일리베스트] 전 주한 대사가 보는 문재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0) | 2017.05.29 |
●[태극기방송] 북한 폭격 백악관 청원운동/북한 공격 임박했다? (0) | 2017.05.29 |